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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노동자로 삶이 힘겹지만 옳은 것이 존재함을 보여주고 싶다”
 김연세 기자 kys@kyunghyang.com

 청운의 꿈을 품은 젊은 시절 인연을 맺게 된 인천 부평은 그에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 땅에선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게 힘들더라구요.”

서울이 고향인 방종운씨(52·사진)는 20대 중반 ‘당시 잘 나가던’ 대우자동차에 취직하면서 부평구에 정착하게 됐다. 생산라인에 근무하던 방씨는 회사의 인사정책에 반기를 들다 입사 4년 만에 해고됐다.

운이 좋았는지, 대우차 해고 5개월 만에 부평에서 일렉(전자)기타를 생산하는 콜트악기에 입사했다. 1987년 일이었다.

방씨의 순탄치 않은 회사생활은 콜트악기에서도 이어졌다. 노조 지회장을 맡은 그는 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 회사에 반발하다가 안기부(지금의 국정원)에 끌려가기도 했다.

노조의 존재 자체를 못마땅해 했던 경영진은 지난 2007년 직원 21명을 해고했다. 노조 지회장을 맡고 있던 방씨는 해고되지 않았으나 회사가 부평공장을 아예 폐쇄하고 생산기지를 인건비가 싼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사실상 해직 상태에 놓였다.

그리고 이들의 힘겨운 복직투쟁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법원이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데도 회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사람은 내쫓고 오직 이윤만을 쫓는 기업가를 법이 도와주면 안 된다”며 “옳은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콜트악기 노조에 따르면 이 회사 최고경영자는 한국 부자순위 120위권에 든다. 방씨는 “전 세계 기타시장 점유율 30%을 차지하는 동시에 차입금 의존도 0%, 금용비용 0%를 자랑하는 회사가 어렵다며 문 닫은 상황”임을 지적했다.

그는 “회사는 법정폐업은 하지 않은 채 해외공장을 통해 신상품을 쏟아내며 영업을 하고 있다”며 “이런 사례를 다른 기업들이 벤치마킹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도 복직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1명 해고자를 살리기 위한 지회장 방씨의 노력은 해외원정투쟁으로 이어졌고 독일, 일본, 미국의 노동자들과 한인 교포사회의 지지도 받은 바 있다.

인정받는 기술자로 성공하겠다는 포부로 ‘제2의 고향’ 부평에서 30년 가까이 일해 온 방씨의 한 달 수입은 금속노조에서 생활보조비로 지급받는 90만 원이 전부다.

“자고 나면 불안한 노동자의 삶은 둘 중 하나라고 봅니다. 체념하고 살든지, 아니면 싸워서 바꾸든지….”

ⓒ 경향신문 & 경향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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