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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꼭두각시와 양떼들

 

저런 행태들을 보면 꼭두각시놀이를 보는 것 같습니다. 그냥 비아냥거리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닙니다. 사회당계 1차 사태 때 정확히 그런 모습을 비판하며 혁신운동이 시작된 거니까요. 구지 옛날 일까지 들춰낼 필요가 있겠습니까. 지금의 사례가 훨씬 더 생생한데요. 저는 페이스북 계정이 없어서 노동당게시판에 있는 글만 읽었지만 저에겐 그거로 충분합니다.

한두 사례만 들어보죠. 마포지구당에서 대의원에 당선된 사람이 당선되자마자 울산으로 2년간 떠난다고 했답니다. 아니 그러려면 뭐 하러 대의원에 출마했대? 대의원 출마할 때 당원들에게 약속한 게 있을 텐데 하루아침에 깡그리 무시해도 되는 거야? 당 규약에 그래서는 안 된다는 세세한 규정이 있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되는 거야? 우리를 운동 파트너로 보기는 하는 거야? 그리고 당신 머릿속에는 당신 인생에 대한 설계가 아무것도 없는 거야? 운동 공간을 바꾸는 그런 중요한 일을 어떻게 하루아침에 확 바꾼대? 언더에서 울산 가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아무런 항의도 없이 그냥 그렇게 가면 자존감이 상하지도 않아? 이런 의문이 들지 않았다면, 보통사람들은 이런 유의 인간을 꼭두각시로 부른답니다.

박정훈 씨가 밝히는 윤용신 씨의 행보는 이해가 잘 가지 않는데 어쨌든 어이가 없는 행보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조합원도 아니었던 시절에 언더조직의 제안에 따라 알바노조 사무국장을 결의했고 출마해서 당선된 적이 있고, 휴가 후에는 제주도에 나타나서 알바노조를 하겠다고 하고는, 1개월 만에 짐을 싸서 서울로 올라왔다니 말입니다. 운동가의 상식에서는 이해가 가지 않지만 별 생각 없이 시키는 대로 하는 꼭두각시라면 그럴 수 있습니다. 어느 개인을 탓하고자 하는 말이 아닙니다. 이런 일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그 조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편, 배신자의 반대편에는 충성파가 있습니다. 그런데 지도부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 충성이 아닙니다. 착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충성과 복종은 전혀 다른 의미이지만 조직이 잘 나가는 시기에는 그 차이가 드러나지 않습니다. 지도부가 잘못 된 길을 갈 때 그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서슬 퍼런 권력자가 말을 가리키며 사슴이라고 하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는 위록지마는 봉건시대에만 있었던 이야기가 아닙니다. ‘4대강 사업이니 자원 외교니 하며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는데도 장밋빛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한 사람이 하나둘이 아니었습니다. 최순실이 공식 비서관 회의에 대통령과 함께 직접 참석해서 회의를 주도하는데도 그 누구도 입 하나 뻥끗 못했습니다. 이런 썩어빠진 세상을 바꾸겠다고 운동을 하고 있는 여러분은 그러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까? 여러분도 히틀러의 충실한 나치대원이 될 수 있음을 늘 경계하십시오. 참고로 나치는 당명인 국가사회주의독일노동자당의 이니셜을 딴 명칭입니다. 명색이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이었다는 이야기지요. 그래서 히틀러의 저서 나의 투쟁을 보면 사회주의적 요소가 꽤 들어있습니다.

각설하고, 한국 역사에서는 임금이 통치를 잘못할 때 자신의 목을 내어놓고 간언하는 사람을 충신이라고 했습니다. 양복 빼입고 양쪽으로 도열해서 90도로 깍듯이 인사하는 조폭들에게는 복종이라는 말이 더 어울립니다. 당신은 어느 쪽에 더 가깝나요?

한 때 이란공산당 당원이었던 사람이 탈당을 하면서 이런 말을 남깁니다. “공산당원은 양떼들 같다. 지도부의 한 마디에 이리 휩쓸리고 저리 휩쓸린다. 양치는 개 똑똑한 놈으로 두어 마리 풀어놓고 휘파람 신호만 보내면 그 개들이 순한 양떼를 아주 잘 몰고 다닌다.” 이런 말을 인용하는 것이 우리 얼굴에 스스로 침 뱉는 행위라는 걸 잘 압니다. 정말 하고 싶지 않은 말입니다. 그러나 쉬쉬한다고 그 치부가 가려지겠습니까?

나치의 역사가 우리에게 남긴 교훈이 있습니다.

()의 방관이 악()을 꽃피운다. - 에드먼드 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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