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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전, 험한 바다 위에 띄워진 작은 배에서 노라도 젓는 격군이 되어 운명을 같이 하겠다는 마음으로 옛 진보신당의 당원이 되었습니다. 여러 역할들을 맡았지만 중심에는 문화예술위원회가 있었습니다. 당시 여의도 당사에 십여 명이 모인 준비모임을 시작으로, 수십 명으로 출발한 준비위원회, 그리고 수백 명 회원들로 확대된 정식 위원회에 이르기까지 2011년부터 소중한 동지들과 함께 문화예술위원회를 가꾸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이제 문화예술위원장 직에서 물러납니다. 당연히 중앙집행위원, 그리고 부문위원장들의 회의체인 부문위원회 합동운영위원회 의장도 사임하게 됩니다. (물론 요즘 이어지고 있는 사퇴들과는 결을 달리합니다.)

 


자부와 반성

 

뿌듯한 동시에 아쉬운 장면들이 많습니다. 매 선거마다 대규모 지지선언, 다양한 선거지원 등으로 결합하였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문화예술인의 당사자성과 예술노동의 가치’를 주창한 덕(?)에 위원장으로 추대되다시피 한 저 역시 ‘동원’에 가담한 셈이 아닌지 고민스러웠고, 이를 상쇄라도 할 수 있는 ‘예술인 의제의 핵심공약 포함’을 이끌어내지도 못했습니다. 우리당에서마저 그것은 후순위에 머물렀습니다. 노동당에서 규모로는 선두를 다툴 정도로, 아니 여타 진보정당들에선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문화예술위원회를 함께 만들었다고 자랑했지만, 정작 그 회원들을 위한 일상적인 활동의 장을 마련하진 못했습니다.
 
진보좌파정당의 발전과 부문의 연계성, 그 중요성을 인식하면서 2012년부터 부문활동선택제와 무지개기금제를 제안하였고, 현재 시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 제도를 모르는 당원들이 많고, 모든 부문위원회들이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지도록 계속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부문위원회들의 체계와 규모가 확연히 달라졌음에도 과소한 발언권을 수정하기 위하여 당규 등을 개정하였지만, 재정 지원은 빈약하고 의결기구 내 발언권은 (여성할당을 제외하면) 1/10 수준에 불과합니다. 아직도 부문의 과대대표성을 지적하는 분들은 체계의 정비, 증가한 회원 규모, 자발적 사업기금 확보 노력을 모르고 하는 말씀입니다. 이를 위한 제도가 부문활동선택제와 무지개기금제입니다.

 

생각날 때마다 가슴 아픈 장면도 있습니다. 몇 해 전, 여러 부문위원회 동지들과 함께 무지개페스티벌을 개최했습니다. 성대하진 않았으나 아름다운 하루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얼마 후, 그 행사를 함께 기획하고 준비한 고 김주영 동지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고 권문석 동지까지 갑작스레 세상과 작별하던 날에 저는,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 사람에 불과했습니다. 그래선지 더욱 고인들이 생전에 애썼던 장애인차별철폐, 최저임금 1만원과 기본소득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을 따름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자부심과 아쉬움 그리고 송구함이 뒤섞이지만, 자부심보다는 아쉬움이, 아쉬움보다는 송구함이 더 큽니다.

 


양해와 부탁

 

아시다시피 지난 당직선거에 대표 후보로 나섰습니다. 마지막에 47% 가까운 당원들의 마음을 얻었지만, 나머지 분들의 믿음까지 얻어내진 못했습니다. 전후로 문화예술위원장 직에 대하여 고민했습니다. 2011년부터 장기집권(?) 한 셈이지만, 회원 투표로 재선출되어 규약에 따르면 임기가 1년 반이나 더 남아 있었습니다. 해서, 고심 끝에 상반기에 사업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도록 하며, 하반기 초에 총회를 성사시키면서 물러나는 계획을 가졌습니다. 사업을 통해 위원회의 연속성 확보 채비와 자연스러운 차기 일꾼들의 등장을 돕고 물러나는 것, 이것이 마음 속 계획이었습니다. 그것이 3회까지 이어진 ‘레드어워드’에서 가지를 치기 시작한 ‘레드토크’입니다.

 

이러한 나름의 신년계획보다 조금 앞당겨 물러나게 되었습니다. 실은 두어 달 전에 운영위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결심한, 예정된 사임입니다. 그때 장담했습니다. “당내 일각에 장래를 불투명하게 보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노동당은 하반기에도, 그리고 내년에도 멀쩡하게 존재합니다.” 보십시오, 그렇게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문화예술위원회는 전국위원인 박성훈 직무대행이 업무를 맡고, 하장호 선거관리위원장이 차기 위원장 선거를 준비합니다. 노동당이 있어야 문화예술위원회도 있습니다. 흔들림 없이 우리위원회를 가꿔주시기 바랍니다.

 

문화예술위원장에서 물러나지만 2012년 1월부터 겸하고 있는 예술인소셜유니온 공동위원장으로 계속, 더욱 열심히 활동하고자 합니다. 노동당 당원들도 많고 활동반경 또한 넓은 예술인들의 노동조합입니다. 여기에서도 함께해주신다면 참으로 반가울 겁니다. (http://blog.naver.com/artist_union, artist_uion@naver.com) 마지막으로, 우리에겐 하고 싶은 대로 할 권리와 자격이 있으며, 어쩌면 의무일지도 모릅니다. 그럴 때에만 예술이, 문화가, 사회가 진보합니다. 극단의 선을 넘음으로써, 극단이 더 이상 극단이 아니도록 함으로써.

 

 

동지들, 고마웠습니다.
높이를 좇지 않고 깊이를 구하는 반동의 동반자가 됩시다.

 

 

  • 담쟁이 2015.07.13 10:31
    아름답게 그만 두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애쓰셨습니다.
  • 나도원 2015.07.13 15:18
    고맙습니다. 비상대책위원으로서 애 많이 쓰시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 rhyme 2015.07.13 11:57
    고생 많으셨습니다..
  • 나도원 2015.07.13 15:18
    변함없는 지지에 항상 고마워요.
  • 麻.苦 2015.07.13 13:38
    . . 어
    "아주아주 잘할 때까지 계속 (고생)시켜먹자!" ㅡ 그거이 나으 생각인디
    다른 일로 더 애쓰실꺼라고 보기땀시, 머라 하기도 그렇구
    좌우당간, 임기도 다 채우지 않고, 너무 자주 선거를 해오~ (못마땅!!)
    =.=;;
  • 나도원 2015.07.13 15:23
    아주아주 잘할 때가지 영구~할까요? ^^
    어차피 당내 보궐선거가 있을 테니 그때 같이 투표해주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여러모로 적극 참여해주시고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그래도 또 뵙도록 하겠습니다. 특별히 고마웠습니다.
  • 장시정 2015.07.14 10:02
    그간 애 많이 쓰셨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자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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