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6일(토)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당원들이 모여 토론 모임을 가졌습니다.
그 취지는 지난 1년 동안 지겹게 끌어온 통합/독자 논란을 하루빨리 끝내고 이제는 진보신당의 발전 비전을 힘 있게 토론, 결의하자는 데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대다수 당원들이 진보신당을 ‘녹색신좌파 정당’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발제문 내용에 공감했고, 그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아래의 제안문을 채택했습니다.
달리 말하면, 이제까지의 소극적인 ‘독자파’를 넘어 ‘녹좌파’(‘녹색신좌파’)의 비전으로 당원들의 힘을 모아가자고 결의한 것입니다.
앞으로 이러한 실천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각 지역의 당원들 사이에 정보 교류와 연대, 토론과 결의를 원활히 하고자 <진보신당 녹색신좌파 활동가 네트워크>라는 이름으로 소통 체계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진보신당 녹색신좌파 활동가 네트워크>에 참여한 몇 분 당원들의 공동 명의로 아래의 제안문을 발표합니다. (첨부한 아래한글 파일에는 그림과 참고자료 등이 추가로 실려 있으므로 가능하면 이 파일을 참고해주십시오.)
아래의 글에서도 강조하고 있듯이, 이 제안문은 당원들 사이의 진지한 토론을 촉진하기 위한 발제문 성격이 강합니다.
당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토론, 부탁드립니다.
***
진보신당, ‘녹색신좌파당’으로 도약하자 (ver. 1.0)
진보신당 녹색신좌파 활동가 네트워크
김태성(강원) 김선아(경기) 목영대(경기) 이장규(경남) 윤영대(광주) 김윤기(대전) 김종철(서울) 김준수(서울) 김현우(서울) 신준호(서울) 이용희(서울) 장석준(서울) 최백순(서울) 박철수(울산) 김민수(인천) 문성진(인천) 고승희(전북) 이민우(청년학생) 안병일(충남) 등
[주] 이 글은 한 편의 발제문이자 제안문입니다. 이 글이 제시하는 기본 방향에 동의하시는 분들께서는 이 글의 부족한 부분이나 빈 부분 혹은 정정이 필요한 부분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십시오. 길든 짧든 새로운 글도 좋고, 이 글에 가필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이러한 의견들을 받아서 ver 2.0, 3.0으로 계속 정리하겠습니다. 이렇게 집단적 토론 방식으로 이후 진보신당 활동 및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총노선이 될 수 있을 문서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1. 진보신당, ‘녹색신좌파당’ = 반자본주의 정당, <불안정 노동자>와 <녹색>의 정당으로 나아가자
1.1 ‘진보의 재구성’의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2008년 민노당 분당 사태 때 “보다 녹색으로, 보다 적색으로”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이것은 진보신당이 창당과 함께 내세운 4대 지향, “평등, 생태, 평화, 연대”에 반영돼 있다. 이러한 지향은 <당헌 전문(前文)>에 “진보신당은 자본주의와 제국주의, 남성 지배 체제와 생태 파괴 문명을 극복하고 평등, 생태, 평화, 연대의 새 세상을 열고자 한다”는 문장으로 정리돼 있다. <강령 전문(前文)>은 이것을 다시, “진보신당은 노동자 · 서민의 정당이자 여성 · 소수자의 정당이고 녹색정당”이라고 정리한다. 2010년 진보신당 임시당대회가 채택한 <당 발전 전략>은 당 역량 강화의 핵심 과제로서 “비정규 노동 ‧ 생태 ‧ 여성의 가치 전면화, 지역 거점 구축, 청년 세대 전략 등”을 제시하고,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의 기반을 조성”하는 것 역시 “비정규 노동 ‧ 생태 ‧ 여성의 가치를 중심으로” 해야 한다고 천명한다. 이렇듯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이미> 분명하다.
1.2 ‘87년 체제 좌파의 정당’을 넘어 ‘21세기 신좌파 정당’으로
진보신당은 2009년 당대회에서 채택한 보고서 <진보정치 10년의 평가와 성찰>를 통해 과거 진보정당운동의 한계와 오류에 대해 상세히 정리한 바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한다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다. ‘민주노총 의존 정당’, ‘운동권 정파 연합 정당’, ‘국회 매몰 정당’. 민주노총에 의존하여 불안정 노동자들을 포함한 노동계급 형성의 촉매 역할을 하지 못했고, NL, PD 등 과거 운동권 정파들의 이데올로기 안에 머물러 새 시대에 맞는 이념, 노선을 제시하지 못했으며, 국회의원 배출에만 골몰하여 한국 정치의 초중앙집권적 구조를 그대로 답습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거 진보정당운동의 문제점은 정당운동뿐만 아니라 87년 이후 한국 진보 좌파 전반에 뿌리내린 한계, 오류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가령, ‘민주노총 의존 정당’의 문제점은 민주노조운동 1세대의 한계에 대한 성찰 없이는 제대로 짚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 노동운동은 87년 이후 줄곧 기업별 노조를 통해 경제 성장의 과실을 나누는 데에만 매달려왔다. 그래서 한국 자본주의에 역사적으로 누적된 불평등 구조들(재벌 대자본 독재, 노동시장의 계층화, 지역 간 불균형, 토건 개발을 통한 경기 조절 등)에 맞선 비판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또한 박정희 산업화 이래 한국을 지배해온 경제적 비전, 즉 ‘성장’의 꿈(코리안 드림)을 대신할 새로운 이상을 제시하지도 못했다. 이러한 한계와 오류는 신자유주의 노동 유연화 전략으로 인한 불안정 노동자 양산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고, 그래서 조직 노동이 노동계급 형성의 전위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노동 대중 내의 소수 집단으로 포위되는 형국에 이르렀다. 바로 이러한 근본 병인(病因)을 직시하고 이에 대한 처방을 내놓지 않고서는 ‘민주노총 의존 정당’의 극복은 불가능하다.
