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경험, 8시간의 politician's high - 당대회 후기 입니다.

by 류성이 posted Aug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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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송파당협위원장 류성이 입니다.


가장 당물이 덜 든 당원의 당대회 후기 입니다.


이런 경험 처음이야, 를 느낀 당대회.(왠지 선배님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기분이네요)


당대회 후기를 쓰기 전에, 그간 당에 가까워지면서 느꼈던 점을 서술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당에 가까워진다는 것은, 즉, 당원들을 가까이서 겪는다는 경험이 1차,


당 내 규정, 혹은 강령에 의한 경험이라던가 행사라던가 운영 등의 행정적(?) 참여의 경험이 2차 인 듯 합니다.



우선, 당원 분들은 너무 다정하고 좋은 분들이셨어요.


저는 암데고 낯가림이 거의 없는 편인데


한 울타리내에 있다는 동질감 때문인지 우선은 안심하고 떠들수가 있었는데다가


요즘 재밌었던 프로 알쓸신잡 저리가라 할 만큼 그 어떤 주제가 나와도


대화가 끊이지 않는 엄청난 지식과 정보를 쏟아내는 분들을 만나니


이건 왠 행운의 노다지인가 싶은 감동까지 느껴지곤 했었어요.




그리고 당 내에서 하는 행사의 경험은,


강연회, 세미나 토론회 모두 참석 하면 뜻깊달까, 새로 배우고 느끼는 점들이 정말 많았는데


안타까운건 저희가 참여하는 인원이 너무 적다는 것이었지요.


이 좋은 취지의 모임들이 적은 수의 당 인원 내에서 그나마도 참여가 적고


외부적으로는 더더욱 홍보가 힘들다는 현실적인 벽을 체감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운영적인 부분, 저는 당협 위원장 되고 나서 서울시당 운영회의를 한 달에 한 번씩 참석하는데요,


지금까지 총 4회 나갔는데 (나름 개근 입니다) 4번 째 까지 나가고 나서 참을 인 세번의 법칙을 깨고 버럭 버럭 화를 내고 말았어요.


처음 몇 번은 이게 무슨 자리인지 잘 파악이 안되었었는데


이유는 서울시당 운영 내용에 대해 평가하고 향후 사업을 공유하는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여기가 출판사 교정 하는 곳인가 싶을만큼 텍스트에 치중한 지적으로 대부분의 시간이 지나가는 덕분에


대체 운영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알아차리기까지 4번* 평균 3시간, 총 12시간의 제 소중한 시간이 소비된 것을 깨닫고는,


도무지 참을수가 없어서 때려쳐야겠다는 생각까지 들 지경으로 화가 났었습니다. 전 전~~ 혀 한가하지 않은 삶을 살거든요.


문맥과 다르지 않은 내용을, 심지어 그 전에 집행부에서 컨펌한 내용을, 퇴근 후 지쳐 모인 당협위원장들이 모여


몇몇 분들의 '단어 선택'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기되는 수정 요청 등등으로


매 번 참을 인을 가슴에 새기는 일이 전혀 진보하다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불편함을 감내하면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정당이란 곳에서 만들어진 어떤 '규정' 이라던가 '강령'을 오용하는 일들,


즉 그것을 자신이 아닌 타인에 대한 검열로 이용해선 안되겠다, 라는 생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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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라는 것을 앞두고, 이전의 당의 정치와 방향성이라던가 운영을 구체적으로 잘 몰랐던 입장이라


이번에 제시된 안건에 대해서 찬반을 함부로 가늠 할 수가 없었어요.


이전에 빅 이슈가 되었던 당명에 대해선 제 주변 체감이 더 큰 경험이었기에 저는 변경에 적극 찬성하는 입장이었고요.



그러나 그 전부터 노동당이란 당명으로 열심히 활동 해 오신 분들께는 죄송해서


소극적으로 당명 변경에 찬성한다는 입장 정도를 주변에 보일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번 통과된 안건들에 대해 운영회나 토론회 등등에서 계속 설명을 듣고,


반대하시는 분들과 같은 편에서의 질문 - 이미 각 당협에서 지역적으로 정치세를 가진 분들에게는


부담이 되거나 당에 기대하는 부분이 좌절 되지 않겠는가, 까지의 의문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이번 당대회 안건중 사회운동의제로의 전환, 이란 주제에 대해


지금도 이토록 각개 지역에서 애쓰는 분들이 있고 연대하기 힘든 상황인데


외부로 오픈하여 새로운 인력을 우리 당으로 흡수하는 일은 버거운 일이 아닌가


심지어 그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지역 내에서 애쓰시는 분들 입장에선
 
자신들의 고생을 당에서 무책임하게 외면하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인가


우려하고 걱정이 되어 질문을 던지기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도 아직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는 이번 당대회 안건에 찬성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당협 위원장이 되고 몇달간 겪어 본 우리 당은, 절대 시간이 지난다고 영국의 노동당이니


미국의 샌더스 같은 사례로 진화 할 수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를 제가 함부로 해도 될 지 모르겠지만, 서울시당에선 굿즈를 판매하여 특별 당비를 모으고 있어요.


