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여성위원회 확대운영위원회 결과 보고
일시 : 2018년 1월 20일 토요일 오후 1시
장소 : 노동당 중앙당사
참석 : 김광원, 나무, 뚤린, 민뎅, 신지혜, 정유진, 하윤정. 7명
참관 : 강은실(사무총장)
[보고안건]
1. 여성위원회 조직현황
- 회원 수 : 203명 (2018.1.16. 기준)
- 당권자수 : 118명
2. 2017년 무지개기금 결산보고(파일첨부)
[논의안건]
1. 여성위원회 위원장 직무대행 선출의 건
- 결정사항: 민뎅(대구시당)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선출한다.
2. 의제조직 전환의 건(제안문 첨부)
- 결정사항: 여성위원회는 새로운 의제조직으로 전환하며, 의제조직 전환을 위한 준비위원회를 건설한다.
- 의제조직 준비위원회: 여성위원장 직무대행 민뎅을 준비위원장으로 한다. 김숙진(경남도당) 회원이 공동준비위원장으로 추천됐으며 이를 수락하였다. 민뎅/김숙진 회원을 공동준비위원장으로 하여 준비위원회를 꾸리며, 회의에 참석한 회원 전원이 준비위원으로 함께 하기로 한다.
- 준비위원회 첫 회의 날짜: 2월 4일 7pm 서울/세부장소 추후 안내
*준비위원으로 함께 의제조직 전환을 만들어 갈 분께서는 연락 주십시오.
여성위 메일: laborpartyfemi@gmai.com
[제안문] 노동당 여성위원회의 새로운 의제조직 전환을 제안 드립니다.
우리는 여전히 약자이자 소수자인 ‘여성’을 위한, 그러나 ‘여성만’을 위함이 아닌 여성을 ‘넘어’서는 페미니즘 정치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여성’이라는 정체성 역시 복합적으로 구성됩니다. 정체성과 젠더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수많은 교차지점들이 존재하는 지금, 좁은 구도가 아닌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 정치를 노동당에서 함께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국가는 ‘정상적’, ‘전형성’이란 기준을 필요에 의해 임의적으로 만들어 강고한 이분법적 구도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 이분법은 의심할 여지없이 원래 그런 것이라고 받아들여야만 하는 이 사회의 질서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너무나 당연하게 약자와 소수자는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이것에 저항해야 합니다.
우리의 삶은 하나의 모양이 아니고, 그 삶을 구성하는 정체성은 단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 사회의 이분법적 기준은 이 고민을 훼방 놓습니다. 인종‧지역‧국가‧성별‧종교‧세대‧종‧계급‧성적지향‧성정체성‧학력‧장애‧신념‧문화‧언어 등 한 사람의 삶을 구성하는 다양한 정체성들이 존재하고, 이것은 하나로만 구성되지 않고 여러 정체성들이 섞여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것을 끊임없이 교차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이 다양한 정체성들이 차별의 기제로 작동하는 모습들을 우리는 만나고 있습니다.
또한 결혼의 유무, 임신, 낙태, 임금, 노동환경 외모 등 마땅히 그래야 한다는 ‘정상성’의 기준으로 많은 이들을 억압하고 있습니다. 이 사회의 차별과 배제가 너무 크고 튼튼한 벽처럼 서 있지만, 우리는 끊임없이 말하고, 그 잘못된 질서를 흔들어야 합니다.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인근에서 여성혐오 살해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여성이란 이유로 벌어진 그 사건에 전국에서 많은 이들이 거리로 나와 ‘우연히 살아남았다’고 외쳤습니다. 왜 이 사회에서 누군가는 살아남음에 하루하루 안도하며 살아야 하는 것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멈추지 않고 이야기하고, 움직였습니다. 2017년 겨울,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라 불리는 국정농단을 촛불로 끝냈습니다. 그 속에서 어떤 이들은 국가권력을 오남용하는 문제를 ‘여성’이란 문제로 치환하여 빈번하게 등장했던 여성혐오와도 단호하게 싸웠습니다. 우리가 현재 어떤 사회에서 살고 있으며, 여전히 어떤 문제들이 진득하게 남아있는지 외쳤습니다.
