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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 전 5월 광주 항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 억울하게 희생된 광주항쟁 영령들과 예우를 갖춰달라는 학살자

- 항쟁에서 죽은 사람들 다수는 노동자

 

학살만행이 저질러진지 36년이 흘렀다. 그런데 학살자는 신변보장과 예우를 갖춰주면광주를 방문하겠다는 망언을 한다. 가해자가 큰소리치고 희생된 영령들의 억울한 원혼이 떠돌고 있으며, 유가족들의 아픔은 계속된다. 반역의 역사는 청산되지 못했다.

 

19805월 서울의 봄에 대학생들은 학원 민주화! 전두환·신현확은 물러가라! 비상계엄반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외치며 거리에 나섰다. 나도 그 때 시위에 참여했고 흔들리지 않게라는 노래를 반복해서 불렀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515일 서울역에 모였던 10만명의 대학생들은 학생지도부의 서울역회군 결정에 따라 흩어졌고 517일 자정을 기해 비상계엄령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대학은 휴교령이 내려졌다. 대학 내에 군대가 진주했다. 탱크가 들어선 학교 안을 들여다보며 교문 앞을 서성거리다 짐을 싸서 귀향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회군을 결정한 학생지도부였던 자는 새누리당 5선 국회의원이 되었다. 서울의 봄을 잠재운 전두환 일당은 권력찬탈을 위한 계획을 착착 진행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이승만이 독재권력을 잡기 위해 제주민중의 학살과 피가 필요했듯이 살인마 전두환 역시 광주민중의 학살과 피가 필요했다.

 

518일 오전, 전남대학교 앞에서 촉발된 공부대원들의 학생들에 대한 잔혹한 폭력이 광주시민들에게 전해지면서 금남로를 중심으로 전두환 물러가라, 비상계엄 해제하라, 김대중을 삭방하라는 시민들에 대한 공수부대들의 발포와 폭력이 시작되었다. 노동자, ·고등학생, 대학생, 임신부 할 것 없이 계엄군에 의해 폭력을 당했고, 잔혹하게 죽임을 당했다.

 

5.18 항쟁은 9일 만인 5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안에 남아 끝까지 항전하던 시민군을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끝이 났다. 5월 광주항쟁의 주역은 중소영세 업체 가구공장과 철공소 노동자, 식당 조리원과 배달원, 제화공, 실업자 등 대부분이 노동자들이었다.

 

들불야학 7(윤상원, 박기순, 박용준, 박관현, 신영일, 김영철, 박효선) 중 시민군 대변인이었고 공수부대 최후 도청 진압 직전 어린 학생들을 내보낸 뒤 장렬하게 삶을 마감하면서 역사의 증인이 된 윤상원 열사는 <민주노동자연맹> 조직원이었다고 한다. 수배 중이던 박관현 열사는 19824월 체포되었고 감옥에서 50여일간 단식 끝에 죽음으로써 광주의 진실을 알려냈다.

 

지난 4.13 총선결과는 새누리당·박근혜정권의 무능과 오만에 대한 국민의 심판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실업과 비정규직 확산, 빈부격차와 부채 증가 등 생존권이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노동자 민중의 분노가 표출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분노가 아직은 계급적으로 들어나지 않고 있을 뿐이다.

 

36년이면 한 세대가 더 흘렀다. 어제 망월동 열사 묘역 안내를 맡았던 선생님은 당시 시대의 배경에 대한 가본적인 소프트웨어가 깔려 있지 않은 어린 학생들에게 5월 광주항쟁과 열사들의 삶을 설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것은 학생들에게서 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동자들에게도 역시 5월 광주항쟁은 오래된 역사적 사건이 되고 있다. 간부들 외에 참여도 저조하고 참가자 역시 의무감이나 의례적인 행사에 머무르고 있다. 1990년 초부터 시작된 노동조합의 광주망월동 참배는 그 자체가 투쟁이었다.

 

서울역에서 광주 가는 기차를 타는 시작부터 경찰과 부딪쳐야 했고, 광주역에 내리지 못하고 송정리역에서 내려 시내로 진입해야 해야 했다. 전남대나 조선대 강의실에서 신문 한 장 깔고 밤을 보낸 뒤 정문에서부터 경찰의 방패와 체루탄에 맞서야 했다.

 

514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5.18광주민중항쟁 36주년 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민중대회>가 열렸다. 전두환 계엄군의 야만적 폭력과 이에 맞선 항쟁을 민주화라는 의미만으로 단순화킬 수 없다는 안내자의 설명에 공감한다.

 

가장 밑바닥에서 착취와 수탈을 감내하며 살아왔던 노동자들이 총을 들고 시민군에 합류했고 결코 패배할 수밖에 없는 싸움에서 장렬히 죽어간 의미를 되새겨야 한다. 노동개악에 맞선 당면한 투쟁을 결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목숨을 바쳐 투쟁하다 산화해간 열사들의 진정한 뜻을 되새겨야 한다.

 

미제국주의의 묵인 하에 공수부대를 이동시켜 민중의 가슴을 향해 발포한 살인마 전두환 일당의 폭력만이 아니다. 정치적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화운동만이 아니다. 노동자 민중의 저항과 투쟁정신을 이해하고 이어받는 것이 광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길이다.

 

여전히 광주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국립5.18민주묘지>에서조차 공식적으로 부르지 못하는 현실이다. 학살자가 예우운운하며 떵떵거리며 사는 나라다. 당시 광주 시민들을 향해 폭도라고 보도했던 수구보수자본론들은 여전히 반민주·반노동·극우의 게거품을 물고 있다.

 

광주 학살과 항쟁 36주년, 망월동 묘소 다녀온 글을 쓰고 있는데 바깥에서 우편배달노동자가 문을 두드린다. 법원에서 온 특별송달이다.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요구하는 집회 3회 참석과정에서 도로교통을 방해한 것이 "국법질서에 도전하여 죄질이 중한 사건"이라며 검찰이 항소한 서류다.

 

1심에서 검찰이 1년 구형했고 법원이 300만원 선고하자 검찰이 항소했다는 그 내용이다. 36년 전 전두환과 그의 졸개들이 광주 금남로에 나온 시민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잔인하게 살해했다. 그 때도 역시 계엄령 위반 즉, ‘국법질서 위반이었다.

 

전두환은 발포명령은 안했다고 한다. 광주 갈 테니 신변보호와 예우를 해달라고 한다. 36년 전 5월 광주에서 자행한 폭력과 학살에 대한 단죄는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불귀의 객이 되었거나 감옥에 있어야 할 자가 이딴 소리를 지껄이고 있다. 그러니 세윌호 학살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노동자 시민들을 국법질서 도전자로 재판하고 있는 것이다. 5월 항쟁은 미완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광주항쟁 36주년 2016.5.14.~15, 광주 민주화광장과 망월동 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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