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이슈 / 뉴스

 11011572_844772938925434_7912565422125774169_n.jpg


5월 10일 아침.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하청 업체인 EG테크 노동자 양우권씨가 '단결투쟁'이라는 끈에 목을 매어 자결했다. 그가 남긴 유서의 말미에는 자신을 화장해서 제철소 1문 앞에 뿌려달라고,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일했던 곳, 그렇게 가고 싶었던 곳으로 가고 싶었다는 소망이 적혀 있었다. 


 양우권씨는 1998년 2월 EG테크에 입사해서 산화철 폐기물 포장업무를 해왔다. 어디나 그렇듯이 노동자들의 처우가 처음부터 좋은 곳은 없다. 오늘날 정규직 노동자들이 얻는 혜택 역시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사측으로부터 쟁취해온 투쟁의 성과다. 정규직이 그럴진대,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는 두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때문에 2006년에 EG테크 노동자들은 금속노조 산하의 EG테크 분회를 설립한다. 


 하지만 포스코의 무노조 정책 앞에서 노동조합 활동은 쉽지 않았다. 포스코가 하청업체의 노동조합 여부를 계약 시 평가지표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을인 하청업체 입장에서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일 것이다. 53명의 조합원으로 시작했던 EG테크 분회는 회사의 탄압에 의해 대부분의 조합원이 탈퇴하고 만다. 하나둘, 노동조합을 주도했던 사람들마저도 떠나다보니 노조 핵심 세력도 아니었던 양우권씨가 분회장을 맡게 되었다.


 마지막까지 금속노조를 탈퇴하지 않았던 그에게 가해진 탄압은 악랄했다. 원래 하던 업무가 아닌 다른 사무 업무를 맡게 하고, 몸이 아픔에도 조퇴처리를 해주지 않고, 무단으로 조퇴를 했다고 정직 처리를 한다. 그러고는 정직 기간 중에 출근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1년 4월 해고한다. 


 1심과 2심, 그리고 대법원까지 이어지는 3년간의 투쟁 끝에 부당해고로 판결 받아 회사로 복직하지만 회사는 더욱 악랄하게 그를 탄압했다. 전근 보내고, 감시하고, 왕따 시키고, 책상에 자리 한 켠 두고 가만히 앉아 있게만 했다. 노조를 탈퇴하거나, 회사를 나가라는 압박이었다. 자신의 사무실 책상을 휴대폰으로 촬영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내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럴 진데, 양우권씨의 죽음을 감히 자살이라 명명할 수 있을까. 고도로 방조된 타살에 눈감는 것이 아닐까. 


11111171_844772998925428_6146648394171156294_n.jpg



 지난 15일부터 양우권씨와 함께했던 노동자들이 서울로 올라와 회사의 사과와 재발방지대책을 요구하면서 포스코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에 돌입했다. 또한 매일 EG그룹 본사 앞에서 매일 저녁 촛불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열사와 유족에게 사과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 포스코 사내하청지회의 노동자들처럼 양우권씨의 염원을 다하기 위해, 우리는 싸움을 이어갈 것이다.


11218973_844773032258758_9209033497334565615_n.jpg



[표석(노동당 비정규노동실 부장)]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laborkr@gmail.com

서비스 선택
로그인해주세요.
댓글
?
Powered by SocialXE

  1. 최저임금 국민투표 돌이켜보기

    5월 31일부터 시작된 최저임금 국민투표가 6월 27일 마무리되었다. 결과는 95.4% 대 4.4%. 25226명이 투표하여 노동계안(10000원)은 24076표, 경영계안(5580+)은 1110표를 득표했다. 그중 온라인 투표수가 23353표였고, 오프라인 투표수는 1873표였다. 그러...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2. 갑을오토텍의 야만과 폭력, 그리고 승리

    갑을오토텍이라는 회사명을 들었을 때의 첫 느낌은 의아함이었다. 사명이 왜 이렇게 촌스럽고 이상할까. 더군다나 오늘날 '갑을'이라는 단어가 상징하는 후진성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명을 지었을 때(갑을오토텍은 갑을...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3. 부산으로 간다

    지난 토요일 부산행 차를 탔다. 생애 두 번째 부산행이었다. 첫 번째 부산행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친구들과 부산행이었다. 딱히 여행가는 이유는 없었다. 다만 친구들이나 나나, 피시방이나 영화관 간 것 말고는 뭐 한번 놀아본 적이 없어서였는지 그런 여...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4. 최저임금, 생존하기에는 너무 적은.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삶의 수준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최저임금, 과연 제 역할을 하고 있을까? 시간당 5580원. 월급으로는 1,166,220원. 작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정한 2015년 최저임금이다. 그렇다면 1,166,220원으로 한 달을 살아갈 수 있을까? 이번 주...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5. 양우권, 한 노동자의 죽음.

    5월 10일 아침. 포스코 광양제철소의 사내하청 업체인 EG테크 노동자 양우권씨가 '단결투쟁'이라는 끈에 목을 매어 자결했다. 그가 남긴 유서의 말미에는 자신을 화장해서 제철소 1문 앞에 뿌려달라고, 새들의 먹이가 되어서라도 일했던 곳, 그렇...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6.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

    4월 23일 서울대학교 병원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했다. 비정규실에서 일하면서 일상적으로 파업하는 노동자들을 만나고 있지만, 노동조합이 파업에 나선다는 것은 결코 일상적인 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서울대학교 병원노동자들은 2013년부터 ...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7. 4.24 총파업이 남긴 것.

    내게 총파업이라는 건, 규모가 큰 노동조합이 위력적으로 보이기 위해 앞에 붙이는 수식어. 혹은 노동절이나 노대회 때보다는 적은 노동자들이 광장에 모여 집회를 하는 것. 딱 그 정도였다. 96, 97년도에 노동법 개악 투쟁 당시 총파업이라는 것이 있었다...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8. 우리는 그 벽을 넘어설 것이다.

    우리는 그 벽을 넘어설 것이다. 참사. 그리고 1년. 2015년 4월 16일 시청광장에서 1주기 추모제가 있었다. 추모제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성대하게 진행되었다. 광장에는 발 딛을 틈도 없이 많은 인파가 몰렸다. 사람들은 손에 하얀 국화를 잡고 있었고, ...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9. 노동당, 6.4지방선거에서 진보정당 ‘선거연대’ 제안

    노동당은 3월 26일 오후 2시,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2014년 지방선거, 진보정치의 선거연대를 묻다’ 토론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기사를 <민중언론 참세상>과의 협의 하에 <정치신문R>에도 싣습니다. ▲ "2014년 지방선거, 진보정...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10. 중앙당 스케치

    총선 방침에 관한 약간의 해설 우리 당의 총선 방침이 당 내에서도 아직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당직자나 활동가가 아닌 평당원이 당의 각종 회의 자료와 결정 사항을 꼼꼼히 찾아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 것이며 궁...
    Category진보뉴스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65 66 67 68 69 70 71 72 73 74 ... 119 Next
/ 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