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정당공천제' 그리고 여성의 정치참여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에서 주최하는 제1회 여성정치포럼에 시당 공동위원장으로 다녀왔습니다. 여성의 정치참여와 정당의 역할, 그리고 요즘 뜨거운 감자인 정당공천제 폐지 논란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김종남 선생님이 사회를 보시고, 플로어까지 모두 자기 소개를 한 후 '정당공천제와 여성'이라는 배재대 유진숙 선생님의 발제를 시작으로 김은희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공동대표가 지정토론, 저와 통합진보당 대전시당 홍춘기 여성위원장, 진보정의당 대전시당 최순애 당원의 자유토론에 이어 참여자 토론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처음 안내를 받았을 때는 편하게들 오세요~라고 받아서 발제문만 두 번 정도 읽어보고 갔는데, 사회자와 발제자, 토론자를 제외하고 스물 다섯 분 정도가 오셔서 장소가 꽉 찰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093341504a9e5d614a8bea1009275a89_jsdYasS3.jpg ▲ 대전여성정치네트워크에서 주최한 제1회 여성정치포럼. 청중들이 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사진: 장주영)


발제문에서는 한참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는 정당공천제에 대해 폐지 논리와 유지 논리에 대해 차근차근 짚어보고, 이 제도가 여성의 정치참여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논하였습니다. 정당들이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고는 있지만, 비례대표 50% 여성할당제 도입이나 지역구 30% 여성후보추천 권고 등을 통해 여성이 정치에 참여하는 기회는 확실히 넓어지고 있었습니다.
 
정당공천제 이후 여성당선자 비율 3.2% → 19.1% 꾸준히 증가
 
중앙정치에 종속되는 건 문제이지만 이건 제도 자체를 보완해 나갈 문제이지, 그렇다고 정당공천제 자체를 없앨 수는 없고,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 역시 정당과 맞물려서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정당공천제만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라는게 요지였습니다.
 
이어진 김은희 여세연 대표의 토론에서는 정당공천제와 연계되어 실시된 비례대표제 확대 및 50% 할당강제를 통해 2002년 3.2%였던 지방선거 여성당선자 비율이 2006년에는 13.7%, 2010년에는 19.1%로 꾸준히 증가한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정당공천제 폐지 논의는 여성이 정치에 진입하는 과정에서의 차단을 보완하는 논의가 별로 없어, 폐지될 경우 여성의 정치참여 수준이 10년 전(2002년도) 수준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습니다.
 
자유토론에서는 홍춘기 여성위원장이 통합진보당의 당직공직 여성할당제 30%와 공직후보자 당원 직접 선출을 소개하고, 정당공천제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정당공천제 폐지 주장 근거로 삼는 출마자의 특별당비 등 폐해는 통합진보당에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소속정당을 밝히지 않는다? 출마자의 정치적 비전 알 길 없어
 
저는 정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한 데 대해 먼저 사과를 드리고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진보신당 역시 30% 할당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를 넘어 여남동수제를 실현시키는 동시에, 트랜스젠더 역시 존재하는데 실질적인 여성 대표성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보신당은 공천이라기보다는 당원선출제를 역시 채택하고 있으며, 어떤 정당에서는 출마자가 공천헌금을 싸짊어지고 들어가는 일도 있지만 우리 당과 같은 진보 정당에서는 당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당비를 모아 선거를 치름으로써 정치역량도 기르고 정치에 대한 책임도 함께 지는 반면에, 정당으로 출마하지 못할 경우 무소속과 마찬가지로 선거비용을 개인이 모두 부담하게 되므로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할 길이 더욱 좁아진다는 얘기를 함께 하였습니다. 소속 정당을 밝히지 않을 경우, 출마자가 가지는 대략적인 정치적 비전도 알 수 없어 위험하기도 합니다.
 
진보정의당 최순애 당원은 여성 투표율이 남성보다 높음에도 정치 일선에 참여하는 비율은 매우 낮게 나타나는 현실과의 괴리를 지적하면서 정치에 대해 더럽다는 인식과 출마하는 데에 대한 부담감, 당선이 어려운데 그 이후에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고민으로 여성들이 정치에 나서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정치인의 이미지 '정장 입은 중년 남성' 어떻게 바꿀까
 
플로어에서는 정치헌금에 대해 새누리당 대전시당 여성부장으로부터 "그런 거 없다"는 반박이 나오기도 했고, 참여자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정당공천제의 유지에 대해서는 공천에서 통과하지 못한 경험이 있는 한 분의 참석자 외에 다들 수긍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여성의 정치참여가 늘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정치는 남성의 영역인 것처럼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정치인'의 이미지는 보통 정장을 한 중년 남성으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여성정치는 무엇인지, 여성의 정치세력화는 대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도 여전합니다.
 
보육과 육아를 넘어서고, 성평등을 이룰 수 있는 인식의 확산과 그를 가능하게 할 제도, 여성주의적 가치를 담은 정치가 가능하도록 할 정당의 역량이 절실하다는 걸 새삼 깨달은 토론회였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해야 할 역할과 노력은 무엇일까요. 성평등이 교육으로만 그치지 않고 우리의 생활과 정치 안에서 가능해지도록 할 시스템을 함께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
 
 
[ 장주영 (대전시당 공동위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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