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내의 현재 상황은 통합이냐 존속이냐를 두고
첨예한 논쟁지점을 걷고 있다.
이 때일수록 논쟁의 윤리는 지키면서 토론해야 한다.
이는 통합파이든 독자파이든 마찬가지다.
그런 점에서 녹색신좌파들의 글은 매우 실망스럽기 그지 없다.
이들의 논리에는 토론을 위한 논쟁보다는
독자로 남고자 하는 분들의 자기 선언과 자기 확신을 위한 '억측'만이 있을 뿐이다.
토론이 제대로 되려면 '사실'에 대한 합의는 적어도 되어야 한다.
녹좌파의 성명은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1. 통합 진보정당에서 국참당 합당은 사실인가?
녹좌파들의 논리는 이렇다.
'8.28 합의문'에서 "국참당 문제에 대해 이견이 있어도 9.25일 창당한다."라는 문맥을 두고
국참당 문제에 대한 합의가 없었고, 이는 민노당이 필히 국참당을 포함시킬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이 "국참당과의 합당 문제"를 "표대결"의 문제로 남겨뒀다는 것이다.
반면 통합파에서는 이 합의문을 통해 국참당과의 합당 문제는 이미 종결 되었다고 주장한다.
근거는 다음과 같다.
근거 1.
그저께 있었던 민노당 당대회를 보자.
민노당은 진보신당과 통합이 부결될 경우(9.4 이후)
현재의 통합 수임위에 '국참당과의 통합을 위한 전권을 위임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노당 좌파와 노조활동가들의 반대로 이는 실현되지 않았다.
현장통신을 보면 알지만(참세상 기사를 참조하라!!),
당권파는 당대회에서 이를 표결처리 하려 했다.
그러나 정회를 거듭하면서 민노당 당권파는 2/3 정족수 통과를 확신하지 못해 스스로 양보했다.
이 말은 민노당 독자 당대회에서조차 국참당과의 통합 을 위한 2/3 정족수는 확신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근거 2.
그것만이 문제가 아니다.
이제 진보신당과 통합이 없다해도, 민노당이 국참당과 통합하려면,
새로운 수임기구 형성/ 통합 논의 시작/ 당강령 및 통합구조 합의/대의원대회 통과라는
엄청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내년 총선/대선이 바로 눈앞에 와 있다.
이게 가능하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진보신당 독자파들 밖에 없다.
근거 3.
여기에 진보신당이 결합하여 대의원 1/3을 형성하고, 그외 세력이 다시 1/3가 된다.
결국 진보신당이 국참당 통합을 배제하면, 현재의 구조에서 국참당과의 합당은 불가능하다.
이는 민노당 당권파도 잘 아는 사실이다.
민노당 주류가 주장했던 당원 총투표를 통한 국참당 합당 가능성도
합의문에서 원천 배제 했다. 그럴 가능성은 없다.
합의문의 의미:
"국참당 문제에 이견이 있어도 합당한다."는 것은, 국참당과 합당을 고려하는 민주노동당 주류의
생각이 변화가 없다해도, 민주노동당과 합당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국참당과 합당을 열어 놓는게 아니다.
이는 민주노동당 주류와 특정 부분에 생각이 달라도 함께 한다는 선언이다.
제발 사실은 왜곡하지 말라!!
2. 녹좌파의 비현실성
녹좌파들은 국참당 통합 문제는 전략적 문제이기 때문에
'당대회 투표'와 같이 숫자 놀음에 맡겨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전략적 문제에 대해서는 합의를 통해 강령적으로 근거를 마련해야할 문제이지
당대회의 표결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라고 한다.
전략적 문제에 대해서는 강령적 토대를 두어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러나 녹좌파들이 과연 이번 통합 논의의 강령적 합의를 진지하게 검토했을까?
이번 합의 내용을 간단하게 보자.
합의된 강령에는 "남한자본주의의 한계와 북한 사회주의의 한계"를 극복한다로 되어 있다.
더불어 노동존중/인간존중 사회를 실현한다고 되어 있다. 그 의미는 세부 조항에 구체화 되어 있다.
새롭게 마련된 강령에는 북한 사회주의를 극복해야 한다고 분명히 했다.
그리고 민노당은 이를 수용했다.
이것이 합의 토대이다. 그렇다면,
국참당과 통합과 같은 쟁점이 나왔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당연히 이는 강령을 토대로 그와 같은 통합은 안된다고 당내 투쟁을 통해 설득해야 할 문제이다.
앞으로 어떤 사안이 당내 쟁점으로 부상할지 우리는 예측하지 못한다.
그러나 그 문제를 푸는 방향은 근본적으로 강령에 토대를 둔 토론이고,
최종 합의가 되지 않을 때는 대의원 대회 표결을 해야 한다.
