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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써클운동이 맹위를 떨치던 시절이다. 지금은 그 우두머리들이 지역분할구도에 갖힌 제도정치권으로 대개 흡수되었지만, 한때는 이 써클운동이 일반대중조직의 공식라인보다 권위가 높은 지도부로 군림하였다. '군림'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군사독재정권의 엄혹한 탄압에서 보위되어야 할 일차순위로 늘 써클원들이 나열되었기에, 자신들이 원하든 원하지않든 이들은 자연히 대중의 머리 위에 선 기준점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당시 써클이 사용하는 용어는 마치 비밀암호처럼 구성되어 웬만큼 숙련되지 않으면 보통사람들이 알아듣기 어려웠는데, 오늘날 자기들만의 세계에서 독특한 말을 생산하고 있는 네티즌 세계의 폐인어와 흡사하다고 하겠다. 본글의 제목에서 나오는 '비지'는 써클에서 나온 그나마 가장 대중적인 용어중 하나이다. 부르주아를 칭하는 은어이기도 한데 여기선 보수권력 한축에 대한 비판적지지를 표명하고 있는 특정노선에 한정한다. 비지는 DJ정권이 들어서고도 계속되어 '맹지(맹목적지지)' 또는 '무지(무조건지지)'라는 세간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


오늘 "존경하는 자주 민주 통일전사 여러분!"으로 시작하고 있는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의 특별호소문이 발표되었다. 이 호소문을 보면서 필자는 마치 옛 써클운동 시절로 되돌아간듯한 착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아래는 호소문 주요내용이다.  


"...나라와 민중의 이익을 근본부터 파탄 내는 일마다 허울 좋은 국익의 이름으로 밀어붙였던 16대 국회였습니다... 한-민-자와 노-열우는 친미와 신자유주의를 신봉하고 노동자 농민등 민중의 입장보다 자본과 권력 등 기득권의 입장에 서 있는 점으로 보아 초록이 동색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저들 상호간에는 다음과 같이 명확한 차별성도 크게 존재합니다. 누가 더 군사정권에 뿌리를 둔 세력인가? 누가 더 615공동선언 이행에 적대적인 세력인가? 누가 더 근본적으로 반민중인가? 누가 망국적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의존하는 세력인가? 누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마저 독점하여 도둑놈 소굴로, 시궁창 국회로 만든 장본인인가? 이것들을 보면 그 차별성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탄핵정국은 탄핵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자주적 민주정부로 가는 대장정에서 눈앞의 정치적 이해타산에 얽매이지 않고 <친노 대 반노>가 아닌 <민주 대 반민주>로, 더 나아가 <부정부패 대 부패척결>로, <사대매국 대 자주애국>으로 확실하게 밀고 나가야 할 것입니다... 대의(大義)가 곧 대리(大利)입니다. 이 만고의 진리를 한 시도 잊지 맙시다. 자랑스러운 동지들의 힘찬 투쟁과 눈부신 승리를 기약하며 출진의 잔을 높이 들겠습니다. 자, 우리 모두 이 고귀한 잔을 함께 듭시다. 그리고 천지를 흔드는 함성 울리며 총진군합시다!"

솔직한 얘기를 해야겠다. 처음 이 호소문을 열어보고 든 느낌은 엉뚱하게 일제시대에 부역했던 유명문인들의 선동글이었다. 전국연합이라면 한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하는 반미/반일 민족주의 의식이 큰 단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필자는 왜 거꾸로 이런 명사들이 떠올랐을까. 그 가운데 대표적인 사람 둘만 골라 글 일부를 짧게 소개하자.


"이제/ 아세아의 큰 운명을 걸고/ 우리의 숙원을 뿜으며/ 저 영미를 치는 마당에랴// 영문(營門)으로 들라는 우렁찬 나팔소리// 오랜만에/ 이 강산 골짜구니와 구석구석을/ 흥분 속에 흔드네" <노천명, '님의 부르심을 받들고서' 중, 매일신보 1943. 8. 5.>


"한강을 넓고 깊고 또 맑게 만드신 이여/ 이나라 역사의 흐름도 그렇게만 하신 이여/ 이겨레의 영원한 찬양을 두고두고 받으소서// 이렇게 두루두루 나타나는 힘이여/ 이 힘으로 남북대결에서 우리는 주도권을 가지고/ 자유 민주 통일의 앞날을 믿게 되었고// 1986년 가을 남북을 두루 살리기 위한/ 평화의 댐 건설을 발의하시어서는/ 통일을 염원하는 남북육천만동포의 지지를 얻으셨나니// 이나라가 통일하여 흥기할 발판을 이루시고/ 쉬임없이 진취하여 세계에 웅비하는/ 이 민족기상의 모범이 되신 분이여!" <서정주, 전두환 탄신 56회 축시 '처음으로' 중>


