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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사 안 되는 집이 간판 바꾼다고 달라지나? 

당명을 바꾸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의 첫 반응은 이것이었다. '장사 안 되는 집이 간판 바꾼다고 달라지나?' 진정성 있게 당명을 개정하자고 제안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처음에 든 생각은 그랬다. 

그런 내 생각에도 나름의 근거는 있다. 지금 노동당은 성장에 있어서 근본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아니, 성장 이전에 현재와 같은 시기에 성장을 추구하는 전략을 채택해야 하는 건가? 하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의문이 들기도 한다. 성장의 한계는 외부적 요인 때문일 수도 있고, 내부 역량의 문제 때문일 수도 있다. 만약 외부적인 문제라면 잠시 소나기 피하듯 기다리는 것이 대책일 수도 있다. 내부적 요인이 문제라면, 역량을 기르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도 저도 아니라 간판을 바꾼다? 그렇게 할 일이 없나? 그게 지금 도대체 절박한 문제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물론 진지한 고민이라는 걸 안다. 그러나 생각해 봄직한 반론이라는 걸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 당명 개정 논의는 당내 정치에 불과하다. 

당명 개정의 명분으로 대중성과 확장성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실제로는 외부적 효과가 미미할 것이다. 거대 정당은 몇 주 안에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개정된 당명을 알릴 수 있다. 하지만 소수정당인 우리로서는 개정된 당명을 알리려면, 결국 선거를 몇 번 거쳐야 가능하다. 당명 개정 논의는 찻잔 속의 폭풍이다. 우리끼리는 중요한 문제이지만, 대중들은 관심이 없다. 당명 개정 논의는 지금 우리가 닥친 한계를 직시하지 못하게 만드는 반면, 당의 역량을 기르고 현재의 적대적인 외부 환경을 바꾸는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특별한 정치적인 계기가 있다면, 진지한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닥친 계기는 무엇인가? 그런 것도 없이 당내정치에나 몰두하니 우리가 발전이 없다. 


- 노동은 협소하지 않다. 

여성과 청년들이 주로 당명이 가진 한계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다고 들었다. 당은 부문운동의 단순한 합이 아니다. 부문에서 이런 식으로 당의 정체성에 대해서 논의하기 시작하면 당 해체의 입구를 여는 판도라의 상자가 될 수도 있다. 더구나 노동당을 대체하는 당명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평등당'은 자본주의 사회를 바꾸고자 하는 근본적인 지향에 대해서 시사하는 바가 없다. 뿐만 아니라, 그다지 폭넓은 용어도 아니다. 폭 넓기로 따지자면, 차라리 민주노동당이나 평화노동당이 낫겠다(물론 약칭은 '노동당'이 되어야 한다.). 노동은 부문으로 치환되지 않는 근본적인 것이며, 결코 협소하지 않다. 


- 당명 개정 논의는 뺄셈의 정치다.

당명 개정 논의는 의도하든 아니든, 정체성 논쟁을 비껴갈 수 없다. 노동을 포기하는 것이냐, 아니냐는 질문에 봉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노동의 협소함을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그 동안의 활동에서 느낀 한계와 불만을 되새김질하는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만들 것이다. 반대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의 근본성을 긍정하는 사람에게는 당혹감을 제공할 것이다. 따라서 당명 개정 논의의 결과는 파괴적일 수 밖에 없다. 당명이 개정되든, 안 되든 결과에 대한 불만을 품고 심지어는 탈당하는 사람들이 생길 수 밖에 없다. 


- 해묵은 과거에 집착하지 말자.

현재의 당명개정 논의는 무지개사회당과 노동당이 맞붙었던 당명개정 논의의 '시즌2'라고 할 수 있다. 애초에 무지개사회당을 추진했던 사람들이나, 진보플러스의 노동당 당명 추진에 대해 반감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해묵은 정당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는 있겠다. 하지만 과거의 당내 진영논리와 무관하게 노동당 당명을 진심으로 받아들인 사람에게는 생뚱맞고 의아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지난 금요일, 당원 각자의 휴대전화에 당명 개정에 대해 안내하는 이갑용 대표의 동영상이 링크된 문자가 날아들었다.  '당명을 왜 바꾸자고 하는 거야?' 아마 대부분의 당원은 이런 생각이 들었을 것이다. 


-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는 학교도 다닌 적이 없고, 배경도 없이 살았지만 지혜로우신 분이었다. 가끔 생활의 지혜를 담은 경험담과 함께 잠언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시곤 했는데, 당명 개정 논의를 접하니 생각나는 말이 하나 있다.

 '장사꾼은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는 말이 그것이다. 내가 초등학교 때 아버지가 시골 동네를 돌며 행상을 한 적이 있는데, 장사꾼이 엉덩이가 가벼우면 돈을 못 번다는 경험담을 들려주셨다. 이야기인즉, 이렇다. 

만약 당신이 70년대에 시골을 돌아다니는 계란장수였다면, 힘겹게 시골길을 걸어 동네에 도착하게 되어 '계란이 왔어요'를 소리 높여 외치게 될 것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동네 느티나무 아래에서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면서 결단의 순간을 맞닥뜨릴 것이다. 사람들은 오지 않고,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가? 시행착오 끝에 우리 아버지가 얻은 해답은 '엉덩이가 무거워야 한다'는 것이다. 동네 사람들이 '계란이 왔어요'를 듣고 밭두렁에서, 혹은 하던 일을 멈추고 느티나무에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걸 참지 못한 초보 장사꾼은 사람들이 도착하기 전에 다음 동네로 떠나 버린다. 어부지리는 바로 그때 도착한 소금장수가 취할 것이다. 

당명 개정논의를 보면서 내가 느끼는 것이 이런 상황이다. 진보신당이란 당명을 노동당으로 바꾼 것도, 노동당을 또 다시 바꾸자고 하는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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