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훈 위원장님에게 서울시당 한 당원이 드립니다.

by 문성호 posted Feb 23, 2018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

먼저 사과 드립니다. 저는 정상훈 위원장님과 대화해본 적이 없지만, 사회당계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두 가지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 사회당계에서 내세운 후보인 것이 너무 명확한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행동하는 의사회에 대해서 이미 조금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사회당, 사회당 학생위원회, 사회비판아카데미, 전국노동자회, 청년환경센터 등 모두 사회당인 단체들과 함께 행동하는 의사회 회원 모두 발기인이 되어 사람연대를 건설하자는 안건의 발의자이기도 하셨기에, 저는 당연히 정상훈 위원장님이 사회당계라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연대는 이후 평화캠프로 이어졌습니다. 노동당, 알바노조와 함께 지금 사태의 중심에 있는 조직 중의 하나입니다.) 스스로 아니라고 하셨으니 그 말을 철썩같이 믿기로 합니다. 저는 지금의 비판이 조직사건 만들기가 아니라 건강한 진보정당 운동을 위한 비판이 되어야 한다고 믿기에, 스스로 아니라고 하는 것은 다 믿는 상태에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니다. 저같은 사람의 오해가 있었기에 그 긴 글의 절반을 할애하셔야 했나봅니다. 멋대로 사회당계라고 생각해서 죄송합니다.

 

2.

노동당이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뒷전으로 미룬 적이 없다는 점에는 동의하지 못하겠습니다. 바로 지난 확대운영위원회를 가장 쉬운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번 일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서울시당에서 확대운영위원회를 한다는 얘기를 듣고 몇 가지 일을 뒤로 미루고 억지로 시간을 만들어 참여할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 확대운영위원회가 연기되었습니다. 이유는 중앙당이 입장을 만든 이후에하기 위해서랍니다.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뒤로 미룬 가장 쉬운 예가 아닐까요? , 절차상의 하자가 있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민주주의의 형식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라는 문제의식에 철저하고자 했으면 그러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당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중앙당에 전달하고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이런 것이 아래로부터의 민주주의 아닐까요? 결국, 그 다음 주에 운영위원회는 성사되지도 못했더군요. 몇몇 운영위원들이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힐 때, 가장 먼저 입장을 이야기해야 하셨던 분이 정상훈 위원장님이 아니었을까요? 민주적인 의사소통을 안 하려고 하지 않았다는 말씀에 동의하기 힘든 최근의 예입니다.

 

3.

내부 정파가 필수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구성과 형식이 자유라는 말씀에 충분히 동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비공개 정파이건 말건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비판을 받아들이건, 아니면 적극적으로 반박하건 하나의 입장을 가진 정파가 존재한다면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사회당계는 스스로를 정파라 부르지는 않지만 말입니다.) 지금의 상황은 사회당계에 대한 비판을 비공개성뒤에 숨어서 슬그머니 넘어가려는 형국입니다. 사회당계 그 누구도 지금의 일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있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런 뜻은 아니었고라는 변명이라도 하나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존재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모든 비판을 넘어갈 수 있는 것은 종교이지 운동이 아닙니다.

 

4.

지금부터는 제 생각입니다. 혼전순결과 낙태금지가 진보정당에서 이야기되기에 너무 충격적인 것이라 자주 이야기되고 있지만, 위원장님과 달리 저는 그것이 핵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미투운동에서 크게 문제가 되고 있는 조직이 몇 개 있습니다. 검찰이건, 연희동거리패건, 청주대 연영과건 뭐 이런 조직들의 공통점을 하나 봅니다. 하나의 확고한 목적을 가지고 위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며, 폐쇄성을 가진 조직이라는 것입니다. 조직 내부에 문제가 있을 때 폭로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거치지 않으면 내부의 문제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형식의 조직인 것은 내부적인 문제가 더욱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나는 이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성폭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외부로부터의 비판을 거의 차단할 수 있으며, 위계가 분명하기에 내부에서의 폭력적인 상황들이 바깥으로 드러나지도 않습니다. 21세기 운동사에 길이 남을 낙태금지, 혼전순결등이 버젓이 유통될 수 있었던 이유도, 알바노조 폭로자들이 언더를 폭력적이라고 기억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요? 게다가, 지금의 비판에 대해서 사회당계가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저는 그런 의심을 더욱 굳힙니다. (정상훈 위원장님은 스스로 사회당계가 아니라 했으므로 무효입니다.) 비공개인지 아닌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비판을 받을 수 있는 형식의 조직이어야 합니다. 해리포터 끝난지도 한참 된 마당에 무슨 볼드모트도 아니고, “이름을 말하면 안되는 누구!” 이런 건 있어선 안됩니다.

 

5.

사회당계라는 이름이 거북하시다면 우리가 부를 수 있는 다른 이름을 주십시오. “기동전사 건담으로 불러달라고 하면 그렇게 부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름을 부르면 서러우니까 우리를 비판하지마!” 이런 식은 곤란합니다. 게다가, 사회당계가 딱지같은 서러움은 이미 당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버렸어야 되는 것 아닙니까? 누가 봐도 완전 다수파인데 소수파라 서러워하는 것은 이제 그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6.

민주주의의 절차를 따랐기에, (다시 말해서 다수결로 결정했기에) 노동당의 민주주의는 문제가 없다, 비선실세의 영향력을 증명해 봐라, 그런데, 비공개니까 그건 그만 후벼파라, 그러니 문제는 혼전순결, 낙태금지 밖에 없다는 것이 핵심 논리라면, 우리는 다수결로 결정된 대한민국 국회와 대통령에 대해 한 마디도 하면 안 됩니다. 그에 대해서는 앞으로 또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그 어떤 논리이건 사회당계의 입으로 이야기되기를 바랍니다. 언더에 대한 비판언더를 책임지는 사람의 입으로 답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앞으로의 논쟁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고, 이 힘든 논쟁이 진보정당 운동의 앞날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니, 그제야 이야기가 "시작될" 수 있을 것입니다.


Articles

3 4 5 6 7 8 9 10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