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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가 닥쳤었던 10년전, 김대중 정부는 위기에 취약한 저소득층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공공근로라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저소득 서민에게 관공서 행정보조나 기타 잡무 또는 각종 공사의 단순업무를 맡기고 최저임금 수준의 급료를 지급했죠. 그런데 이 사업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공공" 어쩌고 하는 단어가 우리에게 암시하듯 태만과 무사안일이 존재했죠. 저 자신부터, 취업이 안 되어 빌빌대다 "이거라도 해서 입에 풀칠 좀 하자"고 마음먹고 몇번 공공근로를 한 적이 있었는데 부서마다 다르지만 어떤 경우엔 하루 종일 아무일도 하지 않고 눈치만 슬금슬금 보다 퇴근했던 적도 있습니다. (제게는 무척 고맙게도 취업준비생을 배려해 틈날 때 책을 보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거 쉽지 않더군요.) 이런 식의 인력낭비에다 아무나 할 수 있는 단순업무만을 하다보니 저소득층의 자활에 도움이 되지 않기도 하고 그래서 보수정치가들과 보수언론은 이 공공근로 사업을 "세금낭비"의 표본으로 맹공격 했습니다. 그 반대측으로부터도 크게 평가 받지는 못하고요.

하지만 뭐든 그렇듯이 하나의 측면만 존재할리 있겠습니까? 이 "세금낭비"는 취약계층 특히 저소득 장년층 여성들에게는 큰 도움이 됐습니다. 저소득 장년층 여성들은 공공근로를 하지 못할 때엔 영세한 식당이나 각종 "마트" 등에서 온갖 횡포에 시달리며 허드렛일이나 청소등을 하며 연명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공근로를 할 때도 아주머니들에게 부여되는 업무는 거의 비슷합니다. 주로 건물 청소 같은 일을 하시게 되고 임금은 약간 낮아집니다. 하지만 공공근로를 하면 각종 "갈굼"은 덜 받게 되니까 숨이 좀 트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몇번 봤습니다. (마트에서 청소할 땐 화장실에 처박혀 눈치보며 밥먹다가 여기선 제 시간에 식당에서 밥먹으니 참 좋다고 말씀하시던 아주머니 말씀이 기억납니다.) 일손이 부족한 장애인 복지시설 같은 사회복지시설에 투입된 경우는 서로가 서로에게 굉장히 유익하기도 했고요.

아무튼 이 사업이 이명박 정권 들어서 폐지나 축소되지는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10년 동안 일종의 제도화가 된 건지 그런 소리는 나오지 않더군요. 헌데 이번 경제위기를 맞아서 이명박 정권은 10년전과 똑같이 저소득층 (청년)실업자의 생계 안정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희망근로라는 사업을 6월 1일부로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그들 말로는 공공근로와 희망근로는 다르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똑같습니다. 일당 3만3천원도 똑같고, 업무 내용도 거의 똑같고, 일을 하시는 분들도 거의 같고... 그럴바엔 공공근로를 확대개편 할 것이지 왜 일선 공무원들에게 혼선과 업무부담을 지우면서 엄한 일을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잠시나마라도 일자리가 생겨 저소득층의 생계에 도움이 된다면 나쁜 일은 아니겠죠. 헌데 돌아가는 꼴을 보면 이 사업은 취업시장에서 외면당하는 저소득층에게 도움이 되기는 커녕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큽니다.

희망근로는 공공근로와 딱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임금의 30~50%를 동네 재래시장을 사용처로 지정한 쿠폰으로 지급한다는 겁니다. 희망근로 사업에 참여하신 분들은 83만원 수준의 임금 중 25~40만원 정도를 현금이 아닌 쿠폰으로 지급받게 되는 거죠. 정부는 영세 자영업자와 저소득층이 상생하자는 취지로 이러한 방침을 정했다고 합니다. 취지 자체는 좋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재래시장에서 살 수 있는 물건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주로 식료품과 각종 일상품들이겠죠? 가족이 많을 경우엔 한 달 25~40만원 정도를 재래시장에서 소비할 수 있을 겁니다. 헌데 제가 조사해 본 적은 없지만 제 주변을 둘러보건데 요즘의 취약계층은 대가족 보다는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있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1~2인 가구의 저소득층과 청년실업자들은 돈이 충분히 있다고 해도 한달 25~40만원 씩이나 재래시장에서 소비하는 거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아침은 먹는둥 마는둥, 점심은 일터에서 먹고, 저녁도 대체로 간단히 먹는 분들이 25~40만원을 재래시장에서만 소비할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용하기가 마땅치 않은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저소득층은 누구보다 현금을 필요로 한다는 겁니다. 알량한 80만원 안팎의 돈을 받아 그 중 최소 거의 절반 정도를 주거비와 각종 공과금과 의료비, 저축 등으로 날려버리면 이 분들 손에 쥐어지는 현금은 40만원도 될까 말까 합니다. 그나마 이건 빚이 없을 때 얘기죠. 상당수의 분들은 이런저런 채무를 지고 있는데 이런 분들의 경우 25~40만원을 쿠폰으로 지급받게 되면 어떻게 살아햐 하는 걸까요? 재래시장 업주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할인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이 제외된 것도 큰 부담입니다. 똑같은 물건을 싸게 사도 모자랄 판인데 더 비싸게 사야 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이런 문제점도 있고 크게 홍보도 되지 않아서, 서울의 경우는 얼마 전까지 희망근로를 하겠다고 희망한 분들의 수가 목표치에 크게 미달했었는데 지금은 목표치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뭐 방법이야 뻔하죠. 이 사람 저 사람 갈궈서 목표치 채우기. 제대로 된 정보도 제공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접수하기. 또한 행안부 담당자는 부인하고 있지만 일선에선 공공근로는 그대로 존속하며 희망자에 한해 희망근로를 접수하겠다는 애초의 말과는 다르게 공공근로를 축소하고 그 축소분을 희망근로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이런 눈가리고 아웅이 어딨습니까? 이럴바엔 희망근로 따위 필요없습니다. 영세 자영업자를 살려야 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그 분들 보다 더 힘든 분들이 먼저 살아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쿠폰대신 전액 현금 지급이 가장 좋겠지만 그게 안 되더라도 이 과도한 비율과 사용처 제한은 조정되어야 합니다.

아직은 시행한 지 하루 밖에 지나지 않았고 그동안 뚜렷하게 부각된 적도 없었기에 조용하지만 희망근로는 조만간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당의 책임있는 분들은 이 문제를 속히 살펴 본 후 서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개선안과 대안을 제시해 주시길 바랍니다.

 

추신.

원래 이런 글은 정책 제안 게시판이나 민생 게시판에 올려야 맞을텐데 거기 가보니 스팸으로 초토화 되어있더군요. ㅠ.ㅠ

노무현과 민주주의, 이념 등에 관한 논쟁도 좋습니다. 보수파와 경쟁하며 진보하기 위해선 이런저런 공부도 해야하고 우리의 거시적 전망 등에 관해서도 꾸준히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그런 것들 역시 꼭 필요하지만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미시적 정책들에 관한 토의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홈페이지에선 생활과 정책에 관한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게시판도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 냥냥이 2.00.00 00:00
    훌륭한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로자 ☆ 2.00.00 00:00
    스팸으로 초토화 ㅜㅜ 주신 글은 잘읽었습니다.
  • djEJgrp 2.00.00 00:00
    좋은 글 잘 읽고, 공감하고 갑니다.
  • che 2.00.00 00:00
    좋은 글 입니다. 별 네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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