이유는 이전 당직자의 퇴직금이 지불되지 않아서, 또 이것을 체불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아서


특별당비를 모으다 실패해서 결국 현 운영위의 빚이 되었고, 심지어 개인의 대출과 채무로 남겨진 이유라고 들었습니다.



3년 전, 다니던 회사 사장님이 갑자기 돌아가셔서 회사가 부도 처리가 된 적이 있어요.


그 때 알았지요, 회사를 살리려면 누군가 대표직을 맡아야 하고, 회사의 자산 뿐 아니라 채무도 고스란히 받아야 한다는 걸.



서울시당의 운영 정책이 회사와 같은 경영 시스템인건지 저는 잘 모르겠지만,


상식적으로 이전 운영 당직자들이 재정 관리를 제대로 못해서 퇴직하는 분들의


퇴직금조차 남겨두지 못했다는 사실에 너무나 뜨악했고


지금도 십시일반 굿즈라도 판매해서 개인 채무로 남은 이것을 때우고 있는 현 실정에서


다음번 운영위들이 새로 바뀌는 날이 온다면, 그때 누가 이 의원직을 맡을 생각을 하겠습니까?



정말 즐겁게 잘 다니던 작은 회사도 회사 채무를 누군가 감내하며 인수하는 일 조차 어려워 파산 신고를 하게 되었는데


내가 당비를 내면서 정서적 유대를 가지고 공동체를 만들어갈 당의 채무를 다음번 누가 이어받고 가겠느냔거죠.



마이너스 통장을 깊이 파 본 입장으로, 빚은 줄지 않습니다. 유지만 해도 다행이더라고요.


아무리 자본을 경멸한다 하더라도, 줄어드는 당원들과, 당비를 가지고는


활동가들이 요즘 제일 지양해야 할 '열정페이'로 일을 해도 감당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이다.



그런데도 당의 체질 개선이 필요하지 않다는 분들은 이런 사정을 잘 모르시거나, 그냥 이대로 늘 그렇듯


얼마 안되는 활동가들을 품앗이하고 갈아넣듯 하여 진을 다 빼도록 돌려 참여 시켜가며 이 안에서의 참여만을 기다리는 건지,


저는 참말로 그리 생각하시는 건지 궁금하네요.



뱁새 가랑이 찢듯 참여를 할 수 있는 만큼 해 보니까, 사실 당에서 활동하는 분들은 너무도 쉽게 만날 수 있었어요.


그저 관전만 하려 했더니 또르르 굴러서, 사진으로만 봐서 연예인 같이 느껴졌던 님들 옆자리에서 떠들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당(력)이 얼마나 작은가를 그렇게 체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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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는, 장장 8시간동안 진행 되었어요.


이미 시당운영회에 불꽃 분노를 표현했던 제게 많은 분들이 우려스러운 표정으로


"예전엔 밤새고도 했었대요~" 라면서 단디 각오 할 것을 미리 언질을 주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반 오프닝의 즐거운, 반가운 축제 같은 분위기가 지나자


주리를 트는 시간들을 겪어야 했지요. 심지어 배도 고프더라고요.




끝까지 버티고 나니 정말 저는 인간이 겪는 어느 경지라는


Runner's high나 climber's high 외에 하나 더 추가해야겠구나 싶더라고요.


politician's high. 정치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_-



초반부터 제가 겪은 시당 운영회를 방불케 하는 진행에 대한 질문이니 확인이니, 수정 요청이니...


이전에 나는 예습을 하였구나, 이것이 실전인가 싶은,


정치를 잘 몰라 얼결에 끌려와 고문 당하는 당물 덜 들은 1인은 머릿속이 혼미하더라구요.허허;;




찬반토론... 안건에 반대하시는 분들의 입장과 심정은,


저도 이미 전부터 걱정하여 질문하고 대화하던 부분이기도 했지만


개중엔 이것은 정당한 비판을 하시는 것인지 비난을 하시는 것인지 당황스러운 발언들도 있었습니다.


사실 당대회 나오시기 전에 아무것도 모르는 저 만큼만이라도


운영위라던가 토론회 참석을 하셨더라면, 싶은 말씀들도 있었어요.




그리고 현장에서도 나누어주셨지만, 성정치의원회에서 주신 내용은


'오히려 성 소수자 분들은 당 외에서 더욱 조직화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노동당이 소수자에 대해 어떤 평등의 강령으로 동등하게 생각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면


 오히려 더욱 더 당 외에서 세를 늘일 수 있는 분들이 아닌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젠더의 문제는,  특히나 바로 자신의 정체성인 것이니 포기한다고 포기가 되는 것이 아닌 절박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로 참관하신 분께서 여성명부, 라는 것에 본인의 젠더 결정을 문의 하셨을 때도


노동당이라면 적어도 '나의 젠더는 무엇인가' 라고 묻는 것이 아니라


 '나의 젠더는 이것이다'가 맞는 일이라 생각이 들어 또 한번 물음표가 생성 되었었어요.


