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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운동,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특별좌담] 이명박 정부 하 장애인 운동의 방향성을 진단한다
2008년 03월 05일 (수) 진행 이태곤 기자 (정리 소연 기자) a35270@hanmail.net
17대 대통령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됐다.
철저한 시정경제 논리로 국가 정책을 운영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언에 장애 운동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국가의 부를 증강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겠다고 하지만, 철저한 시장경제 논리로 사회복지체계 또한 운영하겠다는 방침에 자본주의 원하는 ‘실용적인’ 몸을 갖지 못한 장애인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지사일지 모른다.

함께걸음은 창간 20주년을 맞아 진보성을 담보한 장애운동을 표방하며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 도경만(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집행위원장, 김정하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활동가와 십여 년간 장애인 운동계와 연대 활동 중인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를 초대해 장애인 운동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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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일 함께걸음 창간 20주년을 맞아 박경석(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과 도경만(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집행위원장, 김정하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활동가,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를 초대해 장애인 운동의 전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소연 기자  
 
럭비공 같은 이명박 정부, 장애인 운동계 대응 방안에 고심


함께걸음 :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 17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이 장애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기대와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 것 같은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경석 : 이명박 정부가 실용정부를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장애인들이 생존, 혹은 성장을 위해 그 ‘실용’에 맞추며 줄서기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명박 정부는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시장권력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따르면 장애인 복지 또한 시장화 시킬 것이고, 복지전달체계 또한 경쟁화 될 것이다.

노무현 정권 또한 신자유주의 원칙하에 복지 체계가 이뤄지는 측면이 있었는데,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것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

현재 장애계에서 말하고 있는 당사자주의는 비장애인 전문가가 복지전달체계를 장악하던 것에서 비장애인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장애인이 장악하겠다는 것이다. 장애인이 복지전달체계를 장악하고 어떤 기득권을 행사, 유지하기 위해서는 권력에 맞춰나가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복지전달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단체들이 많고, 자립생활센터들도 복지전달체계에 편승하려고 하고 있는 상황에서 많은 장애인 단체들이 권력에 맞추며 운동이 성격이 많이 퇴색되지 않을까 염려된다.

   
 
  ▲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 ⓒ소연 기자  
 
박래군
: 올해가 건국 60주년이다. 정부에서 건국 60주년을 선진국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크게 준비할 모양인 것 같다.
이들의 몰아갈 선진국 이데올로기를 인권적인 해석으로 얘기한다면 첫 번째가 국가주의, 두 번째가 개발주의, 세 번째가 인종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국가주의는 ‘나라가 잘 살아야, 선진국이 되어야 국민들도 잘 살 거다’는 논리로 국민들을 동원할 것이고, 시장을 키우는데 ‘국민들이 손해를 보게 되더라도 국가 성장을 위해 국민들이 양보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울 거다. 마치 박정희 정권 때처럼 먼저 성장을 해놓고 보자는 거다.

그리고 두 번째 개발주의인데, 이명박 대통령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06년 2월에 ‘유턴프로젝트’를 발표해 강남으로 몰렸던 중대형 주택지역을 강북으로 유턴시키겠다는 정책을 발표했으며, 대통령 임기 내에는 대운하를 건설하겠다고 얘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을 살펴보면 사회적 약자들의 주거권 등의 권리는 배제되어 있다.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에 대한 소외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세 번째 인종주의의 경우, 장애계와 깊은 연관 관계가 있을 것 같다. 신자유주의가 횡행할 당시 유럽을 보면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과 폭력으로 사회적 불안 요소를 해소하려 했다. 이명박 정부는 ‘747’ 공약을 내걸어 연 7% 경제 성장과 1인당 국민 소득 40,000달러, 세계 7대 경제 대국을 실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데 이미 경제성장 7%는 6%로 수정이 되었고, 현실적으로 국제경제가 악화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적은 수치로 수정될 수 있다. ‘747’ 공약은 ‘7’이 풀려야 국민소득, 경제대국 실현 부분이 풀리는데, 그렇게 된다면 정부는 ‘7’을 실현시키지 못하는 것에 책임을 돌려야 할 희생양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그럴 경우 첫 번째 희생자가 이주노동자가 될 가능성이 클 것이며, 보수기독교 종교를 위시한 세력들은 성 소수자들을 공격하는 등,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혐오 범죄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장애인에 대해서는 표를 의식해 노골적으로 배제하지 못하겠지만, 경제적 논리를 들어 점차 시장에서 배제, 탈락시켜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명박 정부가 본격적 가동을 하면 일부에서가 아닌 전반적인 인권 분야가 공격받고 총체적으로 쇠퇴할 가능성이 있다.

