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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그나마 부족한 최저임금 깎겠다는 건가?
- 최저임금 1만원 달랬더니 숙식비까지 포함시키려고

지난 달 8월25일, 노동부는 최저임금 제도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라고 했더니 실질적으로 깎겠다고 달려들고 있다. 최저임금법은 임금의 하한선으로 그 이상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은 실질적으로 상한선 구실을 하고 있다.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들도 수백 만 명에 달한다.

1988년 최저임금법이 제정된 이래 26년 동안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된 최저임금으로는 노동자들의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없었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도 최저임금 결정시기가 되면 현실적 조건을 감안해 노동자평균 임금의 50% 수준을 요구하였다. 2013년부터 알바노조가 노동자 생활임금으로서 시급 1만원을 요구하며 2년 동안 줄기차게 투쟁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노동계는 가당치 않은 주장으로 치부되었다.

그러다가 2015년 민주노총 첫 직선 집행부가 총파업 요구로 최저임금 1만원을 내걸면서 사회적 의제로 확산되었다. 2016년 노동당이 최저임금 1만원법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다른 야당들도 시차를 두고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지난 7월 5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국회결정법 발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7월 19일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과 야3당 환경노동위원회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저임금 결정방식과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최근에는 경기도가 현재 7030원인 생활임금을 3년 내에 1만원으로 하겠다고 발표했다.

최저임금법 1조(목적)는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지금의 최저임금 시급 6030원으로는 생활안정은 말할 것도 없고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기대할 수 없다. 거기다가 국민경제발전까지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이다. 6030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유통기한 지난 삼각 김밥을 먹어야 하는 알바노동자들에게 ‘노블리스 오불리제’라니!

동법 4조(최저임금의 결정 기준)는 ‘근로자의 생계비, 유사 근로자의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 등을 고려하여 정한다’고 되어 있다. 그러나 2015년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한 미혼단신노동자 월 생계비는 150만원이었지만 실제 시급 5580원을 기준하면 월 116만원에 불과했다. 생계비 충족율은 77%에 불과했지만 버젓이 통과시켰다. 경영계는 월 생계비를 96만원이라 주장했는데 생계비 121%를 충족하니 매달 20만원을 저축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니 노동자들은 노랫말 가사에는 ‘(최저임금) 그 돈으로 니가 한 번 살아 봐!’라고 외친다.

동법 6조(최저임금 효력) ①은 ‘사용자는 최저임금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수백 만 명의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잠재적 범법자가 수백만 명이라는 의미다. 당연히 법을 위반하면 처벌을 받는다. 노동부가 이를 안타깝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이번 최저임금 제도개선이 잠재적 전과자를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 기준을 낮추려는 의도가 아닌지 궁금하다.

현행법상 최저임금은 기본급과 매월 1회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수당만을 포함하는데 그 동안 경영계가 주장한 바대로 상여금, 식대, 숙식비 등을 포함하는 제도개선이라면 제도개악이 명백하고 현재의 광범위한 최저임금법 위반을 합법화 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 노동개악을 ‘노동개혁’으로 최저임금제도 개악을 ‘제도개선’으로 바꾸는 것이 ‘창조경제’인가?

이런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지난 6월 2일 2016년 최저임금 2차 전원회의를 앞두고 거제시가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앞으로 공문을 보내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공문 내용에 따르면 ‘임금구조가 단순한 노무형태(알바)와 다양한 제조업 등은 최저임금 산정 시 업종별∙단계별 적용단가를 산정하여 차등 적용할 것’과 ‘최저임금 산정 시 상여금 등 제외항목 포함 검토’를 요청하였다. 업종별 차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최저임금에 여러 가지 항목을 포함시키는 것은 노동부 제도개선 연구용역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는 명백하게 최저임금 인상 반대를 넘어 최저임금을 깎겠다는 발상이다.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요구가 단순히 알바노조만의 요구가 아니라 전 노동계 그리고 전 국민적 요구로 일반화되자 자본은 노동부를 통해 최저임금 삭감을 공격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그러나 논평이나 여러 비판 적 글에서 표현했듯이 ‘벼룩의 간을 내 먹을 일’이다.

최저임금법의 ‘결정 기준’이 정한 바대로 ‘생계비,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현실화해야 한다. 노동부가 당사자인 노동자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도 배제한 채 관변 연구기관을 앞세워 최저임금을 삭감하는 짓을 한다면 알바노종자들을 비롯한 저임금노동자들의 강력한 저항에 부딪칠 것이다. 법이 정한 ‘결정기준’에 다 나와 있다. 더 이상 무슨 제도개선이 필요한가? 노동부는 더 이상 자본의 노동자 착취에 앞장서지 말라!

(2016.9.6.화, 노동당 대변인 허영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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