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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벼룩의 간을 내먹을 거제시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건의"

by 대변인실 posted Jun 04, 2016 Views 2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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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벼룩의 간을 내먹을 거제시의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건의"

지난 6월 2일 거제시는 최저임금 2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을 건의했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임금구조가 단순한 노무형태(알바)와 다양한 제조업 등은 최저임금 산정 시 업종별∙단계별 적용단가를 산정하여 차등 적용할 것’과 ‘최저임금 산정 시 상여금 등 제외항목 포함 검토’를 요청하고 있다.

거제시의 최저임금 차등 요구는 기본적으로 최저임금 삭감을 전제로 하고 있다. 업종별 차등이라는 것이 현행 시급 6,030원을 하한선으로 하여 그 이상으로 차등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6,030원에 상여금 등을 포함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급을 6,030원 이하로 지급하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거제시는 최저임금을 최소한 지급해야 하한선이 아니라 상한선으로 규정한 뒤 그 속에 모든 수당까지 포함하여 실질적인 임금삭감을 주장한 셈이다.

지난 2013년부터 알바연대와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을 요구하며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그 성과는 2015년 민주노총 총파업 요구로 자리잡았다. 2016년 4.13 총선에서는 노동당이 주요공약으로 제기했고 다른 야당들도 시급 1만원에 동조했다. 새누리당 조차 시급 9천원을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미국은 15달러, 일본은 1500엔을 요구하는 등 최저임금 문제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화두이다. 각 국 정부까지 나서서 최저임금 인상을 위한 법을 제정하고 정책을 펴고 있다.

거제시는 ‘조선업 불황으로 중앙부처와 경남도, 거제시 등에서 중소협력사를 찾아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최저임금(시간당 6,030원)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중소하청업체 노조나 노동자들과의 간담회를 했다는 이야기는 없다. 최저임금 선상에 허덕이는 알바,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삶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다. 2017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진행 중인 상태에서 노동계를 배제하고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에게 공문을 보내 자신들의 요구를 처리해 달라는 것은 매우 관료적이고 행정적인 태도이다.

노동자들에 대한 무시와 인식은 공문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알바’를  ‘단순노무형태’로 규정하고 최저임금 산정 시 차등적용 즉 상한선 기준 이하로 임금을 깎을 수 있다는 ‘착취와 약탈’의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알바생’이라고 표현하지 않은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 해야 할까? 저임금, 장시간 노동, 높은 노동강도, 산업재해, 인권모독, 성희롱 등 가장 밑바닥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알바노동자들을 ‘단순노동’으로 인식하고 있다.

하청노동자에 대한 인식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근 발생한 구의역 스크린도어 19세 정비 노동자 사망사건이나 남양주시 지하철공사 폭발사고 사망 사건 등은 저임금, 장시간노동과 산재가 빈발하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목숨을 걸고 일해야 하는 하청노동자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경제 불황 시기가 되면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은 당연히 삭감해도 되고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정리해고 1순위가 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부채질하고 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빈부격차, 빈곤화로 표현되는 전 사회적 불평등 구조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대안으로서 최저임금인상이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거제시는 세계적 흐름이나 국내 총선의 민의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 특히 생존의 벼랑에 서 있는 알바, 비정규하청노동자들의 쥐꼬리만한 최저임금 6,030원조차 깎겠다고 나섰다. 벼룩의 간을 내 먹겠다는 치졸함이다.

- 거제시는 노동자들에게 사과하고 최저임금 삭감 기도를 철회하라.
- 거제시는 조선업 불황과 맞물려 하청노동자들의 생계대책을 마련하라.
- 거제시는 중앙정부에 최저임금 삭감 요구가 아니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유지와 일자리 나누기 제도를 요구하라.
- 거제시는 국회와 중앙정부에 거제지역을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고용과 생계재난 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요구하라.
- 거제시는 생활이 막막해진 하청업체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해 지방재정과 중앙재정 지원 요청을 통해 ‘기본소득’ 개념의 생계비를 지원하라.

2016년 6월 4일
노동당 대변인실





<별첨 : 거제시에서 최저임금위원회에 보낸 공문 내용>

거제시

수신 :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경유)
제목 :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적용건의

조선업 불황으로 중앙부처와 경남도, 거제시 등에서 중소협력사를 찾아 간담회를 개최한 결과 최저임금(시간당 6,030원)에 대한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아래와 같이 검토를 요청하오니 처리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  래  -

가. 건의 사항

o 현행 최저임금은 1개월을 초과하여 지급하는 정근수당, 근속수당, 상여금,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지급하는 연장수당, 야간수당, 휴일수당 및 연차수당 등을 최저임금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제조업은 제외항목이 월 급여(연봉)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인건비 부담을 크게 받고 있는 실정임.


나. 건의사항

o 임금구조가 단순한 노무형태(알바)와 다양한 제조업 등은 최저임금 산정 시 업종별∙단계별 적용단가를 산정하여 차등 적용

o 최저임금 산정 시 상여금 등 제외항목 포함 검토


다. 참고사항 : 단순 노무형태(알바)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산정하고 있어 중소업체 자금난으로 불만 가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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