이와 같은 근본적 성찰은 ‘진보의 재구성’이 87년 이후 정착된 한국 좌파의 한 세대의 패러다임, 즉 ‘87년 체제의 좌파’와 단절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것은 마치 서구의 ‘구좌파’/‘신좌파’ 분리와도 같은 역사적 깊이를 요구하는 과제라 하겠다. 그리고 이러한 용어법을 응용해본다면, 진보신당의 창당 정신은 곧 ‘87년 체제 좌파의 정당’을 넘어 ‘21세기 신좌파 정당’으로 스스로를 끊임없이 재구성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1.3 지금 추진되는 방식의 ‘진보대통합당’은 ‘87년 체제 좌파’의 회고적 결집일 뿐이다
이제 ‘87년 체제 좌파’는 한국 자본주의의 위기의 대안이 아니라 오히려 그 위기의 한 구성 부분이다. 우리가 지금 추진되고 있는 방식의 이른바 ‘진보대통합당’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것은 다시 한 번 대기업 정규직 노동자의 집단적 지지에 대한 환상에 기반한 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며(Again ‘민주노총 의존 정당’), 80년대 이래의 운동권 정파들을 한 번 더 총결집하겠다는 것이다(Again ‘운동권 정파 연합 정당’). 그리고 그 가장 절박한 이유는 오직 2012년 총선이다(Again ‘국회 매몰 정당’). 이것은 한 마디로 ‘87년 체제 좌파’의 회고적 결집일 뿐이다. 자기 변신을 위한 결집이 아니라 복고적 결집. 이렇게 만들어지는 정당으로는 총선 때 몇 개 의석을 더 차지할 수는 있어도 그 짧은 시간 지평을 넘어선 생명력을 갖기는 힘들다. 오히려 그 몇 석의 의석이 ‘87년 체제 좌파’의 퇴장을 부당하게 지연시키는 산소 호흡기 역할만 할 것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국민참여당까지 ‘통합당’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것은 단지 자유주의 세력 중 한 분파와의 동거만을 뜻하지 않는다. 국민참여당을 포함한 ‘통합당’은 곧 민주당 중심 연립정부 참여 혹은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나아가는 첫 단계일 수밖에 없다. 즉, ‘87년 체제’의 중요한 한 특징인 자유주의 세력에 대한 진보 ‧ 민중운동 진영의 종속을 극복하는 게 아니라 정반대로 그 종속을 최종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진보의 재구성’의 잠정 중단 정도가 아니라 이에 맞선 수구 반동이라 해야 한다.
1.4 ‘21세기 신좌파 정당’은 ‘반자본주의 정당’이자 ‘<불안정 노동자>와 <녹색>의 정당’
1.4.1 ‘반자본주의 정당’의 성격을 더욱 분명히 하자
‘21세기 신좌파 정당’은 우리가 ‘단절’해야 할 것과 관련된 이름 붙이기일 뿐이다. 그럼 우리가 ‘구성’해가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진보신당의 <강령 전문>은 그 중심 줄기가 ‘자본주의 극복을 사명으로 하는 정당’, 즉 ‘반자본주의 정당’임을 분명히 한다. (참고 : “오직 자본주의를 극복함으로써만 인간의 자유와 참된 만남의 공동체가 가능하다.”) 그럼, 국가사회주의가 올바른 해답이 될 수 없음이 밝혀진 상황에서 자본주의 극복의 대원칙은 무엇인가? 진보신당 <강령 전문>은 “다른 무엇보다 민중이 정치권력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 “좁은 의미의 정치적 영역뿐만 아니라 경제와 사회, 노동현장과 생활현장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천명한다. 즉, 정치, 경제, 사회 전 영역에 걸쳐 대중이 전면적으로 참여하고 결정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분명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계승 발전시키려는 것이다. 하지만 21세기에는 사회주의만이 아니라 생태주의, 여성주의, 평화주의, 국제주의 등이 자본주의 극복의 또 다른 핵심 가치들로 부각되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이념 ‧ 운동들을 종합하는 ‘21세기 신좌파 정당’의 기본 내용을 일단 ‘반자본주의 정당’으로 규정한다.
진보신당은 앞으로 이러한 자본주의 극복의 비전을 현재적인 대안(탈자본주의 구조개혁)으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삼성과의 투쟁’ 등으로 이미 제기되고 있는 거대 자본 권력과의 투쟁에 앞장서야 한다. 또한 신자유주의의 주역인 금융화된 자본의 사회화와 통제를 제기해야 한다. 그리고 복지국가는 민주적 공공부문의 확장과 함께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기업 차원의 대안으로는 노동자 자주 경영을 강력히 주장하고, 협동조합과 같은 미래 대안 사회의 맹아들을 육성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2012년 양대 선거의 기본 정책이 되어야 한다.
