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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보할 수습이냐, 진취적 혁신이냐


여러모로 의미 있는 4/13 20대 총선을 경과했다. 총선 직후 노동당 당원들 사이엔 지난 실천들을 돌아보고 앞으로 당의 운영이 크게 달라져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 먼저 이번 총선에서 당을 위해 노력하고 고생한 모든 동지들에게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선대위, 후보들, 각 선본의 운동원들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한 당원들, 장미후원과 선본후원회에 응원금을 보낸 모든 동지들에게도. 비록 수치로 집계되는 정당득표 성적표는 초라했지만 그 가치는 가볍게 측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총선 직후 정당득표 0.4%라는 결과를 보고 만족하거나 희망을 갖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도,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씁쓸하다는 마음들이 많았다. 지난 선거과정을 복기하고 현재 당의 상태를 진단하여,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 확 뜯어고쳐야 할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자는 마음들이다.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이 깊어갔다. 그러던 가운데 4월 19일 {[대표단 담화] 뼈를 깎는 평가와 혁신을 다짐하며 당원 여러분께 드립니다.}가 공표되었다. 위기의 국면에 당 지도부의 대응책이니 꼼꼼히 읽어보았다.


대표단 담화에 담긴 사과와 해결방안


대표단 담화문 내용과 해결방안은 충격적이었다. ‘선거 결과’ 즉 “매우 낮은 정당 득표율”로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사과하고 “대표단이 즉각 사퇴해야 할 정도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상황이라는 것에 대표단 전원은 의견을 같이했습니다”라고 한다.


{대표단은 뼈를 깎는 평가와 혁신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합니다. 선거의 제반 과정과 우리 당의 현재의 상태를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진행하겠습니다. 총선 결과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엄중한 시기임을 절감하며 그에 걸맞은 평가와 혁신 및 전망을 논의하는 과정을 거치겠습니다.}


대표단은 해결방안으로 ‘(가칭) 총선 평가와 전망위원회’를 제안했고 그 주제는 4월 22일에 열린 중집에서 논의되었으며 4월 30일 전국위에서 설치될 예정이다. 총선평가와전망위원회가 “전당적 논의”를 주도하고 “당의 현 상태에 대하여 총체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하여 당의 전망을 새롭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대표단의 거취와 관련한 최종 판단은 전국위원회를 통해 묻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덧붙인다. 과연 의도대로 진행될 것인가. 당 안팎에서 볼 때 대표단의 자구책은 위기에 대한 적절한 정치적 선택으로 보일까.


선거 평가의 기준은 무엇인가?


정당이 선거 결과를 놓고 평가할 때는 분명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노동당 지도부, 총선준비위, 선대위가 제시했던 이번 20대 총선의 구체적 목표는 무엇이었나? 평가에 앞서 그 목표들에 대해 다시 확인하고 그에 합당한 비판과 평가작업을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을 간과한 대표단과 당원들의 자의적이고 주관적인 평가들 그러한 즉흥적 감정으로부터 도출되는 대응방안들을 걸러내고 비판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국민들에게 의석 과반수를 넘겨달라고 호소했으나 원내 2당이 되어 참패했다고 평가받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107석이 안 되면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무난히 상회했다. 국민의당은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게 목표였는데 갑절을 확보하여 당당히 그 어렵다는 제3당의 지위를 얻었다. 정의당은 교섭단체에서 후퇴하여 두 자리 수의 의석을 희망했으나 답보상태가 되어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4당으로 밀려났다. 이렇듯 정당의 총선결과는 선거 전 목표와 선거 후 결과를 비교하며 구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정당의 목표는 집권이라고 하니 대선에서 실패한 지도부는 모두 책임을 져야 하는가. 총선에서 원외정당의 목표는 원내진출이어야 하니 그것에 실패하면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하는가. 노동당은 원내진출의 진입장벽을 넘는 정당득표 3%를 목표로 제시한 적이 없다. 전략지역구가 있었지만 지역후보 당선을 통해 원내진출을 이루겠다고 약속한 적이 없다. 당원인 내가 기억하는 것은 총선준비위가 16개 시도당에 한 명 이상 출마할 것을 권유했고 정당득표 2%를 목표로 했다. 16개 시도당 가운데 몇 곳이 후보를 내었는가. 왜 어느 시도당들은 후보가 없고 어느 시도당들은 후보가 복수였던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부족했던 것에 대한 총선준비위의 해명이 필요하다.


