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오며> - 천이
<한겨레21> 868호(7월11일판)는 표지 이야기로 진보신당 내부 사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기사는 총 5꼭지입니다.
민주노동당 때도 이정도 심층 기사는 별로 없었고, 진보신당 창당 이후에도 거의 전례가 없는 한겨레21의 심층 기사가 아닌가 합니다.
1) 일하는 사람들의 희망과 실망 (과거 진보정당의 긍정적 역할?)
2) 진보신당 독자파는 왜?
3) "도로민노당은 안된다". - 독자파의 전망 (장석준.김종철.김현우)
4) "두달 뒤를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 통합파의 전망(노심조)
5) 보일듯 말듯 가물거리는 진보 통합 (종합 분석 기사)
기사는 아래 링크합니다.
http://h21.hani.co.kr/arti/cover/
=========================================================================
“‘도로 민노당’은 안 된다”[한겨레21] [표지이야기] 진보신당 독자파의 전망
두 달 뒤 당은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파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그 짧은 시간 안에 의결 정족수인 3분의 2를 채우기는 힘들다. 사실 독자파가 얼마나 되는지 과거처럼 조직에 소속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표결 결과로 추론하는 수밖에 없다. 당대회에서 특별결의문 표결에 반대한 150명은 강경 독자파라고 보면 된다. 두 달 뒤 통합파가 이탈하고 나면 당분간 가시밭길일 거다. 하지만 2012년까지 여러 가지 재편이 있을 거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당을 지키는 게 현명할 수 있다. 통합할 당이 아닌데 통합을 밀어붙이는 게 문제다. 패권주의를 반성한다고? 믿을 수 없다. 통합이 어려운 건 앙금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사상이 문제다. 그들은 당을 만들었으면 전일적으로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다. 소수파가 그들과 함께하는 당 안에서 뭘 할 수 있겠나. 민주노동당 사람들의 북한 문제, 패권주의, 민주연립정부는 하나의 세트다. 그들이 종교처럼 신봉하는 사상체계에서 나온 것이다. 당을 함께 못하겠다고 나왔는데 3년도 안 돼 들어가겠다는 건 성급하다.
통합파도 그 사실을 잘 안다. 하지만 그들에겐 2012년 총선에서 의석 몇 개를 확보하느냐가 중요하다. 그래서 그 이후가 보이지 않는 거다. 최종합의안 부결이 두 달 미뤄진 것으로 본다. 독자파 상당수가 특별결의문에 동의했는데도 찬성률이 58%밖에 되지 않았다. 두 달 뒤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당이 깨지지는 않을 것이다. 당의 다수는 거기에 맞춰서 움직일 것으로 본다. 나도 통합으로 결정되면 그리 갈 거다. 조승수 대표도 “진보신당 깃발이 있는 한 마지막까지 남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밖에서 통합을 밀어붙인다고 해서 지금 상태로 민주노동당과 통합하게 되면 결국 ‘도로 민노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민노당 쪽이 패권주의를 반성한다고 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결국엔 다수결 원리가 작동하게 된다. 사실 지역은 민노당과의 당세 차이가 워낙 크다. 그렇게 되면 왜 통합했느냐 하는 회의론이 들 수밖에 없고, 진보신당을 통해 진보운동을 해온 사람들의 동력마저 유실될 수밖에 없다. 지금 통합파에는 당위만 있고 현실은 없다. 통 크게 뭉치라는 요구가 있으니 따라야 한다는 것인데 지역에서 진보신당을 믿고 따라와준 많은 당원 활동가들, 이들이 무조건 통합했을 때 겪어야 할 고통이 너무 크다. 새로운 진보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면서 단순히 선거를 앞두고 공학적으로 합치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87년 체제 때 잘됐으니 다시 모여서 옛날의 영광을 되찾자는 건데, 이건 진보의 미래를 발목 잡는 거다. 단순히 “통합은 안 된다”가 아니라, 새로운 진보정당의 비전을 제시하고 당을 혁신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녹색사회당이란 확실한 정체성을 갖고 재창당 작업을 해야 한다. 다음주부터 제안서를 정식으로 작성해 제안하고 지역 토론회도 조직할 거다. 당내 인사뿐 아니라 시민사회 쪽과도 몇 번 만났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도 꽤 있다. 노동운동 쪽은 현장의 분열에 따른 어려움 때문에 통합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고, 당협위원장 중 현장 주민 활동을 열심히 하며 동력을 쌓아온 이들은 소수정당화의 위험을 감수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해한다. 그러나 통합파 가운데 일부는 출세주의자들이 분명히 있다. 통합을 거부하고, 녹색사회당으로 재창당하더라도 소수 세력일 수밖에 없다. 감수할 수밖에 없다. 이세영 기자 monad@hani.co.kr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