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살의 현장에는 국화가 피었다. 참혹하다. 2009.
용산 사건? 차라리 학살이라 부르자.
가진 것이라고는 망해가는 호프집과 쭈꾸미식당 뿐인 이들이 이곳에서 쫏겨나면 어디서 밥을 벌겠습니까. 그래서 신나 통 들고 옥상으로 올라가 쥐꼬리만한 권리라도 보호하라 했습니다.
그 대답은 테러리스트를 잡겠다며 훈련시킨 고도의 폭력기계들 이었습니다.
그 학살의 밤이 있던 전 날, 무슨 까닭인지 저를 용산으로 인도했습니다. 최근 재개발지역을 돌아다닌 탓도 있지만 그날 별로 가고픈 생각이 없었는데, 그냥 갔습니다.
그 현장에서 공포를 느꼈습니다. 천명이 넘는 경찰 병력이 몰려들고 경찰 헬기가 선회했습니다,
주민들이 농성하던 건물 사방 100m 를 에워쌓고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았습니다.
불길했습니다. 하지만 설마했습니다.
그날 밤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새벽 6시쯤 잠들었나 봅니다.
정오쯤 깨었을 때 그 몸서리치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국민을 적으로 돌렸습니다. 우리 역시 이제 적이라 판단합니다.
적의 적으로 행동해야 겠습니다.
그 참혹한 현장에서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이상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