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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이 좀 피곤하게 진행되네요. 불필요한 부분까지 제가 일일이 확인해서 올려드려야 하니 논쟁이 진도가 안 나가고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관계는 히포님이 조금만 인터넷 검색을 하면 해결되는데. 이 글도 그것부터 해결하고 넘어가도록 하죠.


경제자유구역에는 현재 '이미' 외국영리병원은 허용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MB정부가 내국인의 영리병원도 허용하려 하기 때문이겠지요.. (히포님의 글 중)


아쉽게도 아직도 외국인 영리병원은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국회에서 계류 중입니다. 외국계 영리병원 허용의 내용을 담은 [제주도특별자치도법]이라든가 [경제자유구역의 외국의료기관 등 설립·운영에 관한 특별법] 등이 모두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때문에 현재까지 법률적으로 허용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도 히포님은 외국계 영리병원은 이미 허용되어 있고 내국계 영리병원이 허용되지 않은 것처럼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이제 그만 합시다. 이런 사소한 문제는 각자 확인해보면 얼마든지 쉽게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더 확실한 근거를 제시하라고 하면 얼마든지 제공해드리겠지만 이렇게 기초적인 사실관계로 논쟁을 벌이자니 좀 피곤해집니다.


이제 본질적인 문제로 들어갑시다. 한미FTA가 의료민영화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를 논쟁하는 것이 보다 건설적일 것입니다. 히포님은 이렇게 말하고 있네요.

 

한미 FTA에 대해서는 정확히 이해해야 합니다. 한미 FTA가 한국의 보건 공중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클 것이라 판단합니다. 그러나, 그것이 무상의료 자체를 못하게 원천적으로 봉쇄한다고 판단하는 것은 틀린 것입니다. 간혹 시민사회단체에서 이런 주장을 하는 것 같은 데, 사실을 정확히 알필요가 있겠지요.. 한미 FTA가 발효되어도,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이는데 아무런 장애는 없습니다.


히포님은 “한미FTA가 발효되어도 건강보험의 보장률을 높이는데는 아무런 장애가 없다” 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앞뒤 맥락으로 볼 때 ‘전혀’가 아니라 ‘별로’로 이해해야 할 것 같군요. 그 점에서 히포님과 저는 근본적으로 입장의 차이가 있습니다.


물론 히포님 주장대로 한미FTA가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국내 의료 관계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입니다. 저도 그것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제 최초의 글을 잠깐 다시 볼까요.


한미FTA협정문.jpg  


여기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은 보건의료서비스와 관련해 독자적인 법률을 제정해 보건의료정책을 취할 권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단, 제주도와 다른 경제자유구역에 설립된 영리병원, 약국에 대해서는 한국의 법률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제약을 분명히 가지고 있습니다 ( 제가 쓴 ‘히포님이 망각한 중대한 사안(한미FTA)에서 다시 옮겨 옴)


이처럼 처음에는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 내의 외국계 영리병원에만 한미FTA의 역진방지조항 등이 적용되게 됩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한미FTA는 삼성의 작품이죠. 삼성이 왜 그런 짓을 했는지를 조금만 더 알아보기로 하지요. 다시 제 글의 그림을 보기로 하지요.


기재부.jpg



글자가 작고 희미해 불편하긴 합니다만 삼성경제연구소의 정책 방향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1) 영리의료법인 허용, 2) 민간의료보험 활성화를 주장하고 있는데 그것을 기획재정부가 그대로 수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내에서만 그렇게 하자고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그렇게 하자는 뜻인 겁니다. 그것을 위해서 삼성은 이미 서울의 중요한 의료기관을 삼성병원과 연계시키는 작업을 마무리했다고 들었습니다.  삼성생명, 삼성화재와 연계하여 보험을 팔아먹고 병원 장사를 하겠다는 의도로 읽고 있습니다. 민간의료보험과 민간영리병원을 묶어세우는 것이지요. 이제 아래의 그림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삼성의료체계.jpg


바로 이런 계획을 가지고 삼성 자본이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내국인 체계에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지요. 그것이 활성화되려면 무언가 전초기지가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한미FTA에 의한 외국계 영리병원입니다. 일단 외국계 영리병원을 도입한 뒤에 여러가지 방법으로 건보를 무력화하기 위해 도발을 감행하게 됩니다. 국내에서는 이미 제가 말씀드렸듯이 내국인에 의한 헌법소원같은 것으로 건보의 강제지정제를 뒤흔들려고 할 것입니다. 이를테면 현행의 건보체계는 국민의 선택권을 박탈하고 있으니 위헌소지가 있다는 식으로 도발을 하겠죠.