요즘 한국의 진보정당운동 상황에서 이것은 더욱더 절실한 당면 과제다. 상당수 진보 정치 세력들이 일부 복지정책을 ‘복지국가’(‘복지국가’는 국가복지정책의 단순 합이 아니다)와 등치시키고 이를 빌미로 점점 더 자유주의 세력과 수렴(우경화)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이 한편으로 ‘진보대통합’을 추진한다면서 다른 한편으로 강령에서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을 언급한 문구를 삭제한 것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시대에 진보신당은 좌파정치의 본령을 견지, 발전시키는 핵심 거점(그리고 아마도 제도 정치 내에서는 유일한 거점) 역할을 해야 한다.
1.4.2 좀 더 구체적으로는, ‘<불안정 노동자>와 <녹색>의 정당’으로 나아가자
하지만 ‘반자본주의’ 지향은 단순히 선전으로써만 실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치 ‧ 사회적 운동과 이를 통한 주체 형성이 함께 해야만 한다. 당대의 요청에 맞게 ‘반자본주의 정당’의 성격을 좀 더 구체화한 프로그램이 필요한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진보신당의 <당 발전 전략>은 이미 그 대략적인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비정규 노동, 여성, 생태 가치의 전면화’가 그것이다. 이것을 좀 달리 정식화하면, ‘<불안정 노동자>와 <녹색>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두 중심축을 잡은 이유는 ‘87년 체제의 좌파’가 부딪힌 두 개의 장벽, 그리고 우리가 한국 사회에서 구체적이고 잠정적인 유토피아(E. 비그포르스)를 건설해가는 데 관건이 될 두 가지 긴급한 대전환 때문이다.
1.4.2.1 ‘87년 체제의 좌파’가 넘지 못한 두 개의 장벽
이제까지 한국의 진보 좌파는 박정희 산업화 이래의 ‘성장’ 신화를 넘어서지 못했다. ‘성장’은 당연한 전제였고, 민주화나 노동권 확보 그리고 최근의 복지국가 담론까지도 모두 그 ‘성장’의 효과를 나누는 차원의 요구일 따름이었다. ‘성장’이 지속되는 한, 재벌 대자본의 지배도 필요악이었고, 토건 개발과 부동산 거품도 얼마간은 유용한 것이었다. 이렇듯 ‘성장’ 신화가 지배 이데올로기이자 대중 이데올로기로서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는 계급의식의 성숙도, 대안 사회에 대한 열망의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외환위기 이후 본격화된 신자유주의 금융화는 여기에 또 다른 넘기 힘든 장벽을 더했다. 그것은 불안정 노동자 양산을 통한 노동 대중 내의 분열과 갈등 조장이었다. 이러한 새로운 현실은 어쩌면 ‘성장’ 신화를 깨뜨릴 수도 있는 중대한 계기였다. 많은 이들이 아무리 ‘성장’이 지속되어도 그 과실이 내 것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체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이러한 각성보다는 과도적인 혼란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 정규직은 ‘성장’의 과실에 접근할 초대권을 잃지 않으려고 자발적으로 초과 노동 경쟁에 뛰어들고, 비정규직 사이에서는 ‘성장’이 정규직 일자리를 늘려주지 않을까 하는 변형된 ‘성장’ 신화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노동운동은 좀처럼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관통하는 공통의 계급의식을 발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1.4.2.2 두 가지 긴급한 대전환 - 녹색 전환과 노동사회 전환
이러한 두 개의 장벽은 곧 한국 사회에서 구체적이고 잠정적인 유토피아를 만들어가는 데 관건이 될 두 가지 긴급한 대전환이 무엇인지 말해준다. 그 첫 번째는 ‘성장’ 신화에 맞서고 그것을 대체할 전 사회적 목표와 지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물론 그 기본 내용은 ‘21세기 신좌파 정당’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자본주의 극복의 전망>(혹은 반자본주의 전망)에 기반한다. 하지만 과거와 같은 ‘사회주의’, ‘사회민주주의’만으로는 그것을 정확히 표현하기 힘들다. 역사 속의 ‘사회주의’, ‘사회민주주의’는 ‘성장’ 신화와 중첩되는 부분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노동자 자주경영을 주장하더라도 기업의 경영 가치 전환을 함께 이야기해야 한다. 이제는 복지국가를 건설하더라도 에너지 전환을 함께 추진해야 한다. 이제는 민주주의를 부르짖더라도 권력과 자원의 집중 구조 해체를 함께 외쳐야 한다. 즉, 경제의 양적 확대를 통해서 자유와 평등을 확대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생태적 균형과 지속 가능성 확보를 통해 자유와 평등을 실현해간다는 비전이 필요하다. 노동계급의 전위가 자본가계급의 성과들을 인수한다는 식이 아니라 노동자, 여성, 청년, 소수자 등 다양한 풀뿌리 주체들이 아래로부터 사회를 새로 짜들어간다는 방식의 변혁관이 필요하다. 이것을 가장 잘 표상해줄 수 있는 말은 ‘녹색 전환’(굳이 이념적으로 표현하면, ‘녹색 사회주의’ 혹은 ‘생태 사회주의’)이다.