엘리트 중심 교육 시작되면 통합교육 기반자체가 흔들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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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장애인교육권연대 도경만 집행위원장 ⓒ소연 기자  
 
도경만
: 이명박 정부가 엘리트 중심의 교육, 소위 ‘되는 애들’ 중심으로 키우겠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고 있는데 그런 교육정책이 펼친다면 그나마 형성되고 있는 통합교육의 기반이 흔들릴 것이다.

자립형사립고, 특수목적고를 300개 이상 만들겠다고 하면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아이들은 그곳에 접근조차 되지 않을 것이다.

이제까지 일반 고등학교에서 장애아 입학거부를 했을 때 교육권연대 측에서는 당당하게 학교 측에 입학을 허가하라고 요구했고, 특수학급을 설치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사립고, 특목고에 장애아들을 입학 할 수 있을까?
평준화되었던 초·중·고 교육을 서열화 하자고 하는데, 장애아들이 충분히 배제되는 측면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김정하 : 지금 현장에선 경찰도 활동가들도 모두 긴장하고 있다. 활동가들은 무자비한 연행과 탄압, 박대한 벌금이 떨어질 거라는 예측 때문에 위축되어 있고, 경찰들은 원리 원칙대로 해야 하기 때문에 활동가들 간에 여유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많은 집회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으나, 워낙 정책이 럭비공 같아서 어떤 결정을 내리는 부분에서 활동가들이 위축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함께걸음 : 지난 27일 교육권연대가 청와대 앞에서 시위해 연행된 적이 있지 않았나?

도경만 : 지난 정부 때는 유치장까지 갔었는데, 이번엔 그냥 풀려났다.

김정하 : 그래서 럭비공 같다는 거다. 지난 집회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이틀 되었고, 그 집회 자체가 언론에 많이 보도되었기 때문에 빨리 내보내 한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장애계의 집회나 시위가 비장애 쪽보다 초기에는 유리하게 움직일 수도 있겠다.

개정 어려워져만 가는 「사회복지사업법」

박래군 : 본질적으로 노무현 정권 때도 신자유주의 질서로 돌아간 건 이명박 정부와 마찬가지긴 하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민주화 운동의 연장선상, 민주화 운동의 적자라 명명된다는 부담 때문에라도 시민단체와 소통하는 통로를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그러한 명명으로부터 어떤 부담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통로에 대한 부담이 없다.

정부와 함께하는 파트너가 달라질 것이다. 시민단체와 손을 잡더라도 이쪽이 아닌 사회복지사협회와 같은 저쪽 단체와 손을 잡을 것이고, 장애인 단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함께걸음 : 진보성을 담보한 장애인 운동을 지향하면서, 현 시점에서 가장 고민되는 지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집행위원장 ⓒ소연 기자  
 
박경석
: 전장연은 지난해 탈시설, 발달장애인 지원법 등의 7대 생존권 요구안을 걸고 투쟁했다.

이동권, 교육권, 활동보조서비스 등의 문제는 싸우며 전진해왔는데, 2년 동안 싸웠지만 전진하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할 위험에 처해있는 부분이 바로 시설 문제다.

시설들은 신자유주의 정권하에 점점 자본화돼가고 강해지고, 우리는 지쳐가고 약해지고 있다. 힘내서 싸우려고 달려들면 벌금 폭탄만 정신없이 맞고 있는 형국이다.

김정하 : 시설의 스펙트럼이 일단 굉장히 넓다. 우리가 말만 들어도 온 국민이 분노할 만한 인권침해가 여전히 일어나는 곳도 있고, 부정적인 부분들을 고쳐나가겠다며 변화 발전을 이루고 있는 시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시설들 모두 시설이 갖고 있는 생활인의 자립성을 보장해주지 못하는 등의 시설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시설비리 문제가 터졌을 때 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복지제도를 공공화하는 노력이 정부 차원에서 이뤄져야 하고, 시설의 운영구조를 민주적으로 투명하게 만든다든지 등의 전사회적 노력이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나 시설 측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인식 자체가 없으니 매번 피해자들을 잠시 위기에서 벗어나게 하는 수준에서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매번 부딪히게 되는 고민의 지점이다.

함께걸음 : 한나라당에서 대통령이 당선됐고, 총선에서 상당수의 의석수를 한나라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공익이사제를 도입한 「사회복지사업법」 통과는 더욱 요원한 일이 될 것 같다.

