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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교동의 위치한, 칼국수와 보쌈, 만두가 꿀맛인 식당 '두리반'에서 홀서빙 땜빵을 하고 계시고, '매력만점 철거농성장' , '넥타이를 세번 맨 오쿠바'등의 대박사건 책들을 써낸 유채림 소설가의 지지글 입니다. 재밌게 읽어 주세용 ><)




그분, 출사표를 던지다



그분이 노동당 마포구당협 대의원에 출사표를 던졌다고 한다. 몸 망가지고 시간 뺏기고 성질 더러워질 텐데, 왜 하필 그런 자리에 연연해하실까. 몹시 의아해서 정말 대의원이 되고 싶은 거냐고, 기어이 출사표를 던져야 하는 거냐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분은 사뭇 상기된 표정으로 꼭 대의원이 돼야만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분의 결심이 그토록 굳다면 그분은 반드시 대의원이 돼야 한다. 정체된 당 분위기에 엄청난 파란과 희망을 불러올 뭔가가 있을 게 분명하니까.
돌아보면 그분은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살지 않았다. 2010년이었다. 홍대 앞에 칼국수보쌈전문점 두리반이 있었다. 두리반은 영업을 시작한 지 2년10개월 만에 강제로 쫓겨난 터였다. 당시 영업재개를 요구하며 철거농성 중이었는데 그분이 두리반을 찾았다. 많은 사람이 발길 하던 터여서 그분도 그들 중 한 사람이려니 여겼다. 뭐 그분만 특별대우를 해줬다거나 관심대상으로 삼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를 테면 그분만 몰래 불러내어 라면을 끓여준 적이 없었다. 그분에게만 내일 새벽 용역들이 들이닥칠지 모르니 어여 도망가라고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었다. 그분은 그냥 범상했다. 모난 데 없이 사뭇 둥글둥글했다. 그러니 도대체 그분의 진가는 언제쯤 발휘될 것인가? 정작 발휘될 진가가 있기는 한가? 그런 기대와 실망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그분은 그냥 범상했다.
그런데 그냥 범상할 뿐인 그분이 어느새 농성장 두리반의 중심에 서 있었다. 두리반 농성에 연대한 지 고작 두어 달쯤 지났을 때였다. 그분은 경이롭게도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두리반음악회를 책임기획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솔직담백한 언변을 십분 발휘하여 음악회의 진행까지 맡고 있었다. 그건 그분 특유의 선동가적 기질이 여실히 드러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절대 시샘하거나 우려할 일은 아니다. 시당위원장이나 당협위원장 대신 대의원에 출마한 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 그분은 원체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두리반 음악회를 기획하거나 진행을 맡은 것도 그랬다. 오로지 어느 누구도 배척하지 않는 따뜻한 심성에 반한 두리반 벗들이 그분의 등을 떠민 탓이다. 한마디로 젊은 벗들은 그분이라면 살살 녹았다. 두리반 농성이 유쾌하고 번듯하게 끝났을 때도 젊은 벗들은 동시다발적으로 승리의 V자를 그리며 그분의 이름을 연호하지 않았던가.
