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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당의 미래’의 입장문, 평가와전망위원이라는 명의로 발표한 세 분의 입장문(채훈병 평전위원장님은 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였습니다), 그리고 김상철 서울시당위원장님의 글에 공히 등장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당원들의 오해, 즉 정치적 합의 무시란 주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김상철 위원장님의 글에 적혀 있는 것 같아 당일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던 사람으로서 글을 써봅니다.

 

 

중앙집행위원회는 대표단/광역시도당위원장/부문위원장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들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어떤 의견을 말하고 그에 대해 접수했다는 반응을 관철된 걸로 보는 건 무리입니다. 저는 중앙집행위원회의 전신인 대표단/시도당/부문위원장 연석회의 시절부터 이용길 나경채 구교현 집행부를 거쳐 계속 참석하고 있습니다. 저도 많은 제안을 했고 일부는 반영되기도, 일부는 아이디어 정도로 받아들여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동안 이 회의체의 분위기와 집행부 스타일에 따른 변화상을 잘 아는 편입니다. 문제의식도 그만큼 갖게 되었습니다.

 

중앙집행위원회가 형식적인 자문기구에 머물러 있다는 문제의식에 많은 이들이 공감하게 되어 2015년 상반기에 중앙집행위원회의 역할을 명시하자는 당규개정안이 제출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재편파와 당의 미래 소속 전국위원들이 함께 반대하기에 과반 전국위원들이 개정안에 찬성함을 예상했음에도 당내 분위기를 위해 굳이 밀어붙이지 않고 자진철회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평전위 이후 조직개편’에 대한 김상철 위원장의 의견에 대해서 당일 참석한 다른 위원장들은 반응이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 역시 소규모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표단/중앙당이 현실여건을 기초로 선택과 집중을 판단할 일이지 평전위가 그런 역할까지 맡는 건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여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정한 조직개편은 중장기 기획 하에 있어야겠지만, 현재의 일부 부서조정 수준은 언제든 가능해야 하는데 그마저 봉쇄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집위원들이 동의하고 뜻을 모으지 않은, 1인의 의견으로 보았고, 참석자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중앙집행위원회에서 혹자가 제안하고 대표가 그 자리에서 접수하는 제스처를 보였다고 하여 그것이 정치적 합의로 해석된다면, 더욱 이상한 회의체가 되리라 봅니다. 극단적으로 당내 다수 의견그룹 회원들이 참석하여 각자의 주문을 쏟아내고, 대표가 고개를 끄덕이는 장면을 상상해보면 말입니다. 저 역시 당일 ‘심도 있는 당원여론조사’를 실시하자고 제안했고 여러 중집위원들께서 찬성해주셨는데 아직 추진하지 않는 것으로 압니다. 이런 의견들이 확정되기 위해선 여러 의견들을 모아 대표단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게 상식이고, 근본적으로는 중앙집행위원회에 안건을 제출하고 의결하는 역할이 명시되어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중앙집행위의 토론이 무용지물이 된 건 평전위원 구성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당일 중집위원들로 구성하자는 원안이 설명되었습니다. 다수 의견은 평가와 전망위원회를 하나로 하는 것도 적절치 않으며, 그렇게 하더라도 2개월 동안 집중 논의하여 빠른 시일 안에 보고서를 제출하자는 취지를 인정하면 구성이라도 집중도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더 많았습니다. 그러나 전국위원들로 평전위를 확대하자는 절충이 이루어지고(저는 그렇게 이해했습니다), 평전위의 2개월 활동시한을 주장하는 김상철 위원장의 소수의견도 경청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 논의 직후에 평전위원장으로 전국위원이 아닌 2인을 포함하여 3인이 추천되었습니다. 위원장은 전국위원이 아닌 분도 맡을 수 있게 하자는 취지로 이해했습니다. 그런데 후에 보니 평전위원들은 그날 토론과는 다른 방향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위원장을 수락하신 분의 의지와 그에 대한 존중 차원이었다고 해석합니다만, 문제를 제기한다면 오히려 이 부분이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몇 가지 지점들에 대하여 더 할 말이 있지만 그간 말하지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혹은 발단이 되어야 했던 두 당직자에 대한 각별함이 있기에 일부 당원들이 흥분한 상태 속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다만 짧게 정리하자면, 정치적 합의가 있었다는 착각, 소수파를 배척하기 위한 개편이라는 오해, 당사자도 아니고 회의참석자도 아니었으나 강력한 확신을 가지고 임했던 사람들의 불신, 이것이 우리에게 남긴 것이 무언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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