이와 함께 긴급히 필요한 것이 ‘노동사회의 전환’이다. 과거의 맑스주의 교과서를 따르지 않더라도, 자본주의 사회를 바꾸는 데 노동계급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런데 한국 사회에서는 정규직/비정규직, 대기업/중소기업, 남성/여성, 장년/청년, 현직/실직(+퇴직), 정주/이주와 같은 균열선들이 노동계급 형성을 가로막고 있다. 이제까지는 그 해결책으로서, 기존 기업별 노조의 산별 전환과 사회운동적 역할만을 강조해왔다. 물론 이러한 실천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런 실천이 시작되기 위해서도 그 바깥, 즉 다수의 미조직 불안정 노동자들로부터 충격이 가해져야 한다는 게 이제는 분명해지고 있다. 말하자면, 87년 노동자 대투쟁의 뒤를 잇는 불안정노동자들의 궐기(그 형태는 다양할 수 있겠다)가 필요하고, 그것을 준비하는 일상적 실천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불안정 노동자들 중 앞서 나가는 부문을 중심으로 전체 노동계급의 형성 과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자면 불안정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노동 체제를 개편하는 것이 당면 실천 과제가 되어야 한다. 그 핵심은 노동계급 내의 여러 균열선들을 넘어 보편적 노동권(‘일할 권리’뿐만 아니라 ‘쉴 권리’를 포함하는)을 주장하고 실현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개별 기업 단위를 넘어 <노동시간 단축-일자리 공유-기본소득 보장>을 요구하는 것이다.
1.4.2.3 ‘87년 체제 좌파’의 한계를 넘어 : 미조직 주체로서 <불안정 노동자>와 미개척 지향으로서 <녹색>
사실 이러한 두 대전환 과제는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엇물려 있다. 노동사회 전환 없이 녹색 전환은 불가능하다. 소득이 보장된 자유시간의 확대를 통해 노동 대중이 현재와 같은 악무한적 노동 경쟁으로부터 일단 벗어나야 다양한 풀뿌리 지역 활동이 꽃필 수 있다. 역으로, 녹색 전환 없이 노동사회 전환은 의미가 없다. 생태적 지속가능성의 확보 없이는 어떠한 노동권도, 복지 프로그램도 지속가능할 수 없다. 그래서 이 두 과제는 ‘21세기 신좌파’의 핵심 내용으로 서로 수렴되며, ‘21세기 신좌파 정당’은 ‘<불안정 노동자>와 <녹색>의 정당’일 수밖에 없게 된다. ‘87년 체제 좌파’의 미조직 주체인 <불안정 노동자>를 조직하고 미개척 지향인 <녹색>을 지향하는 정당(21세기 한국 사회에서 ‘적록동맹’의 구체적 형태)이어야 하게 되는 것이다. 진보신당은 바로 이러한 <불안정 노동자>와 <녹색>의 정당으로서 발전해가야 한다(아래에서는 이러한 지향을 ‘녹색신좌파당’으로 압축해서 부르겠다).
1.5 목표는 새로운 다수자 연합의 구축이다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녹색신좌파당의 목표가 ‘의미 있는 소수’의 결집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이것이 1단계 목표일 수는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녹색신좌파당의 목표 역시 다수자 연합(대안적 역사 블록)의 구축에 있다. 유럽처럼 사회민주주의 정당-노동조합이 진보적인 다수자 연합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나라들에서는 녹색당이나 좌파당 같은 신좌파 정당들이 주류 좌파를 압박하는 ‘의미 있는 소수’로 존재하기도 한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자유주의 정당과 구별되는 진보적인 다수자 연합 자체가 구축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녹색신좌파당의 목표는 결코 ‘의미 있는 소수’에 머무는 것일 수 없으며 ‘녹색 전환’과 ‘노동사회 전환’을 중심으로 새로운 다수자 연합을 구축하는 것이어야만 한다. 처음에는 불안정 노동자(넓은 의미로는, 영세자영업자까지 포함)와 각성한 노동자-시민, 그 중에서도 정치적 잠재력이 큰 청년 노동자/예비노동자나 기존 노조 내 선진층, 생협의 활동적 조합원 등으로부터 출발해서, 동심원적으로 지지 기반을 확대해가야 한다.
이러한 다수자 연합을 통해 재벌 대자본을 중심으로 한 지배 연합과 대결하는 것이 녹색신좌파당의 궁극적 과제다. 즉, 이 당은 제 1 좌파정당이 되고자 하는 당이며 제 1 야당이 되고자 하는 당이다. 그리고 당연히 집권-변혁을 추구하는 당이다. 다만 그 성장과 집권의 경로를 새롭게 상상하려는 것이 다른 정당과 다른 점이다. 녹색신좌파당은 우리 시대의 ‘현대의 군주’(A. 그람시), 서로 이질적일 수도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서로 만나 교류하고 상호 변화하며 대안 사회의 맹아를 만들어감으로써 지배 세력에 대한 가장 두려운 대항 세력으로 성장해가는 장[마당]을 지향한다(진보신당의 ‘만남’ 강령은 이미 이 정신을 생생히 구현하고 있다).