심리적 마지노선, 수치와 가치


선거결과에 따른 평가를 지나치게 ‘득표율 중심’으로 하는 것이 안타깝다. 평소에는 감추어져 있었으나 그 당이 선거주의, 득표주의에 매몰된 정당이었던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주요공약과 정책 즉 의제를 얼마나 선거라는 시공간에서 효과적으로 알렸는가. 노동당이 바라는 사회개혁프로그램들은 무엇인지, 노동당이 만들어가고자 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그런 내용들과 효과에 대한 논의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게 몹시 아쉽다. 물론 나는 좋은 정책이 바로 득표로 연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지나치게 정책에 의존하는 의존할 수밖에 없는 선거기획에도 비판적이다. 그건 다음 기회에 다른 글에서 논하겠다.


정당득표와 관련하여 ‘심리적 마지노선’이 붕괴되었다는 의견들이 있다. 주관적, 심리적, 추상적인 의견들은 좀더 구체적으로 따져보는 것으로 침착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합리화하자는 게 아니라 합리적으로 인식을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목표치에 미달한 1.99%는 실패인가, 악조건에서 1.01%는 선전인가, 녹색당보다 앞서는 0.77%면 체면을 살린 것인가, 민중연합당 보다 앞서는 0.62%였다면 최소한 부끄럽지 않았다는 것인가.


총선 개표 전에 당 내에 당원들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당득표 수치가 있었는가 묻는 것이다. 그것에 대해 아무도 과학적으로 또 상식적으로 누구나 공감할만한 기준을 제시할 수 없고 그 기준에 따라 얻을 만큼 얻은 것인지 태부족한 것인지 판단할 수 없다. 대표단에게 묻는다. 0.4%는 “매우 낮은 득표율”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사퇴하고 싶은 심정’이라는데 그렇다면 몇 %를 예상했으며, 얼마가 ‘매우 낮지 않은 득표율’이며 그 이상이었다면 사퇴를 생각 안하게 되었을까?


비상대책위원회와 혁신특별위원회


대표단이 앞으로 총선을 평가하고 당의 변화를 도모하기 위해 그것을 주도할 기구로 평전위를 제시했다. 담화문을 읽고 그 기구의 명칭과 성격을 보며 가슴이 답답해졌다. ‘선거 평가’와 ‘당의 혁신’은 차원이 다른 것이다. 그것을 왜 하나로 묶어 수행할 애매모호한 기구를 만드는 것인가.


일단 정당이 위기에 봉착하면 그것을 돌파하기 위해 새로운 운영과 지도체제를 도모한다. 당의 운영 즉 당내 정치를 잘못한 현재의 지도부를 대신하여 ‘새로운 지도력’을 형성하기 위해 보통 두 가지 기구를 만든다. 하나는 ‘비상대책위원회’고 다른 하나는 ‘혁신특별위원회’다.


현 지도부가 어떤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 비대위를 구성하여 수습하고 문제를 도려내고 그렇게 당을 운영한다. 외부에서 명망 있고 능력 있는 인물을 비대위원장으로 모셔오기도 한다. 현 지도부가 물러나지 않는 상황에서는 당의 전면적 쇄신을 위해 그것을 잘 수행할 기구로 혁특위가 가동되기도 한다. 차기 당권을 희망하거나 당의 변화를 정치적 목표로 하는 유능한 당원, 간부들이 혁특위에 들어가 혁신안을 만들고 그것으로 간부들을 설득하고 당원들의 지지를 얻고자 노력한다.


그런데 현재 노동당 대표단이 선택한 평가와전망위원회는 도대체 어떤 기구인가. 말로는 뼈를 깎기 위해 만드는 강력한 권한을 가진 기구인 것처럼 포장하지만 제대로 사업을 하기 어려운 요상한 기구로 보인다. 선거 평가는 선대위가 각 선본의 운동과정 및 결과와 평가서를 취합하여 종합보고서를 작성하고 전국위에 제출하면 될 일이다. 지난 평가를 논의하기 위한 위원회는 아무에게도 흥미를 주지 못할 것이다. 실무적으로 관료적으로 처리할 과제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크게 만들어서 스스로 고통 받는 것이다. 책임을 지라고 했지 지루하게 시지프스의 바위를 굴리라고 한 게 아니다.


‘평가’로는 크고 ‘전망’을 담기엔 작다


그렇다면 그 위원회가 사실 ‘평가’보다는 ‘전망’이 핵심이 될 것인데, 당과 관련한 온갖 문제에 대한 ‘근본적 성찰’과 ‘전면적 혁신’을 추진하기에는 적절하지 않게도 권한과 위상이 작은 기구다. 지난날 중집 중심으로 구성하고 전국위에서 승인된 대부분의 사업기구들을 돌아보라. 가령 아주 쟁쟁한 간부들이 망라된 당대회준비위 정도로 보면 된다. 모든 일과 사업과 정치적 기획은 그에 조응하는 적절한 옷과 이름과 그릇이 함께 해야 한다. 


