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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례명부 8번 후보 김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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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
1958년, 부산 출생
- 전남대학교 철학과 교수
-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
- 전) 참여사회연구소 편집위원
- 전) 학벌없는사회 공동대표
- 현) 학벌없는사회 정책위원장
<출마인사>
몇 년 전에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이 40대 아버지가 일하는 시간보다 초등학생인 내가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살한 일이 있었습니다.
서울대에 입학하기 위해 삼수까지 했으나 다시 실패하고 결국 ㄱ대학 경영대에 특차로 들어가게 된 수험생이 아무리 생각해도 그 학교에는 다니지 못하겠다고 신림동 여관방에서 음독자살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이 땅의 어른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느끼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얼마 전 정연희 서울시 의회 교육문화위원장은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것은 보았어도 학생이 공부하다 죽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작년 한 해 광주에서 자살한 중고등학생의 숫자가 알려진 것만 14명입니다. 광주의 인구에 비추어 전국의 자살청소년의 숫자를 추정해 본다면 이 나라에서 한 해 500명 가까운 청소년이 자살을 했다는 말이 됩니다.
등수를 다투는 경쟁에서는 1등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패배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시험경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나라의 교육은 입시경쟁에서 승리하는 것 말고는 아무런 가치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런 나라에서 청소년들은 마치 축사에 갇혀 먹기만 하는 가축들처럼 책상 앞에서 공부만 하도록 강요받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1등을 빼고는 모두가 패배자일 수밖에 없는 시험경쟁과 입시경쟁에서 대다수 학생들은 열심히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더 큰 열등감과 패배감의 노예가 되어 갑니다. 그런데도 이 땅의 어른들은 더 경쟁해야 한다고 광분하고, 절망한 청소년들은 자살이라는 극단의 선택으로 세상에 저항하는 것입니다.
한국교육은 총체적 위기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한편에서는 경쟁의 수레바퀴에 치여 학생들이 죽어 가는데 학생들은 창의성이 없고 대학은 경쟁력이 없다고 아우성입니다. 학부모들은 사교육비 때문에 아무리 많이 벌어도 모자랄 수밖에 없는데, 대학들은 엄청난 적립금을 쌓아 놓고 매년 등록금을 평균물가상승률보다 더 높게 등록금을 인상합니다. 그런 대학을 나온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이른바 88만원 인생으로 전락하고, 어렵게 최고의 학문을 한 뒤에도 아무런 미래의 전망도 찾을 수 없는 시간강사들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는 나라가 지금 우리나라입니다.
저는 평범한 학자로서 정치에 대해서는 소질도 없고 취미도 없는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신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마 권유를 받아들여 저와 어울리지 않는 일을 떠맡은 까닭은 더 이상 학교와 교육이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 모두를 병들게 하고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은 학벌간판이 아니라 학문을 위해 존재해야 하며, 학교교육은 진정한 자기실현의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교사는 학원강사가 아니라 삶의 동반자가 되어야 하고, 대학에서 강의하는 시간강사는 보따리장수가 아니라 교원으로 인정받아야 합니다. 학부모는 자녀들의 입시지도에 매여 살 것이 아니라 이제 자기 자신의 인생을 돌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한 번뿐인 삶을 보람 있고 행복하게 살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늦기 전에 죽음과 불행의 길에서 벗어나 우리 모두를 살리는 길을 찾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없다면 제가 먼저 나서서 그 길을 찾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을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