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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눈물짓고 만 '울보' 홍세화

posted Nov 21,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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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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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9 10, 진보신당은 경찰이 쌍용차 해고노동자 분향소를 군홧발로 짓밟은 대한문 앞에서 경찰 만행을 강력 규탄하는 기자회견 겸 유세를 가졌다. 또한 이 자리에서 1만 노동자의 진보신당 지지선언문도 함께 발표했다.

 

기자회견장에서 진보신당 비례대표후보이기도 한 홍세화 대표는 어떤 희망이 이 절망을 위로하랴 : 1만 노동자 지지선언에 답합니다 제하의 글을 낭독했다.

 

이 글에서 홍세화 대표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말합니다. 야당의 승리, 정권 교체가 쌍용차 문제를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것일까요? 배제되고 쫓겨난 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이 절망, 이 한 없는 절망의 실체는 무엇일까요?”라고 물음을 던졌다.

 

이 물음은 뼈아픈 자기성찰로 이어졌다. “세상의 참혹함과 잔인함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죄가 되는 시대도 있지만,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 채 수없이 많은 들이 회자되기만 하면서 죄를 은폐하는 시대도 있습니다.”

 

오늘, 1만 노동자들이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선언문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지지는 진보신당이 아무런 과오도 없어서, 죄사함을 받아서 얻어낸 지지가 아닙니다.”

 

그러면서 홍세화 대표는 진보신당의 다짐을 전했다. “노동자 여러분, 저희가 먼저 변하겠습니다. 이 죽음들을 더는 이야기 속에만 가두지 않기 위해서 판을 다시 짜겠습니다.”

 

이 낭독문을 읽는 홍세화 대표의 음성은 떨렸다. 눈가에는 눈물이 맺혔다. 그럴 수밖에 없는 자리였다. 쌍용차의 스물두 번 째 죽음을 추념하는 자리였고, 이명박 정권이 그 추념조차 허락하지 않는 만행을 저지른 자리였기 때문이다.

 

울보 홍세화의 낭독을 들으며 모두들 숙연해지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오직 경찰만은 이에 대해 두 차례의 해산 경고 방송으로 응답했다. 경찰의 위협은 기자회견 내내 계속됐다. 


20120409141715_6359.jpg ▲ 기자회견장에서 낭독하는 홍세화 대표

 

기자회견 끝나고 예정에 따라 청와대 앞 유세를 펼치려던 진보신당 유세차량에 대해서도 경찰은 방해로 일관했다. 선관위 직원이 경찰이 선거운동을 방해한다며 또 다른 경찰을 부르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함께 울고 함께 싸우는 것이 제대로 된 진보 정치의 출발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어느 봄날 대한민국 중심가의 풍경이었다. 


20120409141818_6692.jpg ▲ 쌍용차 노동자 영정 앞의 홍세화 대표

 

아래는 홍세화 대표 낭독문 전문.


어떤 희망이 이 절망을 위로하랴
1만 노동자 지지선언에 답합니다


지난 30일, 또 한 사람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스물 두 번째라고 합니다. 
3년이란 짧은 시간동안, 해고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질병, 우울증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들,
도대체 어떤 절망이 이 사람들을 호명하였을까요. 
낭떠러지에 선 그들을 등 떠밀어, 차곡차곡 주검으로 쌓이게 할까요. 
그리하여 이제는 이름보다 숫자로 목숨을 헤아리고 기억하게 할까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들에게 더 절망할 기력이나 남아있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말해야 할 사람들이, 해야할 말들은 다 했습니다. 
정리해고는 사회적 살인이라고, 이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더 이상의 죽음의 행렬을 막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하고, 
살아버티고 있는 이들에 대한 연대도 촉구합니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말합니다. 
야당의 승리, 정권교체가 쌍용차 문제를 그리고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으로 충분한 것일까요? 
배제되고 쫓겨난 자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절망, 이 한없는 절망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세상의 참혹함과 잔인함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 죄가 되는 시대도 있지만,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못한 채 수없이 많은 ‘말’들이 회자되기만 하면서 죄를 은폐하는 시대도 있습니다.


군사독재가 피묻은 몽둥이를 들어 침묵을 강요하는 시대는 적어도 이제는 끝났습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죽음이 정권과 자본권력에 의한 살인이라고, 사회적 타살이라고 
첫 번째 주검 앞에서도, 두 번째 주검 앞에서도, 그리고 오늘 이 스물 두 번째 주검 앞에서도
우리는 매번 주장하고, 분노했습니다. 
하지만 그 분노는, 낭떠러지에 매달려 있는 저 사람들의 죽음을 멈추게 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우리는 이 시대의 고통과 절망의 한복판에서, 
생존의 최전선에서 거듭날 수 있을까요?
망자와의 진정한 연대는 어떻게 가능할까요?
그것은 오로지 자신의 동지들이 눈앞에서 떨어지는 것을 본 김진숙 같은 사람들만의 몫일까요?


오늘, 1만 노동자들이 진보신당을 지지하는 선언문을 보내왔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지지는 진보신당이 아무런 과오도 없어서, 
죄사함을 받아서 얻어낸 지지가 아닙니다.


정리해고로 죽음을 강요당하는 시대, 
비정규 불안정 노동으로 희망이 사치가 되는 시대, 
잠도 못 자게 하는 야간노동을 강요하는 야만적인 시대, 
아무리 발버둥쳐도 기본 생계비도 나오지 않는 빈곤의 시대, 
이 야만의 시대가 더 이상 계속 되어선 안된다고, 
그 역사의 짐을 함께 짊어지겠다는, 
함께 죄값을 갚아나가겠다는 무거운 연대의 약속입니다.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김순자 후보님께서 진보신당 비례대표 1번 출마를 수락해주신 것 또한,
‘비정규직을 위한 정치’가 아닌 ‘비정규직이 직접 나서는 정치’를 결심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진보신당을 지지해주신 1만인 노동자, 
그리고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하신 비정규직 청소노동자 김순자 후보와 함께
진보신당은 정리해고 ․ 비정규직 철폐의 최전선에서 싸우겠습니다. 
일터에서 쫓겨나고, 이에 저항하다 잔혹하게 죽임을 당하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노동자 여러분, 저희가 먼저 변하겠습니다. 
이 죽음들을 더는 이야기 속에만 가두지 않기 위해서 판을 다시 짜겠습니다. 
더 많은 절망이 죽음들로 변하기 전에 희망의 얼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 저희들의 연대를 지지해주시기를 간절히 호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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