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덕양갑 후보단일화 경과 보고 및 선대본의 입장
--------------------------------------------------------------------------------------------------
18대 총선과정에서 제기되었던 덕양갑지역의 후보단일화논의와 관련하여, 당내 논란이 제기된 바 있고, 진보정당의 선거방침과 관련 ‘후보단일화’에 대한 인식과 원칙을 정립해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점에서, 덕양갑지역 선대본의 공식 경과보고 및 입장을 제출합니다.
---------------------------------------------------------------------------------------------
1. 고양덕양갑 후보단일화 제안 및 무산 경과
O 4월 1일 오후 5시 통합민주당 한평석 후보, 고양시청 기자실에서 심상정 후보에게 후보단일화 제안.(제안문 첨부)
- 그 이전 지역시민단체등에서 후보단일화 촉구움직임이 있었으나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기 어려웠던 터이고 사전에 후보상호간에 단일화에 대한 공식, 비공식 제의나 논의가 전무했었기 때문에, 심상정후보 진영에서는 사전에 전혀 예측하지 못하였음.
O 4월 1일 기자회견접수 직후, 후보 및 지역선대위원장이 이 사실을 중앙당에 보고
O 4월 1일 밤 10시 덕양갑 선거사무실에서 중앙당 김석준대표, 김용신실장, 심상정후보 이홍우 선대위원장 등이 참여하여 대책회의.
- 선대본에서는 한평석 후보의 단일화제안의 배경이 지지율저조에 따른 사퇴명분이거나 아니면 열세를 뒤집기위한 꼼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하였고, 중앙당참석자는 후보단일화 제안이 선거구차원의 제안임을 분명히 하고 있으나 그 대상이 당대표라는 점에서 다른 진보신당 열세지역에 역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달하였고, 선거구차원의 문제로 한정하여 지역선대위에서 판단키로 함.
O 4월 2일 13시 심상정 후보, 제안에 대한 수용 입장 성명발표.
- 선대본은 한평석 후보의 ‘후보단일화 제안’은 대운하 반대 입장과 여론조사방식을 통한 단일화방식을 제시한 것 이외에 그 어떤 조건을 제시한 바 없고 특히 중앙당의 방침과는 상관없는 선거구차원의 후보결단으로 제안한 것이라고 명문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정체성이나 경로의존성을 따져야 하는 권력분점형 후보단일화가 아니라 상대후보의 선거전술차원의 정치행위로 판단하였고, 제안한 단일화방식이 성사되면 백퍼센트 이기는 게임이고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한평석 후보의 도덕성에 타격을 주어 민주당지지자들의 표를 분산시킬 수 있는 만큼 거절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함.
O 4월 2일 17시 양측 실무협상 여론조사 방법 논의
- 한평석 후보측 : 유권자들을 결국 투표할 때 선호 정당에 따라 투표하게 된다. 단순히 선호도를 묻게 될 경우 심상정 후보에게 유리하니 ‘확실한 지지층을 대상으로 내일 투표할 경우 통합민주당 한평석 후보와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 중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는 입장.
- 심상정 후보측 : 전체를 대상으로 물을 경우 손범규 후보 지지자들의 역선택이 가능하므로 보수 진영인 손범규 후보와 이국헌 후보 지지자들을 배제하고 물어야 하고, 직접적으로 두 후보만으로 국한해 지지여부를 물을 경우 ‘특정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할 수 없다’는 선거법에 위반될 여지가 있다는 점을 지적.
- 결국 실무협상과정에서 한평석 후보진영이 후보단일화를 제안한 배경이 여론조사방법상의 꼼수를 통해 전세를 뒤집어 보려는 의도였음이 드러남
O 4월 3일 10시 양측 실무진 설문안 의견 접근
- 양측 : “1. 투표의향을 묻고, 2. 6명의 후보에 대해 어느 후보를 찍을 것인지 묻고, 3. 손범규 후보와 이국헌 후보 지지자들을 배제한 응답자 중 두 후보 가운데 어느 후보를 찍을 것인지 묻자‘고 의견 접근.
O 4월 4일 한평석 후보 측 일방적으로 단일화 제안 철회 선언
O 4월 5일 비판 성명발표(자료 첨부) 이후 유세과정에서 한평석 후보의 부도덕하고 무책임한 행위에 대한 적극적 공세를 취함.
