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학생위원회 위원장 선거에 출마한 구교현선본에서는 청년당원 100명 만나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그동안 청년학생위원회가 만나지 못했던 소중한 당원들을 찾아가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100명의 인터뷰는 전화와 이메일, 그리고 대면의 세 가지 형식으로 진행되고 한양대의 김다찬 당원에 이어,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종이봉투 님을 만났습니다. 



신촌역 6번 출구에서 그 이름도 특이한 종이봉투 당원을 만났다. 그런데 어쩐지 종이봉투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부모님과 한판 했다는 것이다. 좋지 않던 종이봉투의 표정을 이야기  꽃으로 피웠다. 종이봉투와의 만남은 오래된 친구를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었다. 


구교현 선본(이하 구): 표정이 좋지 않다. 무슨 일이 있었나?


종이봉투(이하 종봉): 부모님과 한판 했다. 부모님은 스스로를 진보적이라고 이야기하신다. 내가 인권운동을 하고 있는 것까지는 이해해주시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될지에 대해서는 압박을 준다. 스트레스다.


구: 인권운동은 이해해주시는데, 다른 운동은 동의하지 못하는 건가?


종이봉투: 김대중과 노무현대통령을 지지하시는 수준이다. 인권운동도 곱게 보진 않으시지만, 노동이 들어가면 더 예민해지신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이견이 있다. 지금은 미래에 대해 갈등이 있는데, 갈등을 조정한 게 내가 공부를 하는 거였다. 아마도 법조계 쪽으로 공부를 할 것 같다. 사실 활동가를 하면 제일 좋은데,  활동과 생계를 함께 해결하기엔 나와 미래의 내 파트너가 생활할 수 있는 만큼의 수준이 되지 않을 듯해서 고민이 많다. 그래서 기본소득에 관심이 가기도 한다. (웃음)

구: 나도 그런 이유로 기본소득을 지지한다. (웃음) 그러면 어떤 계기로 진보신당과 진보적 의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나?


종이봉투: 진보신당은 08년도에 만난 지인의 역할이 컸다. 웃긴 건 그 사람이 나중에 탈당하더라. 꽤 유명한 사람인데 비밀이다. 이 사람 때문에 진보적 의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진보신당도 알아갔다. 사실 인권운동을 하면 정당가입 여부가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왠지 한국에서는 정당을 가입하면 부정적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많이 망설였다. 그런데 인권운동을 하다 보니 뭔가 조직적인 도움이 절실할 때가 있었다. 다양한 정보와 흐름도 조직을 통해 알고 싶었다. 그래서 가입하게 됐다. 당 배지가 예뻐서 가입한 측면도 있다. (웃음).


구: 인권운동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떤 곳에서 하고 있는가?


종이봉투: 두런두런이라는 인권, 법률공동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평소에 인권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인권부터 시작해서 여성주의, 노동 등 다양한 의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특히 소수자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두런두런에는 매우 우연히 가입하게 됐다. 어쩌다보니 facebook에서 두런두런을 클릭했고, 두런두런에서도 우연히 나를 가입승인해줬다. 가입해보니 아는 당원들이 많더라. 안승태(현재 청년학생위원회 할당 대의원)씨도 두런두런회원이었는데 소개해줘서 활동하게 됐다. 


구: 소수자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는가?


종이봉투: 내 안의 소수자성을 발견하고 인지하면서부터 관심을 가지게 됐다. 누구나 소수자성을 가진다. 인종이든 성별이든 그 외 여러 가지로. 


20120918210635_5526.jpg ▲ 종이봉투 당원


청년학생위, 여성주의 그리고 소수자운동


구: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나중에 좀 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종이봉투라는 이름을 쓰는 것도 특이하다. 무슨 이유로 종이봉투라는 이름을 쓰게 됐나?


종이봉투: 활동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서 지인들이 구글링으로 사찰을 하더라. 정치적 생각에 대해 압박을 받았다. 그게 힘들어서 종이봉투라는 가명을 썼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이 익숙해지고 나도 내주장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런 주변의 압박들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정리되더라(웃음). 그때부터는 종이봉투라는 이름을 익명의 의미가 아니라, 그냥 나를 나타내는 명칭으로 당당하게 사용하기 시작했다.


구: 주변의 정치적 시선에 부담감을 느끼는 사람이 당 가입하는 게 쉽지는 않았겠다. 진보신당은 많은 도움이 됐나?


종이봉투: 딱히... 정보를 보다 잘 알 수 있었다는 거 외에는 잘 모르겠다. 사실 당 가입은 2011년 마리에서 했다. 이때가 부모님과 사이가 틀어진 결정적 시기였다.


