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23일, 진보신당이 재창당 대회를 엽니다. 새 당명과 강령, 강헌을 갖추고 진보좌파정당의 기틀을 다시 바로세웁니다. <사랑과 혁명의 정치신문 R>에서 당원들이 말하는 재창당, 당원들의 바람과 목소리를 기록하고 기억하고자 합니다.
 
지난 6일 박은지 부대표가 인천 당원들을 만나고 왔습니다. 안건토론회에 함께 했던 영종당협 최애란 당원이 보내온 토론회 스케치입니다. 

 
당이 재창당을 한다는데 설레임도 없고 “가야되는 거지?”하는 이 들쩍지근한 느낌은 뭘까. 묵직한 마음이었으나 차를 가지고 갈 수 있는 당원이 나서 주어 외롭지 않게 출발한다. 가는 내내 재창당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말이다.
 
장소에 도착하니 걱정했던 것보다는 당원들이 많이 나왔다. 30여명의 당원들이 모여 박은지부대표의 설명을 듣는다. 우리당의 부대표는 시종일관 씩씩하다. 필요 이상 비관적이지도 않고 무책임하게 낙관적이지도 않은 톤이다.
 
수정된 당헌에 대해 몇가지 질문과 설명이 오고 갔다. 질문이 뜸해진 틈에 나도 모르게 질문 하나가 튀어나왔다. “이번 당명은 얼마나 갈까요?” 분위기 싸늘하다. 슬쩍 미안해져서 일어나 정식으로 질문해본다.
 
“처음 다섯 개 당명이 선정되는 과정에 당원들의 참여가 저조했던 것으로 압니다. 지역에서도 당에 대한 관심이랄까? 참여도는 높지 않습니다. 중앙에서 체감하는 분위기가 어떤지 궁금하네요.” 다음 대선까지 우리당은 어떤 풍파를 겪을까? 또는 풍파를 비껴가기 위해 주눅 들지는 않을까? 더 묻고 싶었지만 그만둔다. 만족스러운 답을 얻을 것 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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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당의 발전전망에서 부대표는 선거일정을 기준 삼아 설명했고 당원들은 중장기적인 발전 전망이나 과제가 제출 되지 않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혹시 당원님이 생각하시는 전망이나 과제가 있으세요?”라고 부대표가 진지하게 묻는다. 속으로 웃음이 터져나왔다. 정말 진지하게 물었기 때문이다.
 
지도부나 전국위는 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꼭 실력이 없어 못하는 것 같지도 않다. 우리당은 있는 실력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젊고 신명나는 정당이 아니다. 우리당은 도전을 응원하지 않는다. 구사회당과 구진보신당의 결집력은 아직 검증되지도 않았다. 조금은 답답한 토론회였다.
 
뒤풀이도 참석 못하고 서둘러 돌아오는 길에 문득, 매미가 생각났다. 이유는 알 수 없다. 여름 한철 살겠다고 땅속에서 살았을 7년 동안 무엇을 했을지 궁금해졌다. 매미는 나무껍질에서 태어나 땅속으로 들어간다. 오줌과 흙을 진흙처럼 빚어서 땅 속에 안전한 집을 만들고 나무뿌리에서 즙을 빨아먹으며 자란다. 3~7년, 어떤 놈은 17년까지도 혼자 만들어놓은 집에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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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땅속에서 생의 대부분을 혼자 사는 놈이다. 그것도 열 다섯 번이나 탈피를 한단다. 매미를 생각할 때 날개달린 놈만 떠올리는 건 틀렸다. 99%의 시간을 살았던 유충의 모습이 매미다.
 
안전한 땅속으로 기어들어갔지만 짝짓기를 하고 번식을 하려면 집을 버리고 나와야한다. 저녁 해질녁에 시작하여 다음날 새벽녘에 마무리된다는 탈바꿈.
 
등을 가르고 날개달린 매미로 탈바꿈하는 중에도 위험을 감지하며 조마조마 했을 것이다. 그러나 혼자 죽지 않으려면 기어 나와야 하고 기다려야 하고 울어야 한다. 옷을 열 다섯 번이나 갈아입는다는 대목에서 혼자 꽤 오래 웃었다.
 
‘매미당’ 하자고 할 껄 그랬나? 땅 위로 나올 때가 된 매미가 아니라 이제 알에서 나와 땅으로 기어들어가는 매미 말이다.
 
 
 
[ 최애란 (인천시당 영종당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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