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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것은 모두에게] ①공유부 배당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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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부(公有富, Wealth of Commons), 누가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따질 수 없고, 어떤 특정인의 성과로 귀속시킬 수 없는 수익을 말한다. 공유지, 공유재, 공유자산 등 많은 말들에서 보듯 공유라는 말의 핵심은 그것이 땅이든, 물건이든, 재산이든 누군가의 온전한 개인적 소유일 수만은 없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공유부란 온전히 나 혼자 만들어내지 않은 부, 두 사람 이상이 함께 만든 풍요로움이라고 볼 수 있다.

 

공유부는 우리가 발딛고 있는 땅, 공기, 천연자원 등의 자연적 공유자산으로부터 형성된 자연적 공유부와 지식, 기술, 데이터 등의 인공적 공유자산으로부터 형성된 인공적 공유부로 나뉜다. 공유부 배당은 이러한 자연적 공유자산과 인공적 공유자산에서 발생한 수익을 모두에게 배당의 형태로 돌려주는 것이다.

 

먼저 자연적 공유부에 대해 살펴보자.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토지이다. 우리 중 그 누구도 한국이라 불리우는 이 땅을 내가 만들었다고 선언할 수 없다. 이것은 자연유산으로 우리에게 주어졌고, 이 땅에 산 인간들이 몇 천 년 전부터 이곳을 개간하고, 개발하며 세대를 이어 살아오고 있다. 이 땅 자체에 대한 소유권은 그 누구도 주장할 수 없다. 물론 21세기인 지금, 우리는 등기부 등본 등을 통해 이 나라에 소유자가 없는 땅이란 단 한 평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 땅의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땅인 명동의 한 곳은 공시지가만 평당 6억이다. 그러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눌옥도리는 평당 210원 일 뿐이다. 두 땅의 땅값이 이렇게나 차이가 나는 이유가 무엇인지 우리는 설명하지 않아도 너무나 잘 안다. 그것은 지질이나 땅 구조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인프라의 문제다. 명동과 눌옥도리 두 토지의 차이는 없지만, 이것에 인공적 가치를 사회가 인위적으로, 혹은 편파적으로 부여한 탓에 두 땅의 가치가 너무나 다르게 되었고, 그래서 이 토지를 가진자와 못가진자 사이의 불평등은 심해졌다. 토지가 공유부라고 말 한다는 것은, 명동이 평당 6억인 것은 인정하겠지만 몇천년 전부터 자연적으로 존재했던 토지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의 것임을 선언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토지공개념 도입을 통한 국토보유세, 그리고 토지배당은 바로 이런 토지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인공적으로 토지에 부여된 가치를 사후적으로라도 모두가 평등하게 나눠갖자는 의미다.

 

다음은 인공적 공유부에 대해 살펴보자. 21세기의 우리가 누리고 있는 발전된 기술, 문화, 지식, 제도 등은 인공적 공유부의 대표적 예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한 개인이 이룬 성과의 90%이상이 축적된 사회자본(과학 지식, 사회제도 등)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어린이 교육용 컨텐츠를 생산하는 핑크퐁에서 만들어 전세계 20억뷰 를 달성한 아기상어노래는 북미권의 ‘Baby Shark'라는 구전 리듬을 따온 것이다. ’Baby Shark'는 한국으로 치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같은 것으로 작곡자가 누군지, 저작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아기상어의 저작권은 핑크퐁에 있다. 핑크퐁은 아기상어로 인해 빌보드 차트 32위까지 올랐으며 엄청난 유튜브 광고수익, 주가상승, 아기상어 관련 상품 제작 등 수천억의 이익을 가져갔다. ‘Baby Shark'가 없었다면, 핑크퐁은 지금과 같은 수익을 낼 수 없음이 자명하다. 핑크퐁 또한 공식적으로 ’Baby Shark'를 편곡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원곡인 ‘Baby Shark'가 핑크퐁의 수익에 기여한 바는 어느 정도일까?