물론 표결은 최후 수단이다. 이번 합의문을 다시 보면 알겠지만
"주요 전략적 문제에 대해 각 세력간 합의에 토대를 둔다"라고 명시했다.
그만큼 숫자 놀음이 아니라 합의 정신을 만들자고 진보신당이 주장했고, 민노당이 수용했다.
이렇게 의견과 차이를 조정하는게 민주주의적 과정이다.
그런데 녹좌파 활동가들은 이런 '전략적 문제에 대한 이견 자체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래서 완결적인 합의가 있을 때에만 함께 할 세력이라고 규정하는 듯하다.
이는 운동정당에 대한 그들은 상이 얼마나 잘못되었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운동정당은 근본적으로 다양한 세력이 결합하기 때문에 당 자체가 하나의 전선이다.
운동정당은 그러므로, 지속적인 대화/'갈등/조정/협력이 이뤄지는 세력들의 장이다.
이 조직은 "하나의 이념"으로 뭉쳐진 일원적 구조가 아니다. 당연히 표결이 존재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차이를 인정하고
그 속에서 어떻게 자신의 전략을 꾸려나갈 것인가를 고민하는게 활동가의 자세이다.
녹좌파들은 애초에 그럴 용기가 없는지,
아니면 '고전적인 단일 이념정당'을 만들려는 것인지 당내의 표대결을 너무 두려워 하는 것 같다.
이는 정치적 현실주의도, 바람직한 문제의식도 아니다.
만약 녹좌파들이 구상하는 방향으로 '이념정당'이 수립된다면 그것은 분명 퇴행적인 조직이다.
진보의 재구성을 그렇게 떠드는 분들이 현실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렇게 퇴행적일 수 있나?
3. 북한 문제/패권 문제에 관하여
북한문제와 패권문제가 5.31일 합의문의 쟁점이 되었었다.
그러나 이번 8.28합의문은 상당부분 이 문제도 해소 되었다.
2절에서 간단하게 밝혔듯이, 통합당 강령 초안에
"북한 사회주의의 한계"도 극복한다라고 명시되었다.
이는 "북한 사회주의에 대한 비판하는 견해도 존중한다."보다 훨씬 진일보한 문구이다.
5.31합의문에는 북한 사회주의에 대해 당내 세력중 일부가 비판하는 견해가 있다는 수준의 내용이지만
8.28합의문은 당 전체의 입장이 "북한 사회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자세를 표명한 것이다.
그러니 이 합의문이 부정하는 녹좌파들의 주장은 "분명 현실을 왜곡한 것"이다.
패권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큰 진전이 있었다.
대의원 대회 구성은 이미 앞에서 언급듯이, 1:1:1로 했다.
중요한 문제에 대한 합의제를 원칙으로 한다고도 명시했다.
더 나아가 비례대표 선발을 당원1표(60%), 당외시민사회(40%)로 합의하여 패권적 독식을 원천 봉쇄했다.
그리고 지역 당협의 운영을 당분간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안도 제시되어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분할하여 지역구를 관리하는 것이다.
각 정파가 주력하는 지역구/당협을 일정 분리하여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패권문제가 발현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한 것이다.
4. 운동과 정당성
이정도의 안은 진보신당의 주장이 거의 90% 이상 관철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보다 더 진전된 협상안이 나온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민노당은 우리들의 요구를 거의 대부분 수용했다.
결국 현재의 맥락에서 우리가 이 통합안을 부정하는 것은,
그냥 "민노당은 싫다. 왜냐하면 그들은 종북세력이기 때문"라고 선언하는 것 밖에 안된다.
어떤 논리나 이념이 아니라 특정 세력에 대한 부정적 태도만을 대외에 선포하는 것이다.
앞에 썼던 글에서도 밝혔지만,
진보신당이 이와 같은 태도를 취하는 것은 운동진영의 고립을 의미할 뿐이다.
문제는 민주노동당이 주도하는 대중조직만이 아니라 좌파적 운동진영들로부터도 고립된다는 것이다.
우리가 통합을 부정하게 된다면,
이는 우리 자신의 분파적 이익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사회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
"진보신당의 정당성"이 훼손되는 것이다.
우리가 민노당으로부터 분리했고, 패권과 종북을 이야기 했을 때,
그것은 나름 정당성이 있었다. 패권주의가 가장 심각했고, 종북도 '보는 이에 따라' 심각했다.
진보적 시민사회에서도 이는 인정했다. 심지어 패권 문제는 민노당도 인정한 문제다.
이런 과정에서 진보신당은 유지해 왔던 것이다.
이제 이런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통합을 요구하는 것이 현재의 정세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주사파가 장악한 대중운동만이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이 매우 '불편하다'해도, 이제 전략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
진보운동의 성장을 위해 때론 '결단'을 내려야 하기도 한다.
당대 대의원 동지들의 결단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