2. 평가
O 한평석 후보의 단일화 제안은 민주당내부의 갈등과 후보의 오판으로 인한 정치공세였다는 점, 대운하 반대이외에 그 어떤 조건도 전제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 선거구차원의 후보 개인의 결단임을 분명히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정체성이나 경로의존성을 검토해야하는 권력분점형의 후보단일화가 아니라 all or nothing 성격의 제안이었다. 이런 성격의 제안에서 거절할 경우는 질 가능성의 경우뿐인데,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심상정후보의 승리가 확실했다는 점에서, 수용입장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O 결과적으로 후보단일화 제안이 쟁점이 됨으로서 심상정후보의 당선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인지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고, 무산된 이후에도 일부 실망여론이 있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내에서 한평석후보에 대한 비판과 실망 여론이 조성됨으로써 득표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만약에 거절했다면 심상정후보가 자신이 없는 것 아니냐는 공세에 직면하고 민주당지지표의 결집을 도와주었을 뿐만아니라, 낙선이후에도 지역 여론이 후보단일화 거부 책임론으로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O 그러나 후보단일화가 제안되고 무산되는 그 시기 후보가 부친상 중이었기 때문에 단일화제안 및 철회과정에 대해 좀 더 적극적 공세를 취하지 못한 점은 선거전략상 아쉬움을 남겼다.
3. 쟁점에 대한 입장
한평석이 후보 단일화를 아무런 사전 상의 없이 불쑥 제기한 것은 고양의 시민사회단체들의 압력을 역이용하고 심후보와의 단일화 여론조사에서 꼼수를 부리면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덕양갑의 호남표는 약 30%를 차지한다고 추정되는데 당시 한평석 후보에 대한 지지는 10% 남짓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나머지 20%를 동원하는 것이 민주당으로서는 가장 시급한 일이었다.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로 이들을 동원해서 심후보에 승리하고 여세를 몰아 본선에서도 승리하려는 전술이었다.
이 제의에는 대운하 반대 외에는 아무런 실질적 조건이 없었다. 따라서 이 제의는 정당 간의 연합도, 권력분점형 연합도 아니었다. 굳이 확대 해석하자면 대운하 반대의 부분 정책연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평석이 이 제의를 일방적으로 철회한 것은 첫째, 민주당 중앙당의 압력, 둘째, 여론조사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후보 단일화 또는 당대당의 정책연합은 ‘전부 아니면 전무게임’(all or nothing game)과 당선 후 권력을 나눠 갖는 ‘권력분점형 게임’으로 분류할 수 있다.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은 오로지 당선을 목표로 아무런 조건을 내세우지 않는 것이며 양자 모두 승리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할 때 채택된다. 간단한 형식이므로 단일화를 위한 협상 역시 여론조사 등 예선의 기술적 방법 위주가 되며 어떤 쪽이든 자신이 질 것이라고 판단하면 언제든지 협상을 결렬시킬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당의 정체성 등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유권자를 향한 명분이 문제일 뿐이다. 유권자가 얼마나 타당하다고 여기느냐에 따라 예선 승리자에게 추가로 돌아갈 표의 양이 결정된다. 2003년 대선에서 노무현과 정몽준의 후보 단일화가 이런 유형이었다.
‘권력 분점형 게임’은 당선 후 과실을 나눠 갖는 것이므로 각자(특히 패배 가능성이 높은 쪽)의 지분을 높이기 위한 협상이 이뤄진다. 이 경우는 흔히 정책연합을 표방하고 (대통령인 경우) 공동 정부를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정체성 논란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정책노선이 사뭇 다른데 오로지 승리를 위해 권력분점형 단일화를 하게 된다면 이후 어떤 상황에서도 단일화 전략을 채택하려는, 이른바 경로의존성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전략은 구 민주당의 전라도표, 노무현후보의 노사모 등 후보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 열혈 지지자가 있는 경우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 1997년 DJP연합이 이런 유형이었다.
덕양갑의 경우는 정확히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이었다. 당 대 당의 선거연합도 아니었고 구체적인 정책연합도 아니었다(어떤 공동의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협조 행위를 조건으로 내 걸지 않았다). 한평석의 마지막 승부수였다고 보는 쪽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단일화의 타당성에 대한 여론도 좋은 편이어서 단일화가 됐을 경우 승리자가 얻는 추가 표가 많아 최종적으로 당선될 가능성도 매우 높았다.
