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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논평]
‘연동제’라는 이름을 더럽히지 말라!
- 시대적 요구인 평등선거 외면하는 국회 선거구 협상

국회 선거구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 그런데 협상이 진행되면 될수록 사표 방지를 통한 평등선거 구현이라는 시대적 요구와는 동떨어진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새누리당과의 협상에서 18%에 불과한 현행 비례대표 의석수를 오히려 줄일 수 있다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선거제도 협상은 이미 큰 틀에서 어그러지게 되었다. 여기에 현행 비례대표 의석수를 전제로 한 ‘50% 연동제’ 도입을 차선으로 수용할 수 있다는 태도를 보인 정의당 역시 몇 석의 의석수 확보에 연연해 선거제도 개혁의 대원칙을 버렸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노동당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 정수를 동수로 했을 때에만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구현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독일이다. 독일의 연동형 선거제도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각각 절반으로 우선 설정하고, 비례대표 의석의 배분에서 지역구 1위 당선자의 의석을 일단 빼고 난 후 당선자 숫자가 정당의 전국득표율보다 적은 경우에 대해서만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하는 제도이다. 물론 지역구 당선자 숫자가 전국득표율보다 많으면 초과의석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예외를 제외할 때 의석 숫자는 정당의 전국득표율에 따라 배분된다. 이렇게 했을 경우에만 연동제는 표의 등가성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평등선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300석 중에서 불과 54석을 비례대표로 할당한 우리나라 선거제도에서, 더구나 이 의석마저도 더 줄이겠다는 양당의 잠정 합의 상황에서 얼마 안 되는 비례정수 안에서 연동제를 하느냐 마느냐는 사실 선거제도 개혁으로서의 큰 의미는 없다.

선거제도는 민주주의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근거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현행 국회의원 선거제도는 지역구 단순다수제를 기본으로 20%도 안 되는 비례대표를 가미한 기형적인 구조로 설계되어 거대 보수 양당의 기득권을 재생산하고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과 확장을 막는 불평등 기제로 작동해왔다. 현재 진행 중인 노동개악 국면이 잘 보여주듯이 이와 같은 선거제도는 정책적 지향에서 별로 차이가 없는 신자유주의 양당의 지배체제를 고착시키고 진보정당은 정치의 주변부로 내몰렸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선거제도 협상은 반민주적·불평등 선거제도를 바로잡는 것이 아니라 원내정당끼리 기득권을 미세 조정하는 줄다리기에 다름 아니다. 비례의석 축소를 전제하고 줄어든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 대해서만 연동제를 말한다면 정의당마저 평등선거 구현의 대원칙을 방기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노동당은 모든 국회의원을 비례대표로만 뽑는 전면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구 선거제도를 유지하는 경우라도 전체 의석수를 정당득표율에 일치시키는 완전 비례대표제를 해야만 평등선거라는 점과, 그러기 위해서는 비례대표 의석수를 지역구 의석수만큼 늘린 후 연동제를 실시해야 한다는 점을 밝혀 둔다.

2015년 12월 22일
노동당 정책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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