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영복의 『담론』을 읽고 있습니다.
오늘 전국위원회에 갈 때도 가방에 넣어서 갔드랬지요.
오래전에 그의 책을 헌책방에서 사다 책꽂이 어디엔가 꽂아놓았습니다.
최근 그가 이 세상을 등졌고,
며칠 전 책꽂이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읽기 시작했습니다.
방금 모두 읽었습니다.
이 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 어린 요한의 버섯이야기가 나오는데,
공교롭게도 요즈음 상황과 겹쳐서 생각할 거리를 제공하네요.
저 혼자 읽기 아까워 소개합니다.
[자기 이유]
특히 먼 길을 가는 데는 자기가 가는 길이 떳떳해야지,
다른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을 확실한 자기 철학이 있어야 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의 이유,
다른 사람의 이유가 아니라 자기의 이유로 걸어가야 합니다.
그건 철칙입니다.
*
[버섯이야기]
비슷한 이야기를 하나 더 해볼게요.
제가 학생들에게 반드시 소개하는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루쉰 전집에서 읽은 에피소드입니다.
네널란드의 외과의사이기도 하고 동화시를 쓰는 반 에덴이라는 작가의 <어린 요한>이라는 동화집에 있는 이야기입니다.
동화집에는 물고기 이야기, 거북이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그중에 버섯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래 전에 읽은 것이라 자세하지는 않습니다만 내용은 이렇습니다.
아버지가 어린 아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다가 길섶에 나 있는 버섯들을 봅니다.
그중에 하나를 스틱으로 가리켜요.
그리고 아들한테 가르쳐 줍니다.
"얘야 이 버섯이 독버섯이야."
독버섯이라고 지목받은 버섯이 혼절합니다.
옆에 있던 버섯이 친구를 위로합니다.
"너는 절대로 독버섯이 아니야."
바람 부는 날 비오는 날 네가 얼마나 다정했는데, 아무리 위로를 해도 소용이 없었어요.
정확하게 자기를 스틱으로 지목을 했다는 거지요.
친구가 그를 달랠 방법이 없었어요.
그래서 최후로 친구가 하는 말이 바로
"그건 사람이 하는 말이야!" 였습니다.
버섯은 버섯이 하는 말을 들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사람이 하는 말'이란 식탁의 논리지요.
먹을 수 없는 버섯이라는 뜻이잖아요.
버섯이 왜 식탁의 논리로 자신을 판단해야 하나요.
버섯은 모름지기 버섯의 이유로 자기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사실 자기의 이유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자기 이유를 끝까지 고수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