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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테제 10.       당원이여, 의무가 아닌 ‘공적 자유’를 즐겨라!


우리는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고 했던 한 퇴물 정치인의 말을 기억한다. 당시 우리는 그렇게 대중의 불만을 조직해 100만에 가까운 표를 얻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그 말과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이 얼마나 다른지 한번쯤 반성해 보아야 한다.


레닌은 10월 혁명의 본질과 목적을 한 문장으로 진술하라고 요청받았을 때, “전기사업과 소비에트”를 제시했다. 물질적 풍요와 민중권력이 혁명의 목적이라 단언한 것이다. ‘살림살이 개선’와 ‘전기사업’, 그리고 ‘경제성장 7%, 소득 4만 불, 세계 7위의 경제력’에는 얼마간의 차이가 있을까? 이들은 그다지 다르지 않다. 레닌이 말한 ‘전기 사업’은 ‘747’과 같은 경제 성장에 대한 약속이었다. 권영길이 말한 것도 ‘내 호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것’ 이상은 아니었다. 이들 사이에 차이가 있다면, 이명박은 자신의 ‘리더십’으로, 권영길은 ‘재분배’로, 레닌은 ‘기술 발전’으로 그러한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 것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 우리는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전기’를 누리고 있으니, 이미 레닌의 약속은 실현되었다. 민주노동당이 요구하는 ‘재분배’에 대해 대중들이 지지를 보내지 않는 것은, 똑같은 파이를 아무리 나누어 봤자 서로간의 이권다툼만 있을 뿐, 그것이 경제의 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재분배’가 오히려 ‘성장’을 가져온다고 애써 설득하려 하지만, 이는 이미 다진 싸움에서 패잔병을 추스르는 것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어차피 만들어진 파이를 다시 나눌 일이면, 열심히 노력한 대가는 정당하게 가져가고, 그렇게 파이를 키운 후에 일부를 떼어 ‘온정’을 베풀겠다는 이명박의 얘기가 훨씬 정당하고 설득력이 있는 것을 어찌 하겠는가? 이것이 이른바 ‘합리적 보수’의 힘이요, ‘좌파 신자유주의’와의 결정적인 차별점이다.


하지만 누가 무엇을 내세우건 ‘경제적 풍요’에 대한 약속 자체는 결코 실현될 수 없다. 생명평화탁발 순례에 나선 도법 스님은 소득 2만 불 시대에 이르니 다시 소득 4만 불 달성을 외친다고 개탄하지 않았던가. 가난한 사람들의 숨겨진 소망은 “각자의 필요에 따라 각자에게”가 아니라 “각자의 욕망에 따라 각자에게”였다. 그리고 필요를 성취한 사람들에게만 자유가 나타난다는 것이 사실인 만큼, 여전히 자신의 욕망만을 좇고 있는 사람들을 자유가 회피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진실이다.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자는 삶의 풍요 또한 누릴 수 없다. 삶의 풍요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대중들에게는 ‘자유’가 아닌 ‘풍요’와 ‘행복’이 혁명의 목적이 되었다. 레닌이 말한 ‘전기 사업’은 정치적 재분배가 아닌 ‘기술’의 발전을 통해 획득될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소비에트’가 아닌 볼셰비키 당만이 전기 사업과 소비에트를 운영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레닌이 결정했을 때, 대중들이 이에 대해 아무런 불만을 품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제도의 가능성과 더불어 합리적 경제 발전을 위한 가능성까지 봉쇄해 버렸지만, 대중들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혁명이 달성된 후 이미 대중의 뇌리에서 ‘공적 자유’는 잊혀지고, 그 자리에 ‘사적 이익’이 대신 들어섰기 때문이다. 이렇게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와 “자유로운 생산자들의 연합”이라는 꿈은 실현을 눈앞에 두고 봄눈 녹듯 사라져버렸다.


모든 지배는 원래 생존의 필연성으로부터 자신을 해방하려는 인간의 욕구에 그 가장 정당한 근원을 가지고 있으며, 인간은 폭력 수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의 짐을 부담하도록 강요함으로써 그러한 해방을 성취했다. 이것이 예속의 핵심이었다. 이러한 예속의 사슬을 끊은 것은 마르크스의 혁명이론이 아닌 기술의 발전이었다. 그 결과 우리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었지만 오히려 경제적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하는 필연성의 영역은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는 유일한 영역인 정치의 영역에까지 침투하게 되었다.