대외적으로는 한미FTA를 이용해 도발을 감행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건보의 보장률 강화가 한국에서 영업하는 외국보험 자본의 미래 기대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므로 한미FTA 협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제소하는 것입니다.(투자자-국가 소송제)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높여 민영보험의 가입자가 줄어들 경우, 이를 투자자 국가 제소한다는 것은 물론 가능합니다. 제소야 이기든 지든 못할게 없죠. 사실 이게 가장 큰 문제이긴 한데요.. 하지만 승소는 절대 못하죠. (히포님의 답변 중)


죄송하지만 님이 틀렸습니다. 님은 투자자-국가 소송제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전혀 이해하고 있지 못합니다. 투자자-국가 소송제(Investor-State Dispute Settlement ISD)라는 것은 투자기업이 상대국에 가서 기업활동을 할 때, 상대국 정부로 부당한 규제를 받지 않도록 초국적 기업이 자신의 이윤 확보를 방해하는 상대국 정부의 법과 제도, 관행을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여기서 '투자'란 상당히 넓고 포괄적인 의미로서, '수입 또는 이윤의 기대'를 포함하며, 그 투자의 형태는 '면허, 인가, 허가와 국내법에 따라 부여되는 유사한 권리'를 포함합니다. 또 그림을 먼저 보면서 이해를 해보지요


투자자 국가소송제.jpg


이 그림을 보니 예외적인 경우 공중보건도 투자자 국가 제소제의 제소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


이제 문제의 ISD(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가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재판정은 한국과 미국의 재판관 각 1인과 양자의 추천을 받은 1인에 의해 총 3인으로 구성됩니다. 투자자 국가제소 제도에서는 중재 절차는 본질적으로 비공개입니다. 중재 절차의 밀실성에 대한 비판이 미국 사회에서 거세게 일자, 미국은 미-싱가포르 FTA에서부터 변론(hearings)을 공개하고, 쌍방 당사자가 제출한 문서에 일반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15.20조). 그러나 미국인 투자자는 공중에게 공개하지 않고 싶은 사항은 '보호 정보(protected information)'로 지정해 얼마든지 감출 수 있습니다. 이 보호 정보는 제소 당사자인 한국에게도 제공되지 않고 오로지 3인의 중재인단에게만 제공됩니다.


실제로 다른 외국의 경우 어떻게 판결이 내려졌는지 알아봅니다. 2005년 제소 결과는 캐나다 3건 패소, 멕시코 2건 패소, 미국은 0건 패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미국의 이익을 보장해주는 것이 ISD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히포님의 용기있는 주장과는 달리 현실은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래서 투자자-국가 제소제가 무서운 것입니다. 미국 자본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침해하거나 침해할 것 같으면 그들은 얼마든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소하여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그것에 의해 자신들의 이익 실현을 가로막는 법, 제도를 얼마든지 바꾸어 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한미FTA가 존재하는 한 건보 보장률을 아무리 획기적으로 높여놓아도 투자자-국가 소송제를 활용해 얼마든지 무력화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은 국내의 삼성자본과 정답게 손을 잡고 수행하게 되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저는 한미FTA를 막아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아무리 좋은 건보 체계를 가지고 있어도 사상누각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이제 조금이라도 이해가 되셨기를 바라며 그만 줄입니다. 내일도 새벽에 출투를 나가야 해서 오랫동안 컴 앞에 있을 수 없습니다. 히포님의 의견이 올라오면 내일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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