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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그리고에게님. 20대 여성당원을 뵙게 되니 반갑습니다.

당게시판에 마음 놓고 글 쓰기 위해 지난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계속해서 싸워왔습니다. 계속해서 제대로 된 게시판 관리를 중앙당에 요구해왔지만, 요지부동이었습니다. 게시판에 문제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죠. 오죽했으면 작년 12월 4일에 '명랑튼튼 게시판을 위한 토론회'를 열기까지 했습니다.

지금 문제는 사실 여성주의 당원//비여성주의 당원을 나누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게시판에서 일어났던 일련의 사건들의 맥락을 되짚어 볼 때, 문제의 본질은 폭력에 있습니다. 게시판에 글 던져놓고 다른 당원들이 보이는 반응을 보면서 조롱하고 우스워하는 행태가 1년 가까이 지속되어 왔죠. 그러다보니 건전한 논의를 할 공간 자체가 없었구요. 글 열심히 쓰고 싸우라고 하셨는데요, 했습니다. 그것도 하루 이틀이었어요. 아시죠? 사람은 피로감이라는 걸 느끼잖아요. 사실 피로합니다. 요구를 하면 듣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데, 꽉 막힌 벽에 대고 소리치는 일이 지속되었으니까요.

저도 여성이라는 성별 자체로 묶어서 여성 만의 프레임에 갖히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여성으로 대동단결!"을 외치는게 능사라고 생각하지도 않고요. 여성이라 해도 연령, 지역, 직업, 결혼 유무, 출산 유무에 따라서 경험이 다르고, 관심사가 다르기 때문에 한데 묶는 게 무리라는 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여성 당원분들을 만나보고, 이야기를 나눠보면 역설적이게도 오히려 여성들을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는 걸 느끼게 되었습니다.

평등은 기계적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여성 수와 남성 수가 같다고 해서 평등한 상태는 아니지요. 그리고 기회가 동등하게 오는 것도 아닙니다. 노력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정말 뛰어나고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으면 그 기회를 얻기 조차 힘든 게 사실이죠. 여성이라는 이유 만으로요.

진보신당임에도 실제로 여성의 관점에서 글을 올렸다가 별의별 댓글들이 다 달리는 일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관점의 글들이 버젓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이런 글에 일일이 대응해왔습니다. 그러나 감정적 소모만 커지고, 간극은 도무지 좁혀지지 않더군요.

결국 그나마 여성들의 관점으로 마음놓고 경험이라도 공유할 공간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토끼뿔님께서 올린 글 중에 '여성의 경험이 기록되지 못하고 재생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최소한의 대안으로 내놓는 것입니다.

여성전용게시판을 만들자는 요구는 여성들만을 위한 온실로 도피하겠다는 말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가로막혔던 여성당원들의 숨통을 조금이나마 틔워보려는 의도입니다. 모내기할 때, 마른 땅에 볍씨를 바로 뿌리는 게 아니잖아요? 모종을 키워서 무논에 모내기를 해야 벼가 자라는 거죠. 저희가 하려는 일은 모종을 키우는 일입니다.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내가 나로 살기에 힘든 것이 현실이니까요. 여성임을 아예 생각지도 않고 살거나, 아니면 철저히 '사회로부터 요구되는 여성성'에 부합하면서 사는 게 대다수이죠. 그런 현실에서 자기 자신의 정체성으로 이야기나마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걸음이 여성 게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여성전용게시판이 생길 필요조차 없는 날이 올 겁니다. 성평등이란 말이 필요없는 날도 올 겁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점에서 그 날은 아직 요원합니다. 작년에 발표된 '2008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에서 객관적인 지표를 봤을 때도 '성 격차 지수'가 130개 국가 중에 108위를 차지했지요. 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겠지요. 그 노력의 시작이 여성전용게시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에 갇히느냐, 담론을 넓히느냐는 전적으로 우리 당원 전체의 역량이 필요한 일이겠죠. 여성들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닐테니까요.

님 글에 댓글 다신 분들은 님을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그 점에 대해서는 너무 마음아파 하지 마시구요.

@ 글 중간중간에 부적절한 표현들이 눈에 띕니다. 무의식 중에 쓰신 그런 말들이 님의 의견을 전달하는 데 설득력을 오히려 떨어뜨립니다.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 등은 되도록 자제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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