오종렬씨의 논리 구사가 어쩌면 이들과 비슷한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필자 스스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국가와 민족애를 강조하며 군중감정을 고조시키는 기법과 '대의'라는 미명아래 국민행동 지향점을 내부권력자의 수호에 맞추고 있다는 점이 글자만 달리한 판박이다. 다만, 오종렬씨의 경우 다소 조심성을 보여 '초록이 동색'이라는 노동자 민중의 기본감정을 존중한 듯한 나레이션을 덧붙이고 있을 뿐이다. 특히 '출진의 잔' '고귀한 잔'으로 대미를 장식한 순서에 이르면 마치 오까모도미노루(박정희)가 출전을 앞둔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장에서 일본천황의 술잔을 받으며 감읍하고 있는 광경을 고스란히 연상시키고 있다. 네셔널리즘과 임페리얼리즘이 어떻게 만나고 파시즘의 자기동일성을 획득하는지 새삼 목격한다. 따라서 나는 오종렬씨의 입장을 비판할 필요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것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간다면, 한국의 진보정당 중심축 하나는 전근대적인 전체주의 나락으로 빠지게 된다는 아주 불길한 징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종렬씨는 한-민-자와 노-열의 명확한 차별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누가 더 군사정권에 뿌리를 둔 세력인가? 누가 더 615공동선언 이행에 적대적인 세력인가? 누가 더 근본적으로 반민중인가? 누가 망국적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의존하는 세력인가? 누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마저 독점하여 도둑놈 소굴로, 시궁창 국회로 만든 장본인인가?" 이 물음은 초점을 특정한 방향으로 몰아 자신의 입장에 유리하게 활용하기 위해서 던진 것이겠으나 게의치 않고 응하련다.


첫째, '누가 더 군사정권에 뿌리를 두었는가'하는 점은 '누가 더 군사정권의 통치스타일과 폐해를 갖고 있는가'하는 질문으로 풀을 수 있겠다. 만일 오늘날 어느 정당이 군대를 앞세우는 지배수단을 강조하고 있다면 그 정치세력은 군사정권에 더 깊은 뿌리를 두는 것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한국에서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지는 군사정권의 폐해를 오히려 자신의 양분으로 삼고 있는 세력은 어디일까? 필자는 탄핵주도권을 행사했던 민주당과 한나라당보다 노무현-열린우리당이 멀리있다고는 바라보지 않는다.


한나라당의 창설자인 이회창이 3당합당으로 문민정권을 낳은 김영삼과 결별했던 과정도 그렇거니와 YS마저도 정치군인의 핵심고리였던 하나회와 중앙정보부, 그리고 군대정보조직을 무력화시켰던 민간정부의 과도기적 인물이었기 때문이며 DJ-민주당과 함께 반독재 민주화운동의 선봉에 섰던 사람이다. 노무현-열린우리당의 출발점도 거기에 바탕하고 있었음은 물론이다. 3김이라는 지역분할 가부장권력이 문제였던 것이지 군사정권을 상기할 시점은 지나도 한참 지났다. 심지어 자민련의 김종필조차 80년봄의 주역 가운데 한사람으로 신군부의 피해를 받았고 지금까지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고 있다. 적어도 87년이후 한국정치는 군사정권의 잔재를 털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어쨌든 성공했다. 


오히려 근래들어 세계적 감축추세에 있는 군사비를 대폭 늘리며 사라졌던 국군의날 열병시위를 부활시키고 외국의 침략전쟁 도우미로 파병까지 결정하고 나선 정권은 노무현 한사람 뿐이다. 이것은 동티모르에 나간 소규모 평화유지군 성격도 아니다. 치안을 명분으로 한 명백한 살상 전투군이다. 따라서 '누가 더 군사정권이 뿌리를 두었는가' 즉, '누가 더 군사정권의 통치스타일과 폐해를 갖고 있는가' 하는 차별강조는 노무현정권의 본질을 은폐하고 군사쿠테타라는 위기상황을 연출한 정치적 군중동원 수사일 뿐이다.


둘째, '누가 더 615공동선언 이행에 적대적인 세력인가?'하는 질문이다. 6.15공동선언에 한나라당이 소극적인 건 사실이겠으나 적대적이진 않겠다. 만약 지난 정권의 북한 대결의식에 당면 탄핵사태가 연결돼 있음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라면 이것은 과녘을 제대로 맞췄다고 볼 수 없다. 우리가 알다시피 6.15공동선언은 1970년대초 박정희정권이 이룬 7.4남북공동성명의 연장이다. 7.4남북공동성명이 악명높은 유신체제를 낳고 김일성유일체제를 공고히 다졌음은 우리가 익히 인지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이제 6.15선언이 21세기 벽두의 민주당정권 재창출과 김정일정권의 대내외적 공증서로 작동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노무현의 탄생은 명백한 민주당의 것이며 열린우리당으로 분당하여 대통령 재신임을 묻고 있는 오늘의 정국은, 흡사 7.4공동성명 이후 이듬해 영구독재 쿠데타를 성공시킨 박정희의 그것과 비견될 수 있는 상황이다. 보기에 따라선 40년만에 재현된 현대판 유신체제며 보릿고개 농촌 새마을청년이 있던 자리를 광화문 노사모가 대체하고 있다고 여길 수 있다.


