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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에 답해야 한다’: 다시 노동당의 ‘가능성’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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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선거운동기간이 끝납니다. 서울시당 위원장의 2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으로 새로운 2년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찌보면 출구를 나오는 것과 동시에 입장을 하는 복잡다단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후보로서의 자리는, 그동안 위원장의 자리에선 느낄 수 없었던 경쟁하는 개인을 느끼게 했습니다. 과연 내가 동지들과 하고픈 것이 무엇인지, 그것이 희망고문에 불과한 낭만적 자기 눈속임은 아닐런지, 이런 불안하고 흔들리는 삶이 지난 13년에 이어 또 2년을 덧대어도 괜찮은 것인지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서울’이 더 이상 어설픈 실험의 제안이 아니라 구체적인 프로그램일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지금은, 위원장 후보 개인이 아니라 정경진(여성명부)-김세현 부위원장(일반명부) 후보와 함께 팀을 고민할 수 있는 지금은 분명 2년 전과 다릅니다. 저는 그것이 노동당의 실험에서 가능성으로 넘어갈 수 있는 계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가능성을 좀 더 밀어붙이자는 호소를 지난 선거운동기간 동안 해왔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누군가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만약 티끌만한 자신감이 없었다면 부끄러움에 그 이름을 말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바로 이재영입니다. 이재영은 가깝게는 진보신당의 정책위원장이었고, 그 이전의 민주노동당, 진보정치연합의 정책담당자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부터 사회주의자였습니다. 우리는 그를 진보신당을 떠나 통합진보당을 만들었던 노회찬과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긴 주대환을 보내는 조사로 기억하지만, 그는 더 오래 전부터 많은 말과 글을 지어냈던 이였습니다. 그리고 그의 고민 한가운데에는 언제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정당에 대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언제나 가벼운 인사로 지나치거나 우연히 술자리에서 만나는 것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대면했던 때는 불과 2010년입니다. 당시 막 진보신당의 정책위원회 의장으로 임명되었던 이재영은 서울시당 정책국장을 하고 있던 저에게 정책위원회 정책연구원으로 옮길 것을 제안했습니다. 그런 그의 제안을 저는 거절했습니다. 

“서울시당의 정책국장이라는 자리가 어떻게 보면 왜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서울시의 정책을 계속 살펴보고 모으는 사람 한 명 정도는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 무엇보다 서울시당의 정책국장은 작지만 구체적인 대안을 고민해볼 수 있는 자리이고, 끊임없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현장이 있다. 그렇게 조금씩 세상을 바꿔나가는 재미는 서울시당에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비상임이라는 직함을 받아서 이런 저런 논평을 작성하는데, 토론회를 준비하는데, 사업을 진행하는데 함께 했습니다. 그런 그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와 덜 친해져서 다행이라는, 옹졸한 생각을 먼저했습니다. 그 상실감을 외면하더라도 괜찮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앞섰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때때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생각이 들때마다 그가 남긴 글들을 순서없이 펼쳐듭니다. 그리곤 암세포가 자신의 몸을 공격하는데도 무방비할 정도로 ‘모든 것을 생각했던’ 그가 떠오릅니다. 당시 사회문제나 논쟁, 쟁점들에 대해 이재영은 꼭 말했습니다. 마치 진보정당은 모든 것에 유능하지 않아도 모든 것에 관점이 있어야 한다고 외치는 것처럼 말하길 멈추지 않았습니다. 특히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이, 다시 진보신당이 분당의 과정을 거칠 때 써내려간 글들에는 자기 냉소로 빠지지 않는 강건한 의지를 확인합니다. 

“잘 될거야”

그의 낙관은 천성이 아니라 의지였습니다. 좀 더 구체적이어야 하고 동시에 원칙적이어야 한다는 그 양측의 긴장을 이재영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재영은 말합니다. “정치는 이념을 유예시킬 수 있지만, 이념이 정치를 자연스레 불러오지는 못한다. 정치가 세력을 대체할 수는 있지만, 세력은 정치를 넘어서지 못한다. 정치는 이념과 세력의 구성에 필요한 시간의 누적을 지혜로운 선택으로 단축시키는 것이다. 대자적 계급은 진보 정치 아래에서만 형성되고, 급진이념은 도전적 정치에 의해서만 조탁될 수 있다.”(1권, 427) 저는 진보정당은, 노동당은 ‘다르다’고 선언하는 것은 곧 노동당의 ‘다른 정치’를 선언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념적이어서, 세력이 커서가 아니라 우리가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적 적대가 존재하고 이를 통해서 다른 세상을 위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바로 노동당의 ‘다른 정치’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이재영이 꾸었던 “정치를 통한 집권의 방법은 두 가지인데, 그 하나는 대단히 역동적인 대중 동원력이고, 또 하나는 정치에서의 피아 구도를 재편하는 것이다.”(1권, 353)라는 진보정치의 꿈을 포기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인터뷰를 통해서 노동당이 민중정당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인 민중의 현장에 거하는 정당이, 그 문제를 근본적이고 변혁적으로 바꿔내는 유능한 정당이 되길 원했습니다. 

