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한 게 정치인 것 같습니다.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는 '뜨거운 권력욕'으로 변색된 지 오랜인 듯합니다.
원칙도 철학도 없습니다.
'어떤 자리'에 '어떤 이름'이 올랐는지가 관심사일 뿐입니다.
잠시 쉬었다 간다고 사라질 운동이 아닙니다.
명부에 자신의 이름이 빠져도 그 조직 망하지 않고 잘 굴러갑니다.
이름 석 자 듣보지도 못했던 사람들이 새로운 작풍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그것이 성장이요 진보입니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조급함과 성과주의가 관료주의와 패권을 만듭니다.
진보의 재구성은 '인맥의 사슬 끊기'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지도적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스스로 이름을 감추는 일이 많아질수록 당과 조직은 건강해질 것입니다.
평당원(조직원)이었던 사람들이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는 자리에 이름을 올리는 일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은 당(조직)이 건강하고 오래 갑니다.
옛날에 탁월한 재능을 지닌 재상이 자기 주변에 인재를 많이 두기 위해 사람을 찾는다는 방을 붙였습니다.
밀물처럼 몰려들 거라는 재상의 기대는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습니다.
한 달이 지나도 응모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어느 날 허름한 차람의 농부가 자신은 구구단을 잘 외우는 재능을 지녔다고 찾아왔습니다.
재상은 어이가 없어서 그것도 재능이냐고 면박을 주었습니다.
그러자 농부가 인재를 발굴할 줄 모르는 재상의 무능을 탓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재상님이 워낙 뛰어난 재주를 지니고 있어서 재상님의 재주를 능가할 자신이 없는 이들은 응모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이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정동영을 공개 지지했던 사람과 11년째 학생대표를 자임하는 사람이 상위순번에 배치되었습니다.
스스로 물러설 줄 모르는 무능한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의 비례대표 선출을 코미디로 전락시켜 버렸습니다.
진보신당도 스스로를 돌아봐야 합니다.
권영길 의원을 대통령 후보를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사람, 심상정 비대위의 살림을 맡았었으면서도 비대위안이 통과되지 못한 뒤에도 곧바로 진보신당의 살림을 맡겠다고 나선 무책임한 사람...
비례대표 얘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진보신당의 지금까지의 인사에 대한 우려입니다.
웃기는 짬뽕이 되지 않는 길을 그들 스스로 선택하길 바라지만 정치는, 권력은 마약만큼 중독성이 강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