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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새로운 정치는 어디서 시작하는가: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부쳐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것은 대개 몹쓸 짓으로 치부되기 때문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새로운 정치’에 대한 모든 사람의 열망이기에 안철수 의원의 탈당은 이야기할만한 사태이다.

솔직히 말하면 안철수 의원이 왜 탈당했는지 모르겠다. 그 이유는 그가 말하는 ‘새로운 정치’가 무엇인지 모르기 때문이며, 그가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요구하는 혁신이 무엇인지 모호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주 모른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당권, 나아가 대권 후보가 되는 데 현재 당의 구조나 구성이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정치라는 게 그런 것 아닌가?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도 왜 자신이 나서서 해야 하는지, 대의제하에서 왜 자신이 대표자가 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하고 지지를 구하는 게 현재의 정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런 자기주장은 당대의 과제, 대중의 열망과 만날 때만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안철수 의원에게는 그런 것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몇 년 전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열광했던 이유를 짚어보자. 분명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서 ‘새로운 정치’에 대한 어떤 가능성 혹은 이렇게 말해도 된다면 향기를 느꼈다. 물론 그 이유는 안철수 의원의 개인사(personal history)에서 찾을 수 있다.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의 개발자이자 성공한 사업가, ‘융합’이라는 새로운 분야의 교수 등 시대에 맞는 성공을 거둔 이력이 분명 호소력이 있었다. 

이보다 더 큰 이유는 그가 정치에서 ‘새로운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그건 반대로 기성 정치인들, 즉 한국의 정치 계급이 그만큼 대중의 불신을 받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것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부패와 무사안일에 빠지지 않은 사람을 찾기는 ‘낙타가 바늘귀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정치 구조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까지 그렇게 만들거나,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변화를 원하고 있고, 그런 열망에 부합하는 이미지의 인물을 찾아냈다.

정치권에 진입한 안철수 의원의 행보는 이에 부합하지 못했다. 물론 그가 말하는 것처럼 기성의 구조와 인물 들이 끊임없이 그의 ‘혁신’ 노력을 방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한 일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이게 왜 그가 탈당하는지 모르겠다고 한 이유이다. 가끔 엉뚱한 소리를 한 것 이외에 그가 시대의 과제에 대해 말한 적이 있는가? 과거에 토크쇼를 하며 전국을 다닐 때처럼 대중과 만나 그 열망을 들은 적이 있는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가 꺾였다고 말하는 것은 그리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새로운 정치’를 원한다. 그건 지금이 위기일 뿐만 아니라 탈출구도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삶의 지혜에서 나오는 열망이다. 그러니 ‘새로운 정치’는 여기에 답할 때만 가능하다. 그리고 새로운 인물은 이런 열망을 커다란 움직임으로 형성할 수 있을 때만 진정으로 새로울 수 있을 것이다. 탈당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이 “고난의 길을 가겠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고난의 길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하지만, 최소한 우리가 가야 할 고난의 길이 무엇인지는 안다. 소수의 재벌과 정치 계급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람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체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그것이다.

2015년 12월 14일
노동당 대변인
안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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