더구나 6.15공동선언은 필자가 여러차례 지적한대로 '남북한정권의 당면 이익을 충족시키기 위해 민족 절대 다수를 점하고 있는 노동자 민중들의 본원적 요구사항을 뒤로 미루었던 자본과 권력의 합작품'임이 충분히 증명되었다. 선언의 한 당사자인 DJ는 거듭된 실정과 민중저항으로 임기말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6.15를 낳는 산파였던 박지원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정몽헌 현대아산회장은 불법대북송금 문제로 15년형을 선고받고 수감중이거나 사업의 모든 책임을 묻어버리며 자살함로써 영화로운 삶을 마쳤다.


작금에 있어 6.15는 한국자본의 대북진출 계약서 역할을 하며 자본주의체제로 북한개방을 유도하는 고리로 작동되고 있을 따름이다. 오종렬씨가 소리높이 강변하는대로 '민주 대 반민주' '부정부패 대 부패척결' '사대매국 대 자주애국'의 대립각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뛰어간 것이다. 탄핵정국의 원천적 계기가 되었던 대통령 측근비리와 불법정치자금을 상대적 청렴으로 내세우는 것은 언어도단에 가깝다.   

          

마지막으로 '누가 망국적 지역주의와 색깔론에 의존하는 세력인가? 누가 민의의 전당이라는 국회마저 독점하여 도둑놈 소굴로, 시궁창 국회로 만든 장본인인가?"라는 항변에 댓구할 차례다. 망국적 지역주의는 보수정치권의 최후존재 방식이라는 데 동의할 것이다. 즉, 정치세력의 색깔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지역주의에 바탕한 보수정치권을 이 나라에서 퇴조시킬 수 없다. 지역주의에 단단히 기반하고 있기에 보수진보가 한울타리 아래 섞여 아무런 정책적 차이가 없는 권력다툼을 끝없이 벌이며 '국회를 독점하고 시궁창 같은 도둑놈 소굴'로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실상 색깔론은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보수일색의 국회를 민주적으로 만들어가는 가장 중요한 테마가 아니겠는가. 색깔론 없이 어떻게 진보세력을 국회에 들여다놓고 다각도에서 제기되는 국민의 뜻을 반영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전국연합은 사회주의 지향의 민주노동당에 몸을 담으며 다가오는 남북통일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는 그룹이다.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통일이란 무엇이 되겠는가. 궁극적으로 남북한 체제가 같은 정체성을 가지고 국정을 펼쳐가는 과정이 아니겠는가.


북한이 당장 붕괴되어 자본주의 사회로 편입되는 것이 아니라면 오종렬 방식의 단결은 자본주의를 몸통으로 한 '대의(大義)와 대리(大利)'이고 한국의 흡수통일을 의미하게 된다.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몰색갈'을 주창하고 있는 노무현-열린우리당과 6.15세력은 우리민족이 나아갈 이념을 해치는 가장 반동적인 종파라는 역설을 낳는 것이다. 따라서 오종렬씨의 '총진군'을 호소하는 '출진의 잔'은 '반민주-부정부패-매국' 세력을 겨누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정작 민주노동당 성곽안에 들어온 적진의 '트로이목마'라는 확증이 되고 만다.


글이 길었다. 당면정국에 임하여 '비지'의 망령에 사로잡힌 전국연합의 노선을 전면 폐기하고 새롭게 제출할 것을 바란다. 











6월 노동계에 그리고 국민들 데모크라이스트에 다시등장해서 똥물을 뿌릴 인물은 누구도 아닌


오종렬일것이다.... 항상 그래왔고 그래왔다..  오종렬이 다시나서는 순간 우리들에 요구는 요원해 진다.  국보법과 개망령에 사이에 상왕으로 군림해 온 인물  진보가 니들 손에는 떡고물주는 노예들일지 모르지만  우리는 더이상 이들에 볼모로 사는것을 단호히 거부해야한다.

 

                                                                                                            

 
오종렬은 민족주의자이며 본인 스스로 위대한 투쟁가인양 척하는 진보를 앞세워 지 뜻대로해온

권력에 미처 날뛴 인간일 뿐이다. 민중은 결토 바보들이 아니다. 단지 지켜본것을 보아온것을 이제 말하는것이 민중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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