대표단의 책임을 통감하는 마음을 의심하진 않는다. 결코 집단 사퇴를 모면하기 위해 수습과 봉합을 위해 시간을 끌기 위해 고안해낸 꼼수라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적절하지 못한 방책은 결코 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할뿐더러 대표단에게 더 큰 짐과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작게 짧게 처리해야할 선거평가를 위한 기구로는 너무 방대하고 크고 길게 소통하고 작업하고 혁신안을 마련해야할 기구로는 너무 협소하다. 그리하여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얻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제 공은 중집과 전국위로 넘어갔다. 중집에서 전국위에 평전위 안건을 가져가기 전에 적당한 위원장 후보를 물색하고 합의했을까. 아무리 정교하지 못한 도구라도 그걸 쓰는 사람에 따라 기대 이상의 효과를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평전위를 이끌고 당을 쇄신할 멋진 방안들을 생산해낼 인물은 누가 있을까.


의도했던 것은 아닐지라도 대표단이 찾은 ‘총선 평가와 전망을 위한 위원회’라는 방안은 현재 당의 상태를 지양하고 당 운영을 크게 전환하는데 실패할 것이다. 그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여 결과적으로 ‘수습과 봉합’에 일조하는 기구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어떤 일이 시작되기도 전에 문제점을 논하는 마음이 결코 좋은 건 아니다. 하지만 가능하면 시작하기 전에 바로잡는 게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당원들과 전국위원들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담담하고 허심탄회한 의견들, 냉정한 비판, 거침없는 토론이 쏟아져 나와야 할 시기다. ‘인적 쇄신과 제도개혁을 통한 당의 전면적 혁신’과 ‘새로운 지도력 형성’이 요구된다. 진정 심각한 위기라고 인식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실천을 두려워 말라. 소통과 논쟁과 토론 속에서 당원들의 생각과 바람과 욕구를 모으고 당원들이 바라는 당을 만들어 가야 한다. 당론을 확정해가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전국위라는 의결기구의 혁신부터 진행되어야 한다. 반성과 혁신은 근본으로부터 모색해야 한다. 진보정당의 뿌리는 당원들이다.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했고 로자 룩셈부르크는 “사회개혁이냐 혁명이냐”라고 외쳤다. 진보정당운동의 가치와 원칙을 마지막까지 부여잡고 있는 자유인들의 연합, 노동당 당원들의 길은 지난 과정처럼 험난할 것이다. 생존 가능한가, 지금의 소중한 자산을 키워서 차근차근 전진할 것인가. 현 상태의 답보를 반복할 수습이냐, 진취적인 혁신이냐, 우리는 갈림길에 서 있다.


오창엽


  • 나무를심는사람 2016.04.24 13:04
    득표나 지지율이 절대적 기준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것을 제외한다면 평가로 삼을 기준이 될 만한 것은 없을 거에요. 옛날에는 3% 목표하다가 이번에는 2%로 잡으시던데, 저는 1%로 봤습니다. 전에는 1%는 나왔거든요. 그런데 지지자가 절반이나 이탈했다면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봐야 하겠죠. 평가와전망위원회에 대한 인상은 이렇습니다. 논의하고 결정은 하지만 책임지고 실천하는 기구는 아닌가 보구나.
  • 오창엽 2016.04.24 14:24
    "지지자가 절반이나 이탈"한 것은 재편파가 지지당원들을 데리고 정의당으로 갔으니 그만큼 노동당에서 빼고 정의당에 더해야겠지요. 이름도 진보+였고요. 그러니까 전에 1% 나왔다면 이번에 그 보다 못 미치리라 예상해야죠. "상당히 심각한 상황"은 총선에 참여하느냐와 상관 없이 한참 동안 지속되었던 것이고요. 울산동구에서 당선자가 나왔다면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 이러저런 희망과 계획에 분주했겠지만, 전략지역구를 놓고 도박을 해야했다는 게 비극적입니다.

    총선평가와전망위원회에 대해서는 비슷한 생각이군요. 만일 두 세달 후에도 활동한다면 총선평가라는 이름이 무척 거추장 스러울 겁니다. 노동당은 아직도 총선 평가하고 있구나라고 오해 받겠죠.
  • 나무를심는사람 2016.04.24 15:51
    그런 부분도 있기는 한데 당의 공식 목표는 2% 였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1% 유지 정도하면 좋겠다는 것이었거든요. 뭐 1%라는 수치에도 특별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 승리 2016.04.24 18:38
    당의 용어는 넘 어려워요..ㅜㅜ
    경험이 있는 이들이야 저처럼 위의 글이 담고 있는 무게와 중요성을 꼭 필요한만큼 이해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글인거 같아요 ^^

    암튼 지금 우리 뭐하지 짚어내는 글인줄 알았는데 약간 어렵네요. 요런 지극한 이들의 마음들이 모이고 모여 충돌하다보면 노동당스러운 돌파구가 생겨날거라 믿어요.태양의 후예 송중기 말처럼 될거라는...