2. 우리 안팎의 지형 : 더 큰 ‘독자파’와의 통합을 준비하자
2.1 당 안 : 독자파에서 더 나아가 녹색신좌파당 지향 흐름으로(‘독자파’에서 ‘녹좌파’로)
우리는, 비록 지금은 진보신당 내에서 ‘독자파’라는 이름으로 다른 그룹들과 배타적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독자를 위한 독자가 아니라 진보정치의 재구성을 위한 잠정적 독자파였다. ‘현실 정치’라는 이름 아래 87년 체제 운동을 고수하고 지속시키려는 소위 묻지마 통합 또는 현상유지의 흐름에 맞서, 포스트-87 운동을 담지할 주체와 운동의 재구성을 실현하고자 하는 새로운 그룹이 ‘우리’다.
그러나 당 내 독자파의 선명한 지향과 비전을 담은 깃발, 그리고 재구성의 과제를 담보할 지도력이 미흡하거나 부족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진보신당의 창당 정신과 제2창당 과제가 명망가들과 그 계파에 의해 무시되고 유실되어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까지 당의 운영에서 유력한 역할을 해왔던 기존 정파 조직 질서와 기능이 더 이상 작동할 수 없게 된 것 또한 사실이다.
때문에 향후 당의 중핵 주체 구성은 단지 인물의 재구성(물론 미래를 담지 못하는 인물과 계파는 구체적으로 청산되어야 한다)이 아니라 이러한 한계와 족쇄를 깨는 새로운 세력의 형성이어야 한다. 이제 막연한 ‘독자파’라는 테두리를 넘어 녹색신좌파당으로 나아가자는 목표 아래 포스트-87 운동(‘87년 체제 좌파’를 넘어서는 운동)의 실체를 만드는 과제 속에서 기존의 운동 방식에 대한 성찰에 기반한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비록 외롭지만, 이제 당장 믿을 것은 우리 스스로 뿐이다.
2.2 당 바깥 : 사회당 등 좌파 그리고 녹색 정치세력화 흐름 등등
한나라당의 일정한 좌클릭과 민주당의 기회주의적 포지션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지지’는 ‘반MB’라는 명제 아래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그리고 민중운동 다수는 그 외연이 어찌되든 민주당과의 반한나라 연립정부에 참여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진보대통합으로 이러한 우경화를 제어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것이 유의미한지 따지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2012년에 요구되는 우리의 정치가 무엇인지라는 물음이 중요할 뿐이다.
우리는 누구와 함께 할 것인가? 진보의 재구성 과제와 내용에 대하여 우리와 입장이 대부분 일치해 온 사회당이 있다. 사회주의 지향의 당 외 좌파 그룹들은 당장의 결합은 불가능하지만, 이제까지와 같은 민주노총 중심 운동과 성장 패러다임을 더 이상 추종할 수 없다는 인식을 공유하며 넓혀 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우호적 연대 대상이다. 조직 노동운동 등 전통적 대중운동에서 활동하며 이러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동지들과도 긴밀히 논의하고 행보를 같이해야 한다. 이 동지들, 그리고 우리들은 서로에게 운동의 갱신을 위한 발본적 질문을 던져야 하며, 비정규 미조직 영역의 다양한 방식으로의 주체화를 함께 도모해야 한다. 우리는 기존 조직 노동운동 기반을 ‘착취’하는 정치가 아닌, 새로운 노동체제의 형성과 성장에 ‘조력’하는 정치를 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흐름이 아무리 미약하더라도, 그것이야말로 녹색신좌파당의 빠뜨릴 수 없는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이제껏 진보정당 운동에 몸담지 않았던, 그러나 자본주의 시장주의에 저항해 온 시민사회 세력들도 새로운 조직화를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토건 자본주의의 폐해를 극복하고 생태문화 사회로 전환하려는 열망과 그 긴급함, 그리고 그것이 반MB 연대 속에 묻혀버려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녹색 정치 조직을 만들려는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생협 등 부문과 각 지역에서 성과를 만들어온 풀뿌리 운동 세력이 있다. 우리에게도 2012년은 이들의 경험과 문제의식을 경청하고 공동의 정치 과제와 조직으로 시너지를 만들 수 있는 기회다. 그것은 각성한 노동자와 각성한 시민이 반(탈)자본주의의 운동 속에서 서로 만나는 가시적인 현장이 될 것이다.
