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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도박중독에 빠뜨리고 갈취한 돈을

 ‘성과’라고 자랑하는 더러운 세상
- 청와대와 마사회의 잔인한 처사에 말문이 막힌다



종로구청이 고 문중원 기수의 시민분향소에 대한 강제철거를 27일 아침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코로나 사태를 빌미로 하고 있지만, 다중이 모이는 집회도 아니고 분향소와 주검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궁색한 변명이 아닐 수 없다. 종로구청은 지난 24일에도 시민대책위 측에 행정대집행을 예고했다가 다음날인 25일 연기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종로구청이 행정대집행을 재개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있기 때문이라는 소식도 있다. 청와대가 가장 아래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사람을 위하는 곳이 아니라 윗대가리를 차지하고 입으로나 지시하며 행세나 하는 자들의 편에 서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민대책위는 “유가족에게 이 정권의 실체는 잔인함 그 자체”라고 밝혔다. 잔인하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사태전개에 말문이 막힌다.


2월 27일이면 고 문중원 기수가 돌아가신지 91일, 진상조사와 마사회의 적폐청산을 요구하며 장례를 치르지도 못한 시신을 정부서울청사 앞에 모신지 63일째 되는 날이다. 공공기관의 갑질과 부조리에 견디다 못해 자살한 한 인간의 죽음이 차가운 길거리에 방치된 시간이기도 하다. 작년 11월 29일, 기형적 다단계 고용구조 그 맨 밑바닥에서 몸부림치며 일하던 노동자가 죽음으로써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벌써 4번째 마사회 노동자가 자살했다. 부산경남 경마공원이 2004년 개장 이후 이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동자만 7명이다.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을 없애겠다고 공언한 정부에서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어 나가도, 정부는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기는커녕 외면과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 제대로 된 사회라면, 진상을 밝혀서 억울한 죽음을 위로하고 책임자를 문책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이 순리이다.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도 없고, 대책도 없다면 마사회의 존재이유를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


마사회는 공공기관이라고 할 수도 없는 집단이다. 마사회법은 “한국마사회를 설립하여 경마(競馬)의 공정한 시행과 말산업의 육성에 관한 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게 함으로써 축산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의 복지 증진과 여가선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밝히고 있다. 마사회가 출발부터 아예 사행성 경마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사회가 이렇게 가장 힘들게 일하는 밑바닥 노동자에게 인간 이하의 대접을 하는 이유는 결국은 경마를 이용한 돈벌이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경마는 카지노 다음으로 도박중독률이 높다고 한다. 더군다나 화상경마장은 그 중에서도 가장 중독성이 높지만, 마사회는 지방 중소도시 곳곳에 화상경마장을 만들어서 도박중독자를 양산해왔다. 국민들이 도박에 중독되든, 기수나 말관리사가 죽든 신경쓰지 않는다. 


말산업 육성과 축산 발전은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백번 양보하여 경마가 여가선용의 목적이라면, 말 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의 처우가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마사회장부터 시작해서 고위직 공공기관의 임원들이 하는 일은 결국은 경마를 직접 수행하는  기수들을 보조하는 역할에 불과하다. 보조자의 위치에 불과한 자들이 감히 권력을 휘두르며 가장 힘들게 일하는 기수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기막히고도 서러운 이 세상의 구조를 우리는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


문중원 열사 시민대책위는 “정권의 침몰은 여기서부터 시작될 것임”을 경고하고 있다. 가장 아래에서 가장 힘들게 일하는 사람을 업수이 여기는 사회와 집단에게 미래는 없다. 억압당하고 소외된 자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노동당은 언제나 배제된 자들과 함께 하는 일에 주저함이 없을 것이다.


2020.02.26.

노동당 대변인 이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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