    '방법이 없진 않죠~'
  • 오창엽 2016.04.24 22:10
    상황이 어려운 게 아니라 제 글이 어려웠나요? 시원시원하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감정을 자극하니까 최대한 차분한 어조로 쓰다보니 명쾌하지 못했나 봅니다.

    앞으로 노동당이 어떤 정체성을 갖게 될 지 그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보자면, 현재의 정치지형에 큰 변화가 없다면 자력으로 원내진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의당이 보수야당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진보정당까지 걸쳐 있고 녹색당과 민중연합당이 공존하는 조건이라면 다음 총선도 다르지 않을 겁니다.

    반면에 원내진출이나 선거에 무리하게 당력을 쏟지 말고 다양한 의제와 사업과 투쟁들에 연대하는 그런 사회운동단체의 하나로 지내자는 의견도 있겠지요. 합법대중정당으로서 원내진출은 꼭 필요한 과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번 총선에서 다수출마를 못한 게 아쉬울 테지만, 그것이 당의 중심 목표가 아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너무 과하게 선거들에 참여했다고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므로 저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향으로 당을 변모시킬 것인가, 통일할 것인가, 그러한 목표를 폐기할 것인가, 평소에는 투쟁에 열심인 정당을 하다가 선거 때는 적당한 득표를 목표로 뛰는 정당으로 잠시 변신할 것인가 등등을 토론해야 한다고 봅니다. '새로운 지도력'은 그런 주제에 대한 입장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다수를 설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당론과 당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확립해 나가는 것이지요. 어정쩡한 동거와 세력연합은 두고두고 골치아픈 문제를 만들고 서로를 힘 빠지게 만들 것입니다.
  • 나무를심는사람 2016.04.25 07:18
    일상적인 활동과 선거를 꼭 양자 택일의 관계로 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선거는 일상적인 정당활동의 연장선상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A 지역의 구조조정과 해고에 반대하는 활동을 해왔다면 해당 지역구 선거시기에도 그것을 중심에 두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를 더 잘하기 위해 선거에 나가는 것이고요. 그랬을 때 득표력도 오히려 더 높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당득표를 위한 비례후보 역시 비슷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오창엽 2016.04.25 08:08
    현대의 정당엔 단일한 목적이 아니라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지요. 그러다보니 지역마다 활동가마다 그룹마다 평소 여러가지 다른 사업 및 실천들을 합니다. 가끔 전당적으로 같은 주제의 켐페인을 하기도 합니다. 평소 특정 지역에서 꾸준한 활동을 지속하고 연대해온 활동가 혹은 지역 간부가 총선에 출마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실천과 출마와 공약과 인물이 결합되겠지요.

    하지만 총선은 개개인에게는 엄청난 결단과 도전이기에 그 결합이 어렵습니다. 총선 후보는 대체로 출마의지가 있는, 정치적으로 야망이 있는 사람들이 나서게 되고 후보로 인준합니다. 그가 어느 지역에 거주하고 어느 지역에서 활동했는가에 따라 지역이 결정됩니다. 다른 정당들의 후보가 적어서 누군가 나가기만 해도 범진보의 표를 얻을 수 있는 지역도 후보가 없어서 혹은 당협이 없어서 놓치는 곳이 많습니다.

    한 50에서 100여명 출마한다면 대체로 평소의 활동의 연장선으로 선거운동을 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우연에 기댈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4년전 총선에서 출마한 후보들과 지금 총선에서 출마한 후보들을 비교하면 늘 새로운 후보 새로운 결단입니다.

    '양자택일'을 거론한 것은 평소의 실천과 선거의 유기적인 결합을 중장기적으로 고려하여 준비하자는 뜻도 있지만 당의 정체성과 관련한 고민을 하자는 것입니다. 울산의 경우 '노동자당인 노동당의 노동운동가후보'로 홍보되겠지만 다른 지역의 경우 '무지개좌파연합정당의 후보'들이 아니었을까요. 잘 되면 장점이지만 안 되면 이도저도 아니게 됩니다. 어떤 후보는 당명 덕을 보지만 어떤 후보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지도력'은 그 동안 봉합되어온 당의 정체성 문제를 정리하고 정말 선거를 목숨 걸고 할 것인지, 대중에게 노출된 정당이니 선거가 되면 가능하면 많이 참여한다는 식으로 할 것인지 분명한 정치조직적 입장을 밝혀야 할 것입니다.
  • 오창엽 2016.04.25 18:02
    수습과 혁신의 갈림길에서 대표단에게 드리는 질문과 제안
    http://www.laborparty.kr/bd_member/1681336
    이 글에 대한 후속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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