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6월 30일(토) 용산CGV <두 개의 문> 진보신당 대관상영을 제안하고 추진한 손지후 당원이 용산참사 유가족 영신씨에게 보내는 편지의 형식으로 <두 개의 문> 관람과 남일당 추모제에 대한 후기를 보내왔습니다.


영신씨, 지후입니다.


<두 개의 문> 극장 개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상징적인 장소인 용산에 이 다큐가 상영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어요. 남일당 현장과 가장 가까운 용산CGV에서 사람들이 다큐를 만나면서 엄청난 재개발의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처럼 서둘러 진행된 강제철거가 결국 3년이 지나 황량한 공터로 남아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게 하고 지금도 여전히 동일한 자본의 프레임의 현장으로 싸우고 있는 용산3구역을 사람들이 대면했으면 싶다는 의도가 있었답니다. 그리해서 개봉 첫 주의 매진사례와 이를 기반한 전국 극장 개봉관 확대와 더불어 용산CGV로 반드시 보내야 한다는 마음이었어요.


20120702173247_1955.jpg ▲ 용산참사가 있었던 남일당 자리 부근의 버스터미널. 엄청난 재개발의 유토피아가 도래할 것처럼 서둘러 강제철거가 진행되었고 그 과정에서 참사가 벌어졌지만, 남일당 자리는 결국 3년째 황량한 공터로 남아있다.



용산CGV 상영에 대해 이런 저런 고민을 하던 차에 극장이 상영을 결정하기 전에 우리의 힘으로 먼저 보내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국회의원 하나 없고 정당 등록도 취소되어 재창당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진보신당의 당원들의 십시일반의 힘으로 대관료를 모아낸다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 싶었고 같은 것을 보고 각자 느낀 감정 그대로 온전하게 마음에 담아, 죽은 이들을 추모하고 갇힌 이들에게 당신들의 잘못이 아님을 그리고 하루 빨리 나올 수 있기를 기도하고 유가족들을 만나 그들을 외롭게 두지 말아야 할 것에 대해 너도 나도 남일당 공터로 촛불을 켜서 걸음했으면 좋겠다는 의도로 당에 제안을 하게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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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173746_1420.jpg ▲ 진보신당 당원들이 모금운동을 벌이고 시민들까지 십시일반 보태어 용산CGV 211석 규모의 상영관에서 <두 개의 문>을 걸게 되었고, 전화, SNS, 홈페이지로 티켓신청이 쏟아졌다.
20120702180755_7994.jpg ▲ 영화 시작 전 배급사와 감독의 무대인사. 맨 오른쪽이 손지후 당원, 가운데가 <두 개의 문> 김일란 감독 (연분홍치마)이다.


재창당과 당사 이전 및 하반기 사업 준비에 분주할 당직자들의 처지와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어쩌면 무리한 평당원의 요구였을 수도 있는 것을 받은 중앙당이 흔쾌하게 이후 실무 준비를 해주셔서 211석이 90% 채워졌고 이후 100명 이상이 남일당 공터로 촛불과 추모와 애도의 꽃을 들고 긴 행렬을 만들어 걸어가 유가족을 만나 무사히 마음을 모을 수 있었답니다. 

영화관람부터 남일당 공터까지 함께 했던 영신씨에게 <두 개의 문>이 얼마나 많은 감정을 불러올지, 다시 그 기억을 안고 참사의 현장으로 가자고 하는 것이 얼마나 가혹할 수 있는지 하염없이 걱정을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일정이 모두 끝나고 영신씨가 저에게 오늘에서야 제대로 다큐를 볼 수 있었으며 왜 용산CGV에서 <두 개의 문>을 상영하고자 했는지 이제 알 것 같다고 말씀하셨죠. 자발적으로 긴 행렬을 만들어 촛불을 들고 횡단보도를 건너오는 사람들의 마음과 많은 이들이 용산을 잊지 않고 다시 진실에게로 불려나오고 있다는 것을 부디 영신씨가 눈으로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덜 외로웠으면 저는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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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181113_2980.jpg ▲ 영화관람 후 용산참사가 벌어진 남일당 자리로 향하는 사람들.
20120702181228_0267.jpg ▲ 용산참사가 있던 남일당 자리는 현재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진보신당의 용산CGV 첫 사례로부터 계속 대관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너무나 반갑고 고맙고 그렇답니다. 현장모금을 종잣돈으로 당원들과 함께 또 다른 대관을 이어가볼 작정입니다. 일터에서 짤리고 삶의 터전에서 내몰리는 처참한 현실 속에서 우리는 이것을 능히 바꾸어 다른 세상으로 향할 것을 믿습니다.


그러하기 위해 우리는 먼저 참사에서 책임이 있으나 책임을 지지 않은 이들을 불러내어 다시 사회적 심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쌍차, 강정, 용산 모두 동일한 책임의 문제가 횡단하고 있겠지요. 이를 돌파하는 데 진보신당 당원의 정체성과 자긍심으로 함께 하고자 합니다. 진상규명되는 그 날까지 영신 씨의 곁에 머물겠습니다. 부디 마음을 다잡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두 개의 문>을 통해 다시 우리의 힘으로 진실을 파헤칠 수 있는 증인으로 스스로를 소환시킬 수 있도록 애써봤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긴 세월 버티어주셔서 너무나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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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2181933_4654.jpg ▲ 남일당 공터 앞. <두 개의 문>을 만든 김일란 감독이 발언을 채 끝맺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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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지후 (진보신당 당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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