이러한 전제 위에서 쟁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정체성의 문제에 관해서.
순수하게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인 경우 정체성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이 경우 상대방 당이나 후보의 성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느냐가 문제이다. 대운하 반대는 정확히 ‘토건형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대이다. 민주당을 신자유주의로 규정한다 하더라도 생태주의의 입장에서 함께 반대할 수 있는 사안이고 일부 좌파를 제외하고는 대운하 반대를 위한 광범위한 전선에 반대하지 않는다.
둘째, 다른 지역구에서 동일한 문제가 제기될 경우
덕양갑의 사례는 매우 특수한 경우이다. 굳이 재현한다면 다른 지역구에서 3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 후보가 2위인 진보신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의한 경우이다. 물론 3위를 달리는 진보신당 후보가 2위인 민주당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의할 수도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그럴만한 경우를 찾을 수 없지만, 한평석처럼 적극적 지지층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자신할 경우에는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비판자들이 문제삼는 것은 2위를 달리는 민주당 후보가 단일화 제의를 하는 것인데,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의 경우 과연 여론조사에서 승리할 수 있느냐, 또 단일화가 도움이 돼서 본선에서도 승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므로 어느 쪽이든 질 것 같으면 거부하면 그만이다.
심지어 친박연대와의 단일화라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직 대운하반대가 명분으로 제시되고, 상대방이 명확한 이유로 대운하에 반대하고 유권자들이 환영한다면, 그리고 확실히 이기는 게임이라면 그것도 못할 이유가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은 아무런 조건이 없으므로 당선 가능성이 문제이지 정체성이 문제가 아니다. 또한 덕양갑과 같은 특수한 상황은 재현되기 어려우므로 경로의존성의 문제도 없다. 그러나 앞으로 만일 똑같은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누구라도 단일화 제의를 수락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대운하반대라는 소극적 반한나라당 연합전선은 미약한 명분이었을 뿐 다른 지구당에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만일 그러한 사안이라면 이에 찬성하는 모든 당이 모여서 전 지역구에서 단일 후보를 결정해야 한다. ‘전부 아니면 전무 게임’이 된 것도 강한 단일화 전선을 형성하는 문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를 확대 해석해서 단일한 기준에 따라야 한다며 다른 지역구 문제를 제기하는 것, 즉 3위를 달리는 진보신당의 후보가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를 해야 하는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는 우려는 옳은 판단이 아니며 실제로 그런 일은 전혀 벌어지지 않았다. 다만 심후보의 경우와 유사한 노원병에서 비슷한 압력이 있었을 뿐이며 이 경우엔 민주당 후보가 거부해서 아무런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
셋째. 민주적 의사결정이 결여됐다는 지적에 대하여
만일 선거 초기에 이런 제의가 이뤄졌다면 당원들의 의사를 물을 수 있고 또 토론도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2-3일의 여유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앙당에서 지역으로 내려와 협의하는 절차로 대체되었다. 후보에게 최종판단이 맡겨진 것은 한평석의 제안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이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강한 불확실성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경우 최종 판단은 당사자(후보)가 내릴 수 밖에 없다.
넷째, 전술적 오류라는 지적에 대하여
사퇴의 수순이든, 아니면 필승전략이든 한평석의 제의를 거부하거나 묵살하는 것이 가능했을까? 당시 여론조사 2위였던 심상정은 전국적 지명도를 가진 후보였고 인지도는 1위를 달리고 있었다. 문제는 평상시의 지역활동이 없었기 때문에 확실한 지지기반이 없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사회와 일반인이 찬성하는 단일화 제의를 거부하는 것은 대단히 오만한 선택이었을 것이다. 특히 기존 유시민의원이 전국적 정치행위에 주력하면서 지역을 돌보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상황에서 오만한 선택은 자살행위에 가깝다. 일부에서 주장하는대로 한평석의 일관된 사기극이었다고 할지라도(이는 대단히 개연성이 낮은 주장이지만) 후보는 찬성해야 했다.
[첨부1]단일화 제안 한평석후보 기자회견문
[첨부2]단일화제안에 대한 심상정 선본 성명서
** 위 2개의 첨부글은 파일에 있습니다.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