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은 '실패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by 정상천 posted Jul 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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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신당, 사회당, 노동당에 이르기까지 우리는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외부의 요인에 의한 것이든, 내부의 요인에 의한 것이든 결과적으로 실패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당의 인지도, 지지율, 정치인의 수, 당원 수, 당 재정, 활동가수, 당협 수 등 어느 것 하나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게 없습니다. 정량적으로 나타낼 수 없는 당원들의 사기와 당의 비전 공유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당 지도부와 전국위원들은 실패하고 있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나 봅니다. 실패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는 방식으로 열심히 하면 될거라는 무언(無言)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지난 진보신당과 사회당 시절의 당원들이 열심히 하지 않아서 지금의 노동당이 되었을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실패를 인정하고, 그 실패이유를 공식적으로 명명하고, 그 대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일을 단 한 번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등장했던 새로운 주류세력(?)들은 이렇게 고되고 지난한 작업을 선택하지 않고, 손쉽게 책임을 전가할 상대를 찾아 왔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언제나 상대는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책임전가는 일시적으로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뿐이었습니다. 지금의 노동당이 그 증거니까요.

 

당이 실패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면, 지금 당이 취해야 할 태도는 분명합니다. 어느 지점에서 실패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입니다. 아마 당원의 수만큼이나 많은 실패의 원인들이 거론되겠지요. 그 의견들에 대해 토론하고 당이 실패하는 이유를 명명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평전위의 구성은 당이 실패하고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최소한의 조치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평전위가 전망을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이유가 무엇이었든, 당 대표단이 직을 걸고 요청했고, 당의 최고의결기구가 결정한 정치적 선택이 실패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런데 당이 실패하고 있는 이유와 그 대안을 명명하지 못한 이 사태가 가지는 엄중한 정치적 의미와 상징적 의미는 사라지고, 책임 공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의 실패는 현 대표단만의 책임은 아닙니다. 계속되어온 실패의 누적입니다. 실패의 책임을 최초의 발화자에게서 찾는 것은 참으로 무망한 일이지요. 누적된 실패의 바탕위에 있다하더라도 집행의 권한을 가진 지도부가 책임을 지는 것이 정치의 가장 기본적인 행태인데, 기구를 만드는 것으로 책임을 다 했다고 한다면, 정치적 책임이라는 것은 참으로 가벼운 것이 됩니다.

 

실패 자체는 우리에게 절망이 아닙니다. 실패를 인정하지 않거나 실패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우리를 절망케 하는 것입니다. 자기 갱신을 생각지 않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실패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실패를 제대로 다뤄야 합니다. 그래야 실패요인들과 단절할 가능성이 만들어집니다.

 

책임은 나를 믿고 따르라가 아닙니다. 책임은 실패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당원들은 총선 후 소집된 전국위원회 만큼이나 이번 전국위원회도 관심을 갖고 보겠지요. 지도부와 전국위원들의 결정은 그 자체로 정치적 메시지이니까요.

 

 

우리는 그 많은 실패들을 통해서 무엇을 배우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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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전국위원회 안건으로 올라와있는 결의문 채택에 반대해 주십시오.

(자본의 위기 전가와 구조조정에 맞서기 위한 전국위원회 결의문!!)

 

의제도 시의적절하고, 내용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책임지지 못할 결정을 하는 것은 조직 스스로 신뢰를 깍아내리는 일입니다. 지난 전국위에서 결정했던 전당적 전망토론을 수행한 전국위원들은 몇이나 됩니까? 비단 지난번만의 문제는 아닙니다만 당의 최고의결기구답게 그 결정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따라야 합니다. 그래서 더 많은 정보와 상황들이 공유되고, 토론되고, 당이 가진 자원에 대한 판단도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 매번 의례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이 누적된다면 전국위원회의 결정이 어떻게 힘을 갖겠습니까? 책임이 무겁지 않은 결정이 반복되는 관습적인 조직문화가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든 좋습니다. 반대의견을 내주십시오.

 

꼭 필요하다면, 최소한 지난 결정이 얼마큼 이루어졌는지, 반성적 평가를 진행한 후에 결정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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