여성, 장애, 소수자운동, 평화운동, 빈민운동, 지식인운동, 그리고 곳곳에서 가장 창의적인 반체제 운동을 만들어가고 있는 문화예술운동은 새로운 진보정당에서 나열되는 전시품이 아닌 무지개 좌파 정치의 주역으로 대접받아야 하고 그러기를 요청해야 한다. 이제까지 거론한 이들과 세력은 모두 ‘현대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에 의한 피해자 동맹’의 구성원이자, 우리가 만들 정치의 선도 투사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 모두는 진보신당 독자파가 만나야 할 좌파 ‧ 대안운동 전반의 더 큰 ‘독자파’들이다. 우리는 바로 이들과 만나고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 세력들의 단순 합을 도모하는 진보대통합에 만족할 수도, 이를 받아들일 수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대안적인 세력들의 결집, 그리고 이들의 물리적인 결합이 아니라 기존 형식과 내용을 혁신하고 새 흐름을 창출하는 화학적인 결합을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 보다 많은 동지들에 대해 동참 호소와 과감한 설득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3. 장기 과제 : ‘87년 체제 좌파’를 대체할 ‘반자본 급진 정치 블록’의 건설
3.1 정치적 과제 : ‘보수-체제유지 개혁-반자본 급진’의 3정립
우리의 목표는 ‘87년 체제 좌파’를 대체할 좌파운동의 주체적/내용적 재구성이며, 이를 위해 현재의 ‘독자파’와 이 과제에 동의하는 (더욱 넓은!) 잠재적 독자파를 규합하여 2012년을 돌파해 운동 세력과 관계를 재편하는 것이다. 때문에 그것은 단순한 잔류 세력 규합이 아니라 미래를 담지하면서도 현실 설득력을 갖는 새로운 운동 조직, 결국 새로운 정당 조직의 건설(진보신당의 재창당이든, 진보신당과 다른 정치조직들 사이의 합당이든)이 될 것이다. 일단 2012년을 지혜롭게 경과하고 나서 이후 우리는 ‘기존의 운동과 지반을 달리 하는’ 그러면서 ‘현실에서 생존 가능한’ 정당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우리의 세력 기반은 무엇보다 우선 독자적 진보정당파다. 여기에는 진보신당 독자파, 사회당,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되 우호적인 당 외의 동지들이 포함된다. 다음으로 반자본주의 경향의 노동운동, 그리고 급진적인 풀뿌리 시민운동과 녹색운동 세력이다. 민주노총 주류를 상대화하는 노동 조직화, 기존 시민운동을 상대화하는 운동 정치의 조직화를 도모하는 모든 세력들을 결집시키는 것이 과제다.
내용적으로는 녹색 사회주의적 지향과 이를 구현할 프로그램을 제시하여 녹색 좌파의 사회적 깃발, 혹은 그 깃발의 정치세력화를 인정받는 것이 과제다. 이제까지 진보정당 운동이 ‘보수-민주(자유주의)-진보’의 3정립을 목표로 했다면, 우리는 대략 ‘보수-체제유지 개혁-반자본 급진’의 3정립을 추구한다.
우리는 반자본 급진주의 운동의 출발점을 <불안정 노동자>와 <녹색>의 정당에서 찾으며, 이것을 ‘녹색신좌파당’(혹은 ‘녹색사회[주의]당’)으로 발전시켜나가고자 한다(물론 이것은 구체적인 당명을 제안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당의 성격에 대한 규정을 의미한다). 바로 그것이 포스트-87년 체제 운동의 의미이며, 우리가 새로운 운동에 나설 것을 주장하고 요청하는 이유다. 그것이 1-2년 내에 달성될 결과가 아니라 하더라도, 지금의 발걸음이 그 실현을 앞당길 주춧돌이 될 것이며, 지금의 결행이 그 이정표가 될 것이다.
3.2 정책적 과제 : 탈핵, 지역 풀뿌리 정치, 노동시간 단축과 기본소득, 무지개 정치
20세기 좌파운동과 한국의 경험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자본가계급을 공격하는 것만으로는, 그리고 국가기구를 장악하는 것만으로는 우리가 바라는 세계를 만들 수 없음을 보여주었다. 녹색 좌파의 정치는 우리의 삶과 지구를 파괴하고 착취하는 자본주의적 생산과 성장주의를 가차 없이 비판하면서도, 동시에 현실 속에서 대안적 정치와 경제의 실현을 요구하고 보여주어야 한다. 현재 가장 주목해야 할 모순과 위기는 에너지, 먹거리, 경제와 고용의 문제다.
어떤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어 쓸 것인가 하는 것은 생산과 소비의 근간이 되는 문제이자 민주주의의 문제다. 가중되는 기후 변화와 석유 에너지 고갈,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탈핵’의 물결은 우리가 집중해야 할 가장 큰 투쟁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더구나 이제 세계는 ‘후쿠시마 이전과 이후’로 나뉠 만큼 탈핵이 우리 세대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자 대중들과 교감해야 할 사안이 되고 있다. 진보신당은 <불안정 노동자> 및 <녹색> 정당의 성격을 분명히 해가는 과정에서 당분간 반핵/탈핵 투쟁을 최우선 사업으로 설정하여 한국에서 탈핵 투쟁을 주류 정치 안에 진입시켜야 한다.
에너지와 먹거리의 대안은 결국 자본주의 시장을 제어하고 녹색 사회와 문화 사회로 전환하는 방안들을 수반한다. 이는 협동조합 등 다양한 방식의 공동체적 생산과 수급, 지역 수준의 에너지와 먹거리 체제(로컬에너지, 로컬푸드)를 필요로 하며 이를 꾸려나갈 대안적 주체도 함께 요구한다. 이는 특히 서울/수도권/중앙정치에 편중되는 역량 배분 대신 지역 주체와 지역 정치 이슈를 발굴하고 키우는 정치를 고양시키게 될 것이다. 아울러 농업은 구호해야 할 산업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살리는 산업이자 우리 모두가 다양한 방식으로 종사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은 생태적으로 분업하고 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야말로 피크-오일(peak-oil, 석유 정점)을 대비하는 가장 유력한 길이다.
또한 현재의 경제와 고용 위기는 더 이상 요소투입형 성장이나 사민주의적 노자 투쟁과 교섭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20 : 80 사회’의 극복은 과거 방식의 ‘복지국가’를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80’의 노동과 소득을 전 사회적으로 보장하는 생태문화사회를 건설함으로써 비로소 가능해진다. 이를 실현할 정책 프로그램으로 노동시간 단축과 일자리 공유, 조건 없는 기본소득 보장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지 득표를 위한 정책 요구가 아니라 노동자와 소비자의 존재 양태와 조직 형식을 함께 바꾸는 요청과 투쟁이 될 것이다.