어쨌든, 그 긴 시간들을 지나보내고, 사정상 어쩔 수 없이 가셔야 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안건들은 정족수 2/3을 웃도는 결과로 통과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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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회가 끝나고 나서, 당게시판을 보니, 당대회에서 2/3 이상의 찬성이 있었다는,


그러니까 현재의 당이 위기임을 인정하거나 이후의 목표를 확고하게 잡으신 많은 분들의 결정이


뭔가 당권파의 횡포인 것 처럼 느껴지게 하는 글들이 보여서 또 한 번 당황했습니다. (근데 저는 당권파로 규정되는 기준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저는 당협 위원장이 이렇게 막중한 책임을 느껴야 하는 자리인지 잘 몰랐는데,


그간 가만히 있던 동네 당원 분들을 귀찮게 하면서 느끼는 점은,


그저 나는 심부름꾼으로서 이걸 해야 한다, 라는 생각 뿐이었어요.


당 내부로는 우리 송파에도 노동당원이 있다, 를 알리고, 송파에는 우리 당이 이런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를 끊임 없이 전달하여


조금이라도 참여를 하게 해야겠다, 라는 생각밖에 없어서요.


그래서 설사 당이 제 맘에 들지 않더라도, 당협위원장이나 당원으로서만 놓으면 되는 것이지,


제 마음대로 당협을 해산한다거나 하는 얘기는 할 수가 없을 것 같아요.


당협의 당원 모두가 활동력을 가지는 당협은 매우 적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대부분이 찬성을 하더라도, 단 한분이 나는 노동당원으로 이 당협을 지키겠다 하면


그건 그대로 인정 해 드려야 하는게 당협위원장으로서의 직위지


직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암만 당규에 그런 항목들이 있다 하더라도 말이죠.



또한 그런 위협적인 글들이 당게에 계속되는 것들이 현재까지 당의 위기를 만들어 낸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느끼거든요.


솔직히 만나보면 너무 좋은 분들이 많은데 당게만 보면 정나미가 뚝 떨어져 신경쓰고 싶지 않다, 라는 반응들을 한 두 번 보는 게 아니거든요.



저 역시 그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서 당협위원장이라는 감투를 받고도


뭔가 적극적으로 희망차고 즐겁게 당 생활을 해 봅시다, 하기가 넘 어려웠던 게 사실이거든요.



당협을 만들고 뭔가 모임을 하려 해도 너무 적어서 재정적으로 금방 위협적으로 다가오고,


그런 상황이니 당연히 당협끼리도 뭉쳐서 뭔가 했으면 좋겠지만 각자 삶이 너무 바쁜데... 그리고 이토록 사람이 적은데, 돈도 없는데


우리가 만들어내는 '연대'라는 것이 얼마나 미약한지 체감을 몇달동안 깊이 하고 나니까


그간 최 좌편에 있던 진보당이라는 자부심보다 당이 처한 현실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우리 너무 힘들다~ 당신도 힘들지, 해야 할 거 같아요.




비난하고 편파적인 가르기로 몇 안되는 분들끼리 감정 상하는 일들보다,


밖에서 보기에 이 당은 작아도 따듯하구나를 느끼게 할 수는 없는 것인지요?




당대회를 마치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정치는 바로 내 옆 사람들부터." 였어요.


낯선 사람들에게 솔직하고 친절하지 않으면 공감대도 없다, 라는


사람 사는 세상을 새삼 느꼈어요.



재작년 작년, 민중 총궐기에 여러차례 참여할 당시, 저와 같이 나갔던 친구 중 하나는 가방에 운동화를 싸 들고


광화문엔 힐을 신고 들어가더라고요.


그녀는 "이러고 집회 가면 안 잡혀요~ 운동하러 온 줄 모르거든요." 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힐을 신고도 투쟁을 할 수 있는 것이 전반적인 현재 사회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힐을 신고도 함께 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이들이 함께 이 길을 갈거라고 생각해요.




추운날, 더운날 고생하시는 분들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하지 못한 날들이 못한 일들이 더 많았어요.


앞으로 그럴 날들이 많아질거라고는 함부로 약속하진 못하지만,


힐을 신고도 우리 곁에 설 수 있는 분들이 많아지는 당의 분위기를 만들수 있도록 정도는 노력 해 보려고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해요.



\


뱀다리


아 그리고, 이거 진짜 간절히 바라옵건데

다음 당 대회때는 투표를 거수가 아닌 폰과 태블릿을 이용한 빠른 집계가 도입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건 전혀 진보적이지 않다고 주장하는 바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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