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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인천시의회는 기업과 보수 개신교의 압력에 굴복해 '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안)'의 처리를 보류했습니다. 기업과 보수 개신교에서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기업은 청소년들에게 반시장-반기업 정서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 보수 개신교는 조례안의 모법이 되는 국가인권위법에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등에 따른 차별 금지가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동성애를 옹호하고 조장할 수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습니다. 

참 어이없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인천시의회가 기업과 보수 개신교의 압력에 굴복하며 시의회로서의 의무를 져버렸습니다. 시의회가 의무를 져버린 것은 청소년노동인권조례 만이 아닙니다. 인권조례(안)이 본의회에 상정되었을 때도 보수 개신교의 외압을 이기지 못하고 부결시킨 적이 있었습니다. 결국 인천시는 인권조례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유일한 광역자치단체로 남아있습니다. 

청소년 노동인권조례 역시 어이없는 이유를 들어 몇몇 단체들이 반대했고 시의회가 처리를 보류했습니다. 작년 본회의에 상정되었던 청소년노동인권 조례는 '인천지역 청소년들의 노동인권 보호와 노동 환경 개선'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정기적 노동인권교육 및 청소년 노동인권 실태조사 실시, 청소년 노동인권 친화적 작업 환경 조성 등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는 조례안입니다. 


조례에서는 '청소년 노동인권'을 "청소년이 노동자로서 정당한 대우와 권익을 보장받고 인권 친화적 환경에서 노동할 수 있는 권리"로 명시하고 있으며, 관련 규정의 경우 청소년 기본법과 청소년 보호법을 따른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을 내용으로 한 조례를 운영 중인 지방자치단체는 열 두곳에 달합니다. 기업과 보수 개신교의 우려와는 달리 긍정적인 효과를 낳고 있습니다. 

청소년 노동과 관련된 자료를 검색해 보면 청소년들이 얼마나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지, 노동자로서 제대로 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누비는 배달 알바부터 편의점, 주유소, 음식점, 택배 물류센터 등 위험한 노동을 하고 있는 청소년의 수가 상당합니다. 작년 구의역 스크린도어와 얼마 전 여수에서 산업단지에서 자살한 청년은 특성화고를 다니면서 일찍 취업전선에 뛰어든 청년들입니다. 노동시장에서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비율은 결코 낮지 않은데도 학교에선 ‘노동’을 잘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조사에 의하면 청소년을 고용한 사업장 중 절반이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청소년들이 부당한 대우를 당하고도 제대로 항의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일하고 있는 사업장에서 임금체불, 근로시간 규정 미준수, 근로계약서 미작성 등의 근로기준법 위반 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담이나 진정을 통해 자신의 권리를 구제받으려는 청소년은 찾기가 어렵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노동관계 법령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것입니다. 학교에서 노동인권교육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례안에서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청소년들이 자신이 권리를 침해당했는지 여부를 스스로 파악하는 것이 권리를 찾아가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알바노조, 청년녹색당, 인천녹색당은 오늘부터 시작된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청소년 노동인권 보호 및 증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당이 미리 청소년조례제정의 움직임에 함께 했더라면 공동으로 참여했을텐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기자회견을 함께 하면서 청소년들의 노동인권이 지켜질 수 있도록, 청소년이 노동인권만이 아니라 자신의 권리를 지켜나갈 수 있도록 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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