경제와 정치 모두에서 기존의 국가기구를 상대화하고 대체하는 ‘흑색(일반화된 아나키즘)’의 자리매김 또한 요구된다. 기간 네트워크산업의 국공유화, 금융기구의 사회화 및 조세 비율 증대와 같은 전통적인 조치들이 여전히 필수적이기는 하지만, 협동조합 등 비시장적 영역을 성장시키고 활용시키는 다양한 시도들을 함께 장려해야 한다. 또한 중앙정부와 의회로 국한될 수 없는 직접민주주의와 풀뿌리 수준의 참여(그리고 저항, 개입)를 정치의 나머지 50% 방식으로 인정하고 또 계발해야 한다.
또한 녹색좌파의 정치는 결과적으로 무지개 정치다. 이제까지 조직노동 중심의 ‘주류 운동’, 의회와 정부기구를 통한 ‘정상적인 정치 방식’에 의해 부차화되고 억눌렸던 비정규 노동, 소수자, 평화, 인권 영역의 다양한 요구와 독특한 문법과 기법들이 반자본 급진정치의 용광로 속에서 약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는 단지 말만이 아니라 구체적인 운동 영역에 핵심 주체들을 포진시키고 집요하면서 기동적인 사업을 전개하는 노력으로써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4. 당면 과제 : 계속적인 재구성을 통한 2011-2012년 시기의 돌파
4.1.1 전략 기조 - 운동 정당, 기동전과 진지전의 결합 그리고 2014년
진보신당은 이미 ‘운동 정당’을 표방하고 있다(<당헌 전문>). 녹색신좌파당으로서 이러한 측면은 앞으로 더욱 발전시켜야 한다. 즉, 상투적인 선거 정당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기동전과 진지전을 결합시키면서 선거도 그 한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21세기의 기동전은 2008년 촛불 항쟁에서 어렴풋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촛불 항쟁의 참신함으로 무장한 새로운 형태의 노동자-시민 궐기를 기대해볼 수 있다. 우리는 끊임없이 그 길을 열어야 한다. 그러면서 그러한 전국적인 흐름을 꾸준히 지역 수준의 풀뿌리 조직화로 연결시켜야 한다(진지전). 이런 측면에서 2012년 총선, 대선에서는 현실 정치 지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대가 절실히 요구하는 메시지를 선전하고 운동 주체들을 발굴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 또한 이 시기에 예상되는 연립정부 광풍과 그로 인한 이합집산 속에서 좌파 정치의 중심축을 견지하며 진보 좌파의 여러 흐름들을 재결집하는 플랫폼(승강장) 역할을 하는 것도 우리의 중요한 임무다. 당의 실질적 도약의 계기는 좀 더 멀리 2014년 지방선거, 그 중에서도 기초 선거(광역 선거보다는)에서 찾아야 한다.
4.1.2 전략 기조 - 특히 2012년 양대 선거와 관련하여
녹색신좌파당으로 나아가려는 세력에게 2012년 양대 선거 관련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대선을 기점으로 하여 범민주당 혹은 민주연립정부 세력과 구별되는 독자적인 진보/좌파 야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범민주당/민주연립정부 세력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에는 이들에 맞설 유일 좌파 야당이 되어야 하고, 이들이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이들의 패배에 책임을 공유하지 않는 독자 야당으로 위상을 확보해야 한다. 이것이 차기 정권 아래서의 착실한 성장, 특히 2014년의 도약에 발판 역할을 할 것이다. 따라서 2012년 총선은 투기적인 관점으로 바라볼 게 아니라 이런 발전 경로를 밟아나가기 위해 대중정당으로서 갖춰야 할 필수적인 자산들을 확보하는 계기로서 바라보고 대응해야 한다.
4.2 로드맵
① 7월 - 8월 : ‘녹색신좌파당’ 지향을 적극 선전하며 이에 동의하는 당 내 정치인(총선 예비 후보 등), 활동가, 당원들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필요하면, 8월 말에 자발적인 당원대회를 개최한다. 당 바깥에서 녹색 정치세력화를 추진하는 흐름 등과 긴밀히 소통, 교류, 연대한다. 필요하면, 공동의 매체 발간 등을 추진한다.
[긴급 과제]
‧ ‘녹색신좌파당’ 지향에 공감하는 당원들 사이에 네트워크 구축하기
‧ 지역별로 활동을 기획해서 추진하기 : 사업 예시 - 녹색신좌파당의 비전 토론 및 제안, 주기적인 모임과 토론, 8월 임시당대회에 대한 통일적 대응과 이를 위한 조직화 등
‧ 가능하면, 소속 지역의 총선 후보를 발굴하는 데 함께 하기
② 8월말 임시당대회 : 현재의 잘못된 통합 논의를 마감한다.