그렇더라도 고작 그만한 일로 추천사까지? 그 같은 비난이 쏟아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그분을 몰라서 하는 투정이다. 그분은 변함없이 연대의 발길을 멈추지 않았다. 파괴의 파괴가 거듭되고 있는 삶의 현장이라면 발바닥이 촉촉해질 때까지 그분은 달리고 달렸다. 특히 천민자본주의의 약한 고리인 재개발현장과 야만적 봉건성이 판치고 있는 임대사업 현장 같은 곳으로 줄기차게 발길을 옮겼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는 고전적 슬로건 대신 “만국의 도시여 단결하라”는 『반란의 도시』의 데이비드 하비에게 그분이 귀를 기울였는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그분은 북아현 재개발사업 때 쫓겨난 철거민에게 손을 내밀었다. 어쨌든 그분은 명동 재개발사업으로 쫓겨난 카페 마리의 철거민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건물주에게 쫓겨나 농성 중인 연희동 분더바에선 음악회를 기획하며 투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합정동 홈플러스 입점 반대에도 나섰고, 대한문이나 혜화동 노동자들의 투쟁현장도 마다하지 않았다. 최근엔 아현동 포장마차 철거투쟁에도 연대하고 있는데, 그렇듯 눈코 뜰 새 없이 연대하면 도대체 뭘 먹고 사나? 혹시 굶어죽겠다고 작심한 건 아닐까? 아니면, 혹 놀랍게도 다이아몬드나 금수저 출신은 아닐까? 그런 삐딱한 시선으로 충분히 바라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삐딱한 시선은 이리 주고 뜨거운 박수만 40분 동안 칠 일이다. 물론 삐딱한 시선은 각종 암을 유발하기에 건강에도 치명적이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그분은 마포구 염리동에 있는 카페 나무그늘에서 장장 4년째 일하고 있다. 바리스타로서 그냥 묵묵히 일만 해온 건 아니다. 아니, 그분이 그냥 묵묵히 일만 해왔다면 나무그늘은 도대체 어찌 됐을까? 아마 망해도 폭삭, 그것도 세 번은 폭삭 망하지 않았을까? 바리스타 외에도 그분의 전천후 활동이 있었기에 입때껏 나무그늘이 유지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원래 나무그늘은 재개발 예정지인 염리동에 협동조합 형태로 문을 연 카페였다. 사업목적을 지역 활동에 두다보니 사세확장은 고사하고 적자를 면하면 다행인 나날이었다. 실제로 나무그늘은 염리동 재개발사업을 막아내는 쾌거를 올렸으나, 달마다 적자를 면치 못해 조합원들의 눈치를 급히 살피는 처지였다. 그런 나무그늘을 확 뒤집어놓은 이가 그분이었다. 그분은 일단 한 달에 한 차례씩 ‘쓰레빠 찍찍’이라는 음악회를 기획했다. ‘쓰레빠 찍찍’에 참석한 조합원들은 흥겹게 웃으면서 주머니를 탈탈 털었다. 그분은 호객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다. 적어도 그분을 아는 젊은 벗들은 그분의 호객행위를 국으로 외면할 수 없었다. 그분이 커피를 내리는데 차마 안 갈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이대교수 류철균인가? 그분이 내린 커피를 마시면서 그분과 담소하지 않을 자는 누구인가? 소설가 이인화인가? 어여 달려가자! 어여 나무그늘로 달려가자! 젊은 벗들은 그렇게 신발바닥이 닳고 닳도록 달려갔다.
젊은 벗들이 어찌나 나무그늘로만 달려가는지 홍대 앞 두리반은 날마다 텅텅 비었다. 성북구에 있는 카페 별꼴도 텅텅 비었다. 줄서서 사먹던 망원시장 원당고로케도 텅텅 비었다. 덕분에 나무그늘은 벌써 두 해 전부터 흑자경영으로 전환한 상태다. 그분은 그런 나무그늘에서 녹을 먹고 있다. 
그런 분이 목하 노동당 마포구당협 대의원에 출마를 선언했다. 향후 노동당 마포구당협에선 또 어떤 파란이 일어날까? 벌써부터 기대 만빵이되 혹시나 낙선된다면! 그게 일말의 걱정이긴 하다. 제발 마포구당협 당원들이 그분의 진가를 꿰뚫어보고 희망의 한 표를 가차 없이 던져주길 바랄 뿐이다. 이제 그만 그분의 이름을 밝혀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두리반 농성 때부터 나는 그분을 대원군이라고 불러왔다. 물론 나만 그렇게 불러왔다. 젊은 벗들은 어떻게 불렀을까? 그들은 그분을 ‘인디의 신성’이라고 불러왔다. 대원군, 인디의 신성, 그렇게 불리는 그분의 이름은 경성수다. 그분은 ‘강화도밴드’의 보컬 겸 퍼스트기타리스트이기도 하다. 강화도밴드는 2차 백만 촛불집회 때 ‘크라잉넛’ 다음순서를 맡아달라는 출연요청을 받은 적 있다. 당시 ‘강화도밴드’는 주제파악을 잘해서 선선히 전인권에게 양보했다. 이를 두고 인디뮤지션들은 2016년 최고의 미담이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멋진 경성수, 축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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