“최소 조건은 민중과 결합해 민중정당을 만드는 거에요. 민주노동당은 초기 그렇게 하다가 점차 운동권정당이 된 거고, 진보신당은 가치는 더 선명했지만 실제로는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보다 더 인텔리 정당이죠. 이 한계를 극복하지 않고서는, 한국 진보정치운동이 살아날 길은 없어요.”(1권, 491)

이를 위해서 저는 노동당이 좀 더 이재영의 노선에 가깝게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모든 것에 답해야 한다’는 의지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우리의 정치가 밖으로는 구체적인 현장을 잇고 안으로는 실질적인 정치적 훈련이 될 수 있는 정당으로 노동당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동안 ‘다른 서울’이라는 슬로건을 통해서 해보고자 했던 것은 정말 노동당이 다른 정당과 다른 답을 가지고 있는지, 정말 노동당이 다른 사회단체의 운동과는 다른 정치를 할 수 있는지를 타진해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미약하나마 2년의 서울시당이 그에 대한 ‘갱신되어야 할 답’을 찾아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만하면 되지 않았냐는 질문에, 더 이상 무엇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노동당의 더 많은 가능성을 만들자’고 제안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 그가 세상을 떠난지 5년 만에 대면했습니다. 그는 햇볕이 좋은 자리에 11명의 이웃과 함께 누워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제 안에 가지고 있는 많은 물음에 대해 하나의 답을 주었을 것입니다. “김상철 동지, 고민할 것 뭐 있어요? 다 잘될 거에요.”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위에 대한 답도, 어떤 것도 해낼 수 없는 무능에 대한 답도 아니라 끝끝내 무언가를 하겠다는 동지에 대한 그의 찬사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조심스럽게 그 대답을 기대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시당 당원 여러분,

이것은 단지 저의 이야기가 아니길 비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지난 선거운동기간 내내 개인적으로는 2년 동안 헤매며 찾고자 했던 해답을 당원들께 검증받는 마음이었지만 그것보다 더 절실하게 ‘함께 더 헤매자고’ 제안하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당장은 보이지 않는 문 뒤가 두려워 그나마 불빛이 비치는 작은 방을 서성이는 것이 더 좋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길을 나서는 노력이 없다면 우리가 아는 세상은 작은 몇 평의 집에 불과할 것입니다. 텐트를 치고 노숙을 하더라도, 이제는 잡초가 무성해진 오래된 길을 다시 찾더라도 필요하다면 몇 번이고 그 길을 가서 다시 사람들이 지나도록 해야 합니다. 저는 지금 노동당의 정치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과거 많은 진보정당의 뿌리였으나 이제는 돌아보지 않는 구체적인 민중들의 투쟁으로 돌아갑시다. 우리가 원하는 싸움이 아니라 현재 벌어지는 싸움을 우리의 싸움으로 바꿉시다. 그것이 바로 노동당의 정치입니다. 저는 이재영을 닮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이재영이 멈춘 곳에서 더 잇고 싶습니다. 그는 당직자가 무지를 숭배해서는 안된다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그것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입니다. 마찬가지로 아무리 좁고 왜소해진 정당이라고 해도 우리 안으로 도피해서는 안됩니다. 한 두명의 당직자로 안된다면, 당원 전체로 확산해서 수백명의 당직자로 가야합니다. 일상을 살아가는 생활하는 당원들이 당의 전면에 설 수 있는 당의 실험을 응원해 주십시오. 

앞으로 2년 동안 그런 서울시당의 모습을, 정경진 후보, 김세현 후보와 함께 만들고 싶습니다. 

2017년 1월 15일

‘다른 서울’ 김상철, 정경진, 김세현 선거운동본부

서울시당 위원장 후보 김상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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