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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서울시당 9월의 책:화이트 호스(강화길)를 읽고..

 발제:류성이

음복 - 핵심 포인트는 '결혼한 여성이 겪는 시댁에 있는 악당'이겠죠. 결혼하면 한국은 넘나 남편집 사람 취급 받는데 가족인듯 가족 아닌 적 같은 사람들한테 잘 보여야 하는 포지션... 저도 매우 효자이고 싶어 하는 남자랑 살면서 대리 효도 강요를 너무 받아서 (지금 생각하면 미친짓인데 그때는 그래야 하는 줄) 남 얘기 아닌데, 작가가 그런 심리를 너무 세련되게 표현 해 놔서 여러곳 상 받을 만 했다 싶어요. 마냥 까는 게 아니라 담담하게 돌려까기? 남편이란 작자는 모르는 자... 한국 남성들 대부분 '모를'겁니다. ㅎㅎ

손 - '이끼'라는 만화가 생각나는데요(미생 작가 전작이에요), 그 외 괴담처럼 서울서 귀촌한 여성들이 지방에 갔더니 적응 못하고 돌아온 이야기들이요. 개인생활 없고 사방 참견에 아무 노총각하고 선보고 결혼하라고 하고 비위 안 맞추면 해꼬지 한다는 그런 이야기들... 그 외 신안에서 여교사 성폭행 당했을 때도 그 마을에서 감싸기 했었다는 얘기로 더더욱 귀촌에 대한 공포를 갖게 되었거든요. 이 이야기는 그런 일련의 공포를 표현한 것 같았어요. 아이들마저 자신과는 다른 곳... 그리고 뒷담이라는 게 사람에 따라 또 어떻게 해석되는지에 대한 경고 같은 것.
저는 딸하고 둘만 살고 고향이 서울이나 마찬가지라, 가끔 서울 벗어나 살라는 분들 얘기 들으면 현실하고 너무 동떨어진 조언이라 화가 나더라고요. 지역 텃세 같은 것도 모르겠고, 어떤 위험에서 고립될 지도 모르니 최대한 안전한 환경에서 살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 이 부분은 제가 가진 그런 공포를 떠올리게 했던 것 같아요.

서우 - 택시 공포... 술 좋아하는 바람에 택시를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경우가 너무 많았는데, 저는 진짜 택시타고 졸아 본 적이 없네요. ㅎㅎㅎ 너무 많은 불친절과 성희롱성 발언들을 굉장히 다양하게, 거의 반반 확률로 겪어 왔는데 정말 남자들은 잘 안 겪어봐서 이해를 못한다는 사실을 새삼 나이 먹어 알게 되서 놀랐을 뿐. 여성 기사라고 안심했다가 결국 또 공포를 겪어야 하는 주인공의 상황이, 타다 같은 택시도 여성 취객 사진 자신들끼리 단톡방서 돌려보고 품평했다는 뒷통수 같은 사건을 은유한 것 같아요.

오물자의 출현 - 최진리나 구하라 같은 여성 연예인들이 생각나지 않을 수가 없던 단편... 이라는 생각. 공인들은, 특히나 여성들은, 사생활과 몸가짐과 미모등으로 매겨지는 가치가 얼마나 어물전 생선만큼도 못한 것인가. 싶은 생각.

화이트 호스 - 소설보다 에세이 같다는 생각을 했네요. 작가가 개인적으로 애정을 가졌던 작품인 거 같은데 자전적이기도 하고. 화이트 호스가 말 그대로 백마 탄 기사님이었구나-아이고 필요 없다, 를 실존하는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랑 같이 소개해서 수필처럼 느껴졌습니다. 연인과 헤어지고 포텐 터진 여가수로는 아델이 있죠. rolling in the deep 같은 곡이요. 젊을 때 창작은 고통속에서 피어나는 시기 인 것 같다는 생각이 새삼 들긴 하는데... '벗어남을 증명해야' 인정 받는 현실이 진행형인 건 좀 안타깝습니다.

카밀라 - 가장 따듯한 색 블루, 라는 영화를 보면 레즈비언 이야기인데 넘나 남녀 관계랑 똑같아요. 사랑하는 과정도 서로에게 지치는 것도 미련도... 그 연장선과 같은 이야기로 봤습니다.

제가 제일 끌렸던 건 '가원' 이었어요. 사실 이거 읽으면서 우리 노동당 신희선 동지의 문체가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희선씨가 가족들을 제 3자처럼 글에 담담히 녹이곤 하거든요. 제 또래들은 대부분 힘들게 살아온 어머니와 할머니의 이야기를 알고 있으니... 한량 같은 할아버지 때문에 거칠어진 외할머니의 캐릭터도 이해가 되고 (저 역시 마찬가지로 대장부처럼 살아가야 하므로) 정작 당신 딸은 원하는 대로 안되었어도 손주(글의 화자)는 의사가 되어 있는 걸 보면 인생사 새옹지마... 라는 생각도 들고.

근데 이 책에서 제가 너무 와 닿았던 구절은 68P에
'그때 이미 나는 뭔가를 예감했던 것 같다. 이를테면, 앞으로 내가 그와 비슷한 남자들을 만나게 되리라는 사실을, 자신의 진짜 능력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 어쩔 수 없이 부당한 현실을 감내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 기회만 주어진다면 이번 만큼은 , 정말이지 이번 만큼은 제대로 해 낼 수 있다고 믿는 남자들. 그들과 헤어질 때 마다 나는 생각했다. 내가 어쩌다보니 겨우 이 정도 얄팍함에 자신을 갖는 남자들만 만난 것일까. 아니면 이 세상에는 이런 남자들만 있는 것일까. 결국 나는 확인 하고 싶은 것이 아닐까. 그러니까,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이들 중 누구도 달라지게 할 수 없다는 것을. 그러니까 내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저는 이 문단이 이 책에서 가장 제 맘 하고 비슷한 구절이었던 것 같아요. 한 사십대 이상 되면 다들 비슷하게 읽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네요. 실제 주변 엄마들도 이 책 많이 읽더라고요.

오늘 참석 못하게 되어 너무 미안합니다. 컨디션만 괜찮았으면 외출하기 너무 좋을 때 인데....
암튼 다들 건강 조심하시고요. ㅠ.ㅜ
저는 쌓인게 책 밖에 없어서, 읽다 좋은 거 있음 또 추천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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