김정하 : 공익이사제를 포함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은 보수 기독교, 복지법인대표 등이 반대 의사를 표명했고, 한나라당도 이들의 목소리를 등에 업고 반대해왔다.

족벌 사유화된 시설의 운영구조를 공공의 운영구조로 바꾸는 부분은 논의조차 안 될 것 같다. 그나마 현재할 수 있는 일은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해결방안에는 접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래군 : 「인신보호법」이 제정되지 않았나?

김정하 : 글쎄….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싸움의 고리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함께걸음 : 교육권연대의 현재 상황은 어떠한가?

도경만 : 전국 단위의 부모 연대체가 올 6월이나 하반기 정도 공식적으로 발족하게 될 것 같다. 장애아 교육권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아이들의 교육권 확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전국 부모들의 연대체다.

전국 부모 연대가 가장 먼저 시작하려는 것이 발달장애아를 위한 내용들이다.
발달장애아들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알려내고 이슈화시키자는 내용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설 문제 또한 장애아들과 떨어트릴 수 없는 논의기 때문에 시설 문제의 해결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장애인의 희생양화 더욱 공고해질 것

함께걸음 : 장애계 운동단체들은 현재 어떤 지점에 와 있다고 생각하는가?

박래군 : 장애인 운동이 2000년대에 들어 급격하게 성장했다. 교육권연대의 형성, 중증장애인 중심의 운동 전개 등 지금까지는 입법활동에 치중하며 장애 운동계가 시민권 확보를 위해 기초적 토대를 닦는 활동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문제는 다음에 어디로 가느냐다. 그래서 전장연과 같은 단체가 어떤 방향으로 운동방향을 잡느냐가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

자립생활센터의 경우 장애인 운동으로 확보가 된 것인데, 이게 돈이 지급되고 하다 보니 미묘한 문제들이 생겨나고 있다. 아까 박경석 집행위원장의 이야기대로 복지전달체계가 시장화 되면 애초 장애인들의 기본적 삶을 누리기 위해 센터를 운영하던 것에서 시장체계에서 생존하기 위해 그 체계에 적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을 막기 위해 장애인 단체들이 장애대중들이 참여하는 민주적인 조직으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변화 혁신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그 과정이 적절히 이행되지 못한다면 기존 조직들에 불만 있던 조직들이 정권에 야합하는 방향으로 가 운동에 혼란이 올 수 있다.

함께걸음 : 앞으로 장애인 계층이 사회적 희생양이 되는 구조가 더욱 공고해질 거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김정하 활동가 ⓒ소연 기자  
 
김정하
: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은 장애계 내에서도 희생양 위치에 속한 것 같다.
이런 구조들을 바라보며 왜 장애계서조차 시설 문제를 전면화하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 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시설 생활인의 문제는 소수가 아닌 다수의 문제인데도 인권진영에서는 물론 장애계에서조차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

시장권력이 더욱 강화될 거라 예견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의 절대적인 권력에 지배당하고 있는 지적장애, 정신장애가 있는 시설 생활인들은 그들을 많이 수용할수록 시설 운영자들의 부가가치가 높아지는 상황 속에서 더욱 희생양화될 가능성이 크다.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시설 문제를 이슈화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하기 위해서 운동하는 사람들의 역할이 클 것이라고 본다.

함께걸음 : 이명박 정부의 출범에 다들 불안감을 내비치는 것 같다.

박래군 : 불안하다. (다들 웃음) 이명박 정부가 인수위를 통해 192가지 국정과제를 내놓았지만 이렇다 할 내용이 없다. 하지만, 방향은 어쨌든 정해진 상태다. 그 방향을 살펴보았을 때 진보 진영에 힘든 상황이 올 거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집회, 시위 부분에서는 강경 진압하겠다는 것이 말 뿐이 아니라는 것을 실제로 경찰들이 훈련에 들어가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한나라당이 총선에서 국회 다수를 장악할 경우 민주화운동으로 확보됐던 시민단체의 권리도 급격하게 퇴조할 가능성이 있다.

노동자 운동, 빈민 운동, 장애인 운동 곳곳에서 어려움에 봉착할 텐데, 그러다보면 서로 연대하려는 단체들은 많아질 것 같은데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가 또 문제가 될 것이다.

장애계에서 시작해 교통약자의 이동권 권리까지 함께 제기한 이동권 투쟁이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건 소수자들의 문제를 소수자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보편적인 문제로 공감대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앞으로 소수자들의 운동도 사회구성원 모두의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운동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곳곳에서 진보진영 운동이 깨져 연대 필요성이 많이 제기될 것이고, 진보진영은 그걸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진행 이태곤 기자 (정리 소연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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