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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06 17:11

'근태', 그 다음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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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한창 '핫'하게 뜨고 있는 '상근자들의 근태에 대한 충격적인 글' 잘 봤습니다. 밑에 어떤 댓글들이 달렸는지는 못 봤습니다만, 뭘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습니다. 노동당 공개그룹(하, 남사스러워서,)에서 오가는 설전도 잘 보고 있습니다. 모니터 부실 뻔 했네요. 이분들, 한달에 당비 만원인지 얼마 내는지 모르겠는데, 갑질 참 당당하게들 하고 계십니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는군요.


서울 시당 백연주 동지, 일산에서 출퇴근하며 아이 키우는 애엄맙니다. 아홉시 칼출근 안하는 게 그렇게 밉상이면 사내에 어린이집이라도 만들자고 하든가. 애 업고 야근 안할 수 있도록, 칼퇴근할 수 있게, 사람을 더 충원하자고 하든가. 아이 맡길 데 없으면 사무실에 업고 와서 야근하기 일쑤인 사람한테, 뭐가 어쩌고 어째요? 


홍원표, 저도 이 냥반이랑 일할 때 참 많이 싸웠습니다. 어느 술자리에선가 사람들 있는 앞에서 소릴 지르기도 했죠. 근데 그건 당신들이 말하는 출퇴근 시간 때문이 아니에요. 정책정당으로서의 진보정당의 위상, 자부심, 그런 걸 다시 찾고 싶었고, 그 기초를 다시 다지는 작업을 그가 하길 원했습니다. 근데, 2011년 탈당사태 이후 누구는 통진당 가고 녹색당 가고 누구는 국회 보좌관으로 가고, 정책라인 다 무너진 상태에서 1인 부서에게 그걸 바란다는 게 말이 안된다는 걸 깨닫게 되고 나서부터는 말을 삼켰습니다. 내남없이 홍원표의 '근태'에 대해서 참 말들 많은데요, 정치신문R과 기관지 편집 일을 쭉 해왔던 저는 결코 동의할 수 없어요. 저도 1인 부서였습니다, 정정은 동지 들어오기 전까지는. 홍원표는 자기가 갖고 있던 인적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고, 함께 머리맡대고 논의할 몇 안되는 조력자 중 하나였습니다. 이런 건 정책실 '고유업무'가 아니니까 님들의 '성과 지표'에 해당되지 않겠지요. 말 나온 김에, 이제부터는 상근자들 성과 그래프라도 그리라고 할까요.


어이없는 댓글도 봤습니다. 상근자들의 '유연근무제(?)'에 대해 당원들의 동의와 이해를 얻지 않았다며 비분강개하는 분들이 있더군요. 휴가계 제출 안하고 그냥 결근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며 뭔 대단한 내부고발이라도 되는 양 까발기셨네요. 근데요. 그걸 왜 '당원들의 동의와 이해'까지 얻어야 합니까? 당원들 당비로 월급 받으면, 그런 것까지 다 보고해야 됩니까? 제가 일할 때는 부서장으로서 총장과 논의 후에 출근시각과 휴가계 사후제출에 대한 총장의 '동의와 이해'를 얻었습니다. 왜 당원들의 당비로 월급 받으면서 당원들한테 보고 안하고 제멋대로 그런 짓을 했냐구요? 이 당의 당원들이 내는 당비만으로는 내 부서 사람 야근수당과 연장근무수당을 챙겨줄 수가 없으니까 그랬습니다. 답변이 됐나요?


참 이상도 하죠. 소위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기업들 보면 "날씨가 좋아서 오늘 휴가 낼께요" 카톡 보내고 쉬기도 한다는데, 왜 근태의 천국이라 불리지 않고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걸까요? 왜 '노동자 정당'이라는 노동당에서는 상근자가 날씨 좋아서 꽃놀이 가는 것도 아니고 야근에 집회에 연장근무 거푸 하면서 다음날 쉬는 게 '무단결근'이 되고 욕먹을 일이 되는 걸까요?


내친김에 더 얘기해봅시다. 어떤 동지는 과로로 인해 몸의 평형감각이 무너졌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사무실 오는 길에 어지럼증으로 주저앉아버린 걸 가서 데려온 적도 있습니다. 그게 2014년인데 아직도 게서 일하고 있습니다. 유독 노상에서 잠을 자는 철야농성이 많았던 2011-2012년에 비정규실 일했던 동지는 면역력이 무너졌고 아직도 만성비염을 달고 삽니다. 욱하는 마음에 더 쓰려다 보니 당사자 허락 없이 쓰면 안되는 것들이 많아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제 얘기만 하자면, 번아웃(burn out)에 동료의 자살로 인한 충격이 겹쳐 2014년 세 차례 정신병원에 입원을 한 바 있습니다. 대체인력이 없는 상태에서 휴가를 거푸 썼고, 당시 정정은 동지가 혼자서 편집부터 실무까지 모든 업무를 다 맡아했죠. 그때 정정은 동지도 망가질대로 망가졌습니다. 잣대를 대려면 똑같이 대야죠. 이 사람들 결근이 '근태'면 이 사람들 병은 '산재'에 해당하는 거 아닙니까? 


상근할 때는 상근자 입 닫고 일하라고 해서 참았는데요. 더 이상은 못 참겠습니다. '근태', 그 다음은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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