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징계결정문
결정 :
1. 이 사건 가해자 최○○를 제명한다.
2. 피 징계인은 2년내 복당할 수 없다.
3. 피 징계인은 피해자의 치유프로그램의 비용을 부담한다.
4. 피 징계인에게 가해자프로그램을 이수할 것을 권고한다.
5. 피 징계인은 이 결정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결정문 수령일로 부터 2주내에 확대운영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1. 사건의 개요
2008년 6월 7일 촛불집회 장소에서 가해자 최○○는 피해자에게 말을 걸어 대화를 나누고 전화번호를 요청했다. 가해자는 6월 11일 전화를 통해 피해자에게 만남을 제안했고 13일 대학로 근처에서 만나 술을 마셨다. 술자리에서 가해자는 피해자의 사생활에 대한 과도한 질문을 하였고, 술자리를 파하고 촛불집회 장소로 가는 도중,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지하철역 플랫홈, 출구 등에서 세 차례에 걸쳐 강압적인 방법으로 피해자에게 신체 접촉을 시도했고, 피해자가 원치 않음에도 계속 따라오며 용서를 구하는 등, 피해자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고 불쾌감, 불안감을 조성했다.
2. 가해자의 소명
사건 직후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등 성폭력 사실을 인정하였으나, 자신의 행위를 술 때문에 실수한 것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만취하여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사실관계를 누락하여 진술하는 등 진지하고 깊이 있는 자기성찰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3. 판단
가. 피해자와 술자리 대화 중, 가해자는 피해자의 남자친구와의 성관계에 대한 질문을 했고 피해자는 이에 대해 제지했다. 이는 (언어적) 성폭력에 해당한다.
나. 술자리를 마친 후 촛불집회 대열이 있는 여의도로 가는 도중, 가해자는 지하철 플랫홈에서 연이어 2회, 여의나루역 출구근처에서 1회, 피해자에게 강제로 키스하려 했다. 가해자의 강제적인 키스 시도는 피해자의 의사를 전혀 묻지 않은 채 행해졌으며, 이에 대해 피해자가 거부의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또다시 두 차례에 걸쳐 강제적으로 키스를 하려 한 행위는 피해자의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로서 성폭력이 된다.
다. 피해자가 여의나루역에서 집회 대열이 있는 마포대교로 가는 동안, 피해자가 원치 않음에도 가해자가 계속 쫓아가며 “마음을 풀라”고 한 행위 또한 피해자에게 불쾌감과 공포감을 조성했다.
라. 가해자는 피해자와의 술자리가 정치적인 것과는 무관한 남녀간의 사적인 만남이었음을 강조하고 있으나, 이것이 가해자가 한 행위의 성격을 바꾸거나 경감시키지 않는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집회 현장에서 만나 처음 술자리를 가진 사이이며 설혹 그 이전부터 친분이 있는 관계였다 하더라도, 상대방의 의사를 묻지 않고 그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성적인 행위는 성폭력일 뿐이다. 또한 피해자는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만남에 응한 것이 정치적인 토론을 위한 것이었다고 진술하는 것으로 보아 사적인 만남이었다는 가해자의 주장은 주관적인 시각으로 판단된다.
마. 가해자는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며 ‘술이 취해 실수한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피해자의 명시적인 거부 의사 표명에도 불구하고 여러 차례 강제 키스 시도를 반복한 점, 피해자와 지하철을 타고 가는 도중에도 무리없이 대화를 나눈 점, 여의나루역에서 촛불시위대가 있던 마포대교 중간까지 피해자를 쫓아가며 마음 풀라고 이야기한 점 등을 감안했을 때, 술에 취해 의식이 불분명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술에 취해서 한 행동이라 해서 그 잘못이 줄어드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진지한 반성이라기보다는 자신의 책임을 경감시키기 위한 노력에 불과하다.
바. 가해자는 세 번째의 강제적인 키스 시도 후 여의나루역에서 귀가했다고 진술했으나, 그 후에 진행한 피해자와의 면담 결과 여의나루역에서 마포대교까지 쫓아간 사실이 드러났다. 진상조사위원이 이 사실에 대한 확인을 위해 전화를 했을 때,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 말하지 않았다고 대답하여 이 사건을 대하는 가해자의 안일한 인식을 드러냈다.
사. 당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한다면 어느 정도 받을 수 있냐는 진상조사위원의 질문에 가해자는 본인이 몰라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이 아니며, 수험생 신분임을 들어 교육 이수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가해자가 자신의 성평등 의식에 대해 과신하고 있는 것도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아.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가해자의 제명을 결정하였다. 성폭력 사건 해결 과정을 통해, 가해자의 행위에 합당한 징계를 내림과 동시에, 가해자가 자신의 행위를 진지하게 돌아보고 무엇이 문제인지를 제대로 인식하고 변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교육프로그램 이수를 함께 권고하였다. 이 과정을 지켜보고 있는 당원들 또한 본인에게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인식은 없는지 검토해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2008년 6월 24일
613 성폭력 조사위원회
위원장 이 덕 우, 위 원 최 은 희, 위 원 이 봉 화, 위 원 박 학 룡, 위 원 나 영 정
사건 처리 경과 및 기타 결정 사항
1. 사건의 처리경과
가. 이 사건은 2008년 6월 14일 한 당원의 신고로 중앙당에 접수되었다.
나. 6월 16일 대표단 회의에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려서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대표단에서 사건 처리에 대한 최종 결정을 하기로 하였다. 이에 따라 ‘6/13 성폭력 조사위원회’(이덕우, 최은희, 이봉화, 박학룡, 나영정)에서 사건을 조사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1차로 가해자 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하였다.
다. 6월 19일 대표단 회의에서 징계에 대한 재 논의 결정이 내려졌고, 이에 따라 6월 21일 성폭력 조사위원회에서 재검토한 징계안을 6월 23일 대표단 회의에 제출하였다. 대표단 회의에서는 1차 징계기간을 성폭력 조사위원회로 변경하고, 재심기관을 대표단으로 하는 안을 6월 24일 확대운영위원회에 상정하였으며 확대운영위에서는 1차 징계기관을 성폭력 조사위원회로 재심기관을 확대운영위원회로 수정한 안을 통과시켰다.
라. 이에 따라 성폭력 조사위원회는 6월 25일 가해자에 대한 징계를 결정하였다.
마. 이 사건 2차 가해자(들)에 대한 조사와 처리를 이어서 진행하고 그 결과를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2. 진보신당에서 해야 할 일
가. 피해자의 심리적 피해를 치유하기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조사하여 피해자에게 소개한다. 피해자의 상담에 소요되는 비용을 피징계인이 제때 지불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여 진보신당에서 이를 부담하고 추후에 피징계인에서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나. 가해자(2차 가해자 포함)에게 필요한 성평등교육 프로그램을 조사하여 소개한다. 당 외부에 적합한 프로그램이 없는 경우, 자체적인 가해자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