 

핑크퐁 뿐만이 아니다. 숟가락 같은 아주 사소한 물건부터 자동차, 인문사회과학적 지식, 인터넷, 우주과학기술까지 우리는 지금 현재 존재하는 우리만으로 이 문화와 지식을 만들었다고 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만드는 산업의 기반이 되는 다양한 기술과 지식들을 들여다보면, 고무나무에서 고무를 채취해 가공하는 기술, 철을 제련하는 기술 등 아주 이전의 인류의 발견까지 들어가게 된다. 지금 사회에서 부를 창출하고 있는 모든 산업과 기술은 이렇게 인류의 발견과 지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과연 새로운 기술과 그를 통해 창출된 부가 온전히 그 기술의 소유자의 몫으로 돌아가는 것이 정의로운 일일까?

 

인터넷 공간에서는 새로운 공유부가 만들어지고 있다. 원래 인터넷 공간은 모두에게 개방된 평평한 평지다. 컴퓨터가 있고 인터넷이 된다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고 모두의 거리는 동등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이 자주 오가는 곳은 명동처럼 값이 오르기 시작했고, 그 값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표현은 광고비였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네이버 상단 광고비는 시간당 3천만 원이지만, 코리아닷컴의 광고단가는 훨씬 낮다.

 

광고로 시작된 플랫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은 여러 경로로 발전하여 자신의 플랫폼에 드나드는 이들이 제공하는 각종 개인정보-데이터-를 모아 가공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빅데이터란 대량의 온라인상에서 활동한 흔적을 특정 목적에 따라 가공한 것이다. 내가 네이버에서 맥주를 검색하면 페이스북에 바로 맥주광고가 뜨게 하는 것, 온라인 쇼핑을 통해 택배가 얼마나 자주 오는지를 나의 신용도에 반영하는 것, 나의 소비패턴을 분석해 내가 살 것 같은 제품을 추천하는 것, 2019년 트렌드 분석 등 자본은 이미 이렇게 가공한 빅데이터를 다른 기업에 팔거나 새로운 상품개발에 쓰고 있다.

 

빅데이터는 자본의 새로운 이윤의 원천이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은 바로 그 이윤의 원천이 되는 빅데이터의 생산에 기여하고 있다. , 플랫폼 기업들이 빅데이터라는 석유를 팔아 돈을 벌고 있는데 그 원유의 생산자가 플랫폼을 이용하는 수만명의 사람인 것이다. 예를 들어 세계 바둑계를 충격에 빠트린 인공지능 알파고는 바둑을 전혀 모른다. 구글은 알파고를 만들기 위해 KGS라는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서 16만 개 기보와 3,000만 개의 데이터를 모았다. 알파고의 승리로 구글의 주가는 치솟았지만, 구글이 주옥같은 기보를 남긴 수백년 간의 바둑 기사들에게 적절한 비용을 치렀다는 얘기는 없다. 구글은 결국 수많은 사람의 지적 노동을 통해 만들어낸 수익을 독점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우리 모두가 함께 생산한 원유에서 기원하지만, 원유는 우리의 동의 없이 자본 마음대로 쓰이고 있으며, 빅데이터가 만들어내는 수익에 대해서도 우리는 아무런 지분이 없다. 빅데이터는 그것의 원천이 되는 정보 제공자인 우리와 플랫폼 자본이 함께 만든 공유부다. 아기상어도, 빅데이터도, 알파고의 승리도 우리 모두가 함께 만든 공유부이며, 이러한 인공적 공유부에서 나오는 수익에서 우리는 우리의 몫을 돌려받아야 한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모든 풍요로움은 우리가 함께 만들고 물려받은 공유부이며, 모두의 것은 모두가 함께 누려야 한다. 모두가 기여하여 이윤의 원천을 만들어내고 있다. 디지털 공유부 배당을 시작으로 본래 모두의 것이었던 것을 개인이,혹은 특정 자본이 독점하는 현실을 넘어 공유부로 지정조차 되지 않은 많은 공유부를 찾아내고, 이것이 우리의 모두의 것임을 선언하자! 모두가 함께 이 풍요로움을 누리는 기획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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