구: 무슨 일이 있었나?


종이봉투: 80일간의 거짓말이 있었다. (웃음). 마리투쟁이 약 80여일 진행됐는데, 당시 나는 고시공부를 하는 중이었다. 부모님께 학원 갔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마리에 갔다. 거짓말이 몇 번 들통 나니, 한번은 어머니가 학원 앞에서 전화를 걸어서 ‘지금 어디냐?’고 확인전화를 걸었다. 학원이라고 거짓말하고 부랴부랴 학원으로 이동한 적도 있었다. 그 전에는 참 착한 딸이었는데... 이때부터 부모님의 불신이 시작된 것 같다.


구: 많은 우여곡절 끝에 진보신당을 만났다. 청년학생위원회와 함께 활동할 수도 있지 않았나?


종봉: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면 청년학생위원회에 대한 기대를 안고 있었지만 실망감을 많이 느꼈다. 내 운동과 맞지 않다는 느낌이었다.


구: 자신의 운동과 맞지 않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종봉: 부문운동과 여성운동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어 보였다. 음.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뭔가 부문운동은 부문으로밖에 남을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 운동의 우열이 정해진 느낌이었다. 여성주의는 더 많은 공부와 내면화 깨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물론 누구든지 여성주의적 감수성을 가지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청년학생위원회도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구: 소수자운동에 관심이 많았다면, 잘 안 맞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청년학생위원회가 잘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없나?


종봉: 당연히 좋은 점도 있다. 현장에서 많이 볼 수 있었고, 뭐랄까 현장의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좋았다. 재능투쟁현장에서 청년학생위원회 생동감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아, 그리고 군인 노동자성 인정과 최저임금 인정은 매우 좋은 의제였다. 군대 문제를 남녀 갈등으로 바라보지 않고 대중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좌파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구: 그렇다면, 청년학생위원회가 다양한 부문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 함께 할 수도 있는 건가?


종봉: 글쎄, 아직 그렇게까지는 힘들 것 같다. 두런두런 활동도 있고. 내가 청학위에서 내 운동을 할 수 있겠다 싶은 신뢰를 가지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외부에서 보았을 때, 청학위가 무엇을 하는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청학위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일단 알아야 함께 할 수 있는지 판단을 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런 판단을 할 만한 근거가 보이지 않는다.


불안정사회의 해결책 제시해야


구: 이제 조금 민감한 질문을 해보려고 한다. 대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종봉: 참 어려운 질문이다. 답 없는 객관식 문제라고 할까? 대선은 우리당이 없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택시기사랑 같이 가다가 대화가 오갔는데 진보신당 당원이라고 하니깐, ‘애국가도 안 부르는 폭력정당’이라고 하더라. 민족주의 문제를 차치하고라도 당이 없어진 줄 아는 사람이 많다. 대선은 이런 당의 존재감 부재를 해결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이런 건 좀 개인적인 것 같고. 일단 대선은 비용이 든다. 비용을 들여서 얻을 것이 어차피 득표율이 아니라면 다른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선에서 우리 정책을 이슈화 시킬 수 있다면 그건 플러스라고 생각한다. 그게 아니라면 고민이 든다. 진보신당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해도 내년에 재창당 국면에서 이름 바꾸면 무슨 소용일까 싶은 생각도 든다. 무엇보다도 당이 어려운데 대선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걱정이 드는 건 사실이다.


구: 만약에 대선에서 이슈화시켜야 할 진보신당의 정책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종봉: 불안정사회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구: 불안정노동사회 같은 것인가?


종봉: 노동뿐만이 아니다. 주거, 의료, 생태, 인권 등 모든 것이 불안정한 상태다. 그러니깐, 음 다양성이 존재하는데, 그 다양성을 받쳐줄 그물망이 있는 사회가 내가 바라는 사회다.


구: 다양성과 그물망이 있는 사회 멋진 말이다. 마지막으로 청년학생위원회에 바라는 것이 있는가?


종봉: 지금 청학위에 대해 잘 모른다. 적어도 청학위가 20-30대가 모여 있는 정도가 아니라 이 사람들이 무슨 운동을 하는 건지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함께할지 여부에 대한 판단도 가능하니깐 말이다. 그리고 다양성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렇게 숨어있는 청년당원들이 얼마나 많을까? 라는 기대감도 생겼다. 선거운동이 끝나더라도 이렇게 청년당원을 찾아서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업은 계속해야 될 것 같다. 다양한 사업아이템과 청년학생위원회, 진보신당에 대해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보다 많은 청년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 청학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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