[긴급 과제]
‧ 아직 입장을 확정하지 못한 대의원, 당원들 설득하기
③ 임시당대회 이후 : 임시당대회 이후 당 내에서 원심력이 강화될 수 있고 이에 맞서 당을 추스르려는 노력들 역시 자칫 당 내 조직 정비 사업에만 그칠 수 있는데, 오히려 적극적인 대외 정치 활동을 통해 이런 위험에 대처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지도력을 가시화할 수도 있을 것이고 활동가층을 보다 튼튼히 (재)결집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불안정 노동 없는 사회(불안정 노동 철폐)’와 ‘핵 없는 사회(핵발전 철폐)’, 두 쟁점에 집중하여 전 당적인 캠페인에 돌입한다. ‘불안정 노동 철폐’와 ‘핵발전 철폐’를 19대 국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양대 쟁점으로 부각시킨다. 또한 진보신당만이 아니라 사회당, 녹색 정치세력화 추진 세력 등과 함께 공동 실천을 벌인다. 당 내부적으로는, 2011년 정기당대회에서 채택한 ‘당 역량 강화 종합실천계획’의 내용들을 상황에 맞게 수정하여 본격 추진해나간다(기관지 발간, 열성당원 교육 등).
④ 총선 준비 : 거점 지역구에 총선 후보를 출마시켜 최소 5-10% 대의 지지율(야당 후보 단일화에 변수가 될 수 있는 지지율)을 형성할 수 있도록 후보를 발굴, 배치한다. 상징적인 지역구에는 반드시 후보를 출마시킬 수 있도록 준비한다. 실제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예비 후보는 가능한 한 많이 등록하여 당을 적극 홍보한다.
⑤ 당 바깥 좌파 및 녹색 정치 세력 등과의 대화 및 합작 : 9월-11월에 집중적으로 대화하고 합작한다. 뜻이 맞는 정치 세력들과 공동 명의로 원탁회의를 소집하고, 대중운동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 틀을 통해 위 ③의 공동 실천을 벌인다. 그 밖에도, 강령적 사안 및 정책, 새로운 조직 실험 구상 등을 토론하는 정책 대회(예를 들어, 가칭 ‘녹색신좌파 2011’), 각 세력의 총선 예비 후보들이 모두 참여하는 정치 아카데미 등을 추진한다.
⑥ 총선 전 (재)창당대회 : 당 바깥 세력들과의 논의와 공동 행동이 무르익게 된다면, 12월에 진보신당의 임시당대회를 거쳐, 당 바깥의 우호적 세력들(사회당, 녹색 정치세력화 추진 세력 등)과 통합을 추진한다. ‘진보신당’ 당명을 유지하면서 재창당 대회의 형식을 취할지, 새로운 당명(가령, ‘녹색당’, ‘녹색사회당’ 등)으로 창당 대회의 형식을 취할지는 당원들 및 당 밖 여러 세력들의 의견을 모아 결정한다. (재)창당대회를 사회적 이슈화의 기회로 최대 활용한다(기획 집회, 언론 홍보, 출판 등).
⑦ 총선 : 비례대표 전략 공천을 통한 정당투표 3% 이상 득표, 원내 의석 확보를 목표로 삼는다(의석 1-2석). 지역구에서도 유력 후보들의 당선을 목표로 추진한다(의석 2-3석). 당 바깥의 사회주의 세력, 녹색 세력 중에서 독자적으로 선거에 참여하는 흐름이 존재한다면, 이들과 선거연합을 적극 결성한다.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기회(전국 차원에서든, 광역 차원에서든)도 최대한 활용한다. 단, 협상에서 반드시 ‘불안정 노동 철폐’, ‘핵발전 철폐’ 그리고 ‘비례대표제 전면 확대(선거제도 개혁)’를 제기하고 관철한다.
⑧ 본격적인 지역 정치 활동 시작 : 총선 직후 그 지역적 성과들을 기반으로, 당의 각 지역조직들은 해당 지역에 맞는 형태의 지역 진지 건설에 착수한다. 그 구체적인 형태는 지역 상황에 따라 비정규센터, 생활협동조합, 민중의 집, 대안 상점 등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조직이 자생력과 자율성을 갖는 새로운 정당 모델을 만들어나간다. 동시에 이 시기부터 2014년 지방선거 준비에 착수해 후보들을 발굴, 배치해나간다.
⑨ 대선 : 당뿐만 아니라 범진보 진영 내에서 대선 독자 후보를 내려는 모든 세력을 규합해 연합전선을 구성한다. 민주연립정부에 반대해 기존 정당이나 대중조직에서 이탈하는 세력들을 적극 (재)흡수한다. 열린 예비 경선 방식으로 범진보 독자 후보를 선출한다. 이러한 노력들은 곧 좌파 결집의 제 2 라운드라 할 수 있다. 대선 독자 후보 운동을 ‘자본주의 극복’, ‘녹색 전환’과 ‘노동사회 전환’에 대중적 실체를 부여하는 과정으로 만들고, 이를 통해 이후 다양한 대중운동의 발전을 촉발한다. 당 바깥의 정치 세력이나 대중운동의 참여가 활발하다면, 대선 이후 ‘녹색신좌파당’(혹은 ‘녹색사회[주의]당’)으로의 최종적인 조직 재편을 추진할 수도 있다.
[주] <진보신당, ‘녹색신좌파당’으로 도약하자> ver 2.0에서는 특히 ‘새로운 진보정당의 조직 체계 / 구성 원리 / 운영 원리’를 중점 보강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하여 공개 토론회 등을 통해 여러분의 지혜를 모으고자 합니다. 당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