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단, 대의원, 당원들께 드립니다.
노동당의 운명을 가를 당대회가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먼저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점이 너무도 가슴 아픕니다. 누구를 탓할 수 있겠습니까?
대표단에 요청합니다.
대표단은 매시기 '판단'과 '결정'을 요구받습니다. 그리고 어떠한 판단을 하더라도 비판과 비난이 따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려운 자리이고 그 책임이 막중하다 할 것입니다.
대의원대회에 당명개정안이 올라온 과정을 보면 좀더 냉정하게 판단하고 용기있는 결단을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갖게 됩니다. 중대한 사안을 두고 보다 광범위하고 진지한 논의, 열린 자세가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수차례 당명변경과 전략수정의 경험을 갖고 있고 그때마다 '탈당사태'로 불리는 비용을 지불한 경험이 있습니다. 이번 당대회 역시 그러한 전철을 밟고 있습니다. 대의원대 이후의 대표단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습니다. 현명한 판단을 요청합니다.
대의원들께 요청합니다.
표결을 앞둔 대의원 여러분,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줄 압니다. 내 손으로 진보정당의 역사의 한 장을 결정해야 할 순간입니다.
많은 사람들의 주장을 주의 깊게 살피고, 당원들의 의견수렴을 했을 줄 압니다. 노동당이 처한 역사적 환경과 당대의 현실에 대해서도 고려하셨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른 지역의 동향도 살피시고, 당 외부의 사람들이 우리에게 보이는 관심도 느끼셨을 겁니다. 당의 진로에 대한 정치적 판단도 하셨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부디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길 요청합니다. 한 사람의 소신 뿐 아니라 우리가 함께 겪어왔던 이 시대의 역사적 경험에 대해서도 고려해 주시길 간곡히 호소합니다.
당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
치열한 삶의 현장을 겪어내노라면 몸과 마음이 소진되는 세상입니다. 그 속에서 각자의 몫을 하기 위해 분투하시는 당원 여러분, 바쁜 와중에서도 묵묵히 당을 응원하고, 현장에서 투쟁하며, 노동당의 가치를 잊지 않고 지금까지 오신 당원 여러분들입니다.
지금 이 상황이 무척 당혹스러우실 줄 짐작합니다. 모두가 그럴 것입니다.
그러나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좌절과 불통을 재확인했지만, 또 다른 희망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여전히 노동당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많은 당원들이 있고,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고자 과감하게 일어서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시간과 삶은 유유히 흐르고, 우리는 그저 우리가 자임한 몫을 하면 될 것입니다. 우리는 길을 이어가는 사람들입니다. 무너진 길을 이어 또 다시.
환멸감과 실망으로 탈당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동요하지 마시고 당대회 결과가 희망을 일구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 희망을 발견하는 당대회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합시다.
강용준, 계희삼, 김강호, 김우진, 김진욱, 나도원, 문기훈, 배성민, 유용현, 이건수, 이근선, 임수철, 적야, 지봉규, 차윤석, 최평지, 최종왕, 하창민, 현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