20세기 초 혁명의 시대와 달리, 저속한 대중문화가 판치는 소비사회, 풍요사회에서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기초자치체를 건설하는 일은 어찌 보면 ‘혁명’보다 더 어려운 일일 수 있다. 87년 노동자 대투쟁을 이끌었던 대공장 노동자들이 20년이 지난 지금에는 오히려 산별노조 건설과 비정규직 연대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지 않은가. 이미 소득 4만 불을 달성하고 자녀의 대학 등록금과 노후의 생계자금까지 보장받는 노동자들에게 ‘사회 연대’를 요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사회의 양극화는 우리에게 더욱 심각한 과제를 제시한다. 물질적 행복을 얻지 못한 가난한 사람들의 불만은 진보 정당의 지지기반이 될 수 있지만 심각한 제약 조건이 될 수도 있다. 그들의 불만이 더 이상 충족되지 못할 때 그들은 배신감을 토로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경제적 여유를 지닌 부유한 자들이 변혁의 장애물로 기능할 것 같지만 오히려 정치 참여의 동력이 될 수도 있다. 경제적 필요를 달성한 자들만이 ‘공적 자유’를 실현하려는 의지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경제적 풍요가 타인들로부터 진정한 존경심을 끌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그들은 사회 각 분야에서 ‘봉사’와 ‘참여’를 위해 나서게 될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의 핵심 지지층은 이 둘 사이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이겠지만, 그들의 조직원리가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어느 한 쪽도 제대로 성공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반대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각자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자신들의 지지자를 모아나갈 때, 만일 이들의 힘이 지역에서 다시 뭉쳐질 수만 있다면, 우리는 그 오랜 혁명의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착취나 경제적 궁핍으로부터의 해방이 공적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차이에 대한 정념’과 달리, 권력 자체에 대한 욕망과 탐욕은 모든 정치적 삶을 파괴하는 독소이다. ‘공적 행복’과 ‘사적 복지’를 혼동하는 위험성은 분명히 지적되어야 한다. 사적 이익과 행복의 추구는 동등해지거나 닮고자 하는 욕망이 아닌 ‘우월해지려는 욕망’을 결코 부추길 수 없다. ‘자유’의 역역을 무시해 온 혁명사는 가능한 한 값싸게 재화를 획득하는 데 만족했을 뿐, 세상의 밝은 빛 속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차이와 우월성에 대한 열정은 무시했다. 그동안 민주노동당이 추방한 것은 인민들이 누려야 할 ‘공적 행복’이었다. 이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참여정부를 낳았던 원동력을 전취할 수도 없을 것이고, 오히려 그 힘으로 부메랑이 날아와 또다시 제 목을 치는 것을 멀쩡히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토건국가인 이명박 정부는 경제적 빈자와 부자들 모두에게 생활의 개선뿐만 아니라 일확천금의 기대심리까지 부여해 인민들의 ‘공적 자유’ 실현의지를 철저하게 말살해 가고 있다. 전선은 결코 기초적인 사회보장의 실현에 있지 않다. 권력 상실을 초래할 정당성의 위기를 겪지 않기 위해 어느 나라의 좌파든 우파든 쉽게 사회 보장에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공적 자유’의 실현 없는 기초 생활과 생계의 보장은 오히려 인격의 황폐화와 하층민에 대한 연민만을 정당화해 계급구조를 고착화시키는 데 기여할 뿐이다. 인민을 중앙정부의 수혜자로 남겨 두는 한, 새로운 사회의 건설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제 우리는 혁명의 목적이 ‘평등’이 아닌 ‘공적 자유’였으며 항상 그래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태어나거나 창조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도리어 본질적으로 평등하지 않으므로 법을 통해 자신들을 평등하게 만들어주는 인위적인 제도, 즉 공공의 영역으로서의 폴리스가 필요한 것이다. 자유를 위협하는 평등이 아닌 자유를 근거 짓는 평등만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목표이다.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은 휴식이 아닌 ‘직접 행동’이다. 인류의 역사에서 혁명을 통해 부각된 것은 이러한 자유의 경험과 그 가치에 대한 인식이었다. 5.18.은 ‘항쟁’과 ‘연대’만이 아닌, ‘자유’를 위한 투쟁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도 쉽게 그 정신적 유산을 내팽개쳐 왔다. ‘자유’는 결코 부르주아만이 전유하는 정신적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진보적인 사회주의자라면 개인적인 행복과 복지만을 추구하는 거짓된 자유를 거부하고, 공공선을 추구하는 진정한 자유, 즉 ‘공적 자유’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혁명적’이라는 용어는 ‘자유’를 목표로 하는 혁명들에만 쓸 수 있다. 그러한 자유의 실현에는 결코 대리자가 필요하지 않다. 더 이상 민중의 대리자는 평등과 자유를 참칭해 대중을 호도하지 말라!


이제 우리에게 무엇보다 분명한 것은, 이제까지 지녔던 사상의 낡은 거미줄을 걷어내지 않고서는 한 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며, 오히려 그것이 대중의 전진과 새 세상의 도래를 가로막을 뿐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한 번 당부한다. 진보신당의 당원들이여, 이제 과감히 낡은 사상을 버리고 자유롭고 평등한 새 세상의 밝은 빛 속으로 나아가자! 우리가 잃을 것은 혁명의 ‘꿈’이지만, 우리가 얻을 것은 혁명을 이룬 뒤의 새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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