모두에게 강렬했을 그 시간들 어딘가에 ‘나‧들’도 존재했습니다. 누군가는 그때 처음으로 무언가를 말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아주 오랜 시간 있어왔지만, 가려져 있던 여성혐오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말입니다. 지워져 왔던 차별받고 배제 당하던 경험이 말해졌고,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페미니즘은 그렇게 큰 목소리로 발화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이 모든 것들이 처음 말해진 순간들은 아닙니다. 오랜 시간 쉼 없이 문제제기 되어왔고, 변화의 목소리를 내어왔고, 수많은 곳에서 일상의 투쟁을 해온 역사가 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언제나 어디서나 이야기 되며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멈췄던 적은 없었습니다.
이전과는 달리 도드라진 것은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사건을 겪으며 페미니즘을 기반으로 여러 목소리를 내는 운동/활동 단체들이 전국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했고, 존재했던 그룹들도 더욱 활성화 되었다는 것입니다. 또한 SNS를 비롯한 여러 접근으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연결하는 자리들이 만들어졌고, 네트워크가 형성되기도 하며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습니다. 없었던 이야기가 시작된 것이라기보다는 그 이야기들이 모이는 장이 형성 되었고, 더욱 확장되었습니다. 어떤 역사를 지녀왔고, 서로 연결되어 연대해왔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노동당에서도 그런 흐름은 깊고 넓게 이어졌습니다. 여성위원회를 새로이 건설했습니다. 전국의 페미니스트 동지들이 노동당 안과 그리고 밖 모두에서 여성혐오에 맞서 투쟁했습니다. 다양한 곳에서 페미니즘으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연대하고, 여성주의 정치운동을 함께 고민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은 다양한 곳에서 같은 경험으로 만났습니다. 노동당 내 여성주의자들도 당 내에서 그리고 당 밖에서 많은 사람들과 얼마나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나 많은 차별을 겪고 존재를 부정당해왔는지를 거리에서 확인하고 함께 분노했습니다. 모이고 모여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의제들을 만들었고, 오래전부터 존재했던 것을 다시 꺼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빗나가지 않는 공동의 목적만이 존재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견하게 된 차이가 있었습니다. 수많은 차이들이 드러났고, 우리는 공동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그 시간에 또 다른 차이들을 만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노동당 여성위원회는 새로 건설된 지난 2년간 위와 같은 흐름 속에서 당 내에서 그리고 당 밖의 다양한 공간에서 페미니즘을, 성평등한 사회로의 길을 이야기 해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2017년 8월 27일 정기당대회를 기점으로 새로운 사회운동정당으로서 그 안팎에서 형성해나갈 의제조직기구 전환이라는 시작점에 서 있습니다. 페미니즘은 이것을 정치의제화 할 수 있는 방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더욱 확장되고 대중화되어야 합니다. 여성주의 운동을, 여성주의 정치를 우리의 삶의 변화를 위해 해나가야 하고,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양성평등 수준에 머무르고, 성평등을 이야기할 때 오히려 후퇴되는 경험을 쌓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그렇게 이 사회의 정책‧제도‧문화들이 양성평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지되는 것을 더 이상 지속시키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 또한 존재하나 지워지고 배제되는 소수자‧약자에게 가해지는 차별과 폭력을 끝내기 위해 우리는 서로의 삶을 연결하지 못하고 단절시키는 차별에 단호히 대응해야 합니다. 성평등한 삶을 위해, 남성과 여성으로 나뉘는 이분법적 삶이 아닌 다양한 존재들의 고유한 삶을 위해 여성주의 정치, 환대의 정치가 필요합니다.
임신할 선택도 임신하지 않을 선택도 제대로 갖지 못한 지금 이 사회는 여전히 사회적 합의를 운운하며 20만 명이 넘은 낙태죄 폐지를 위한 국민 청원을 모른 척 하고 있습니다. 이성애 중심 가족체가 아닌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자는 목소리를 삭제하고,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필요를 말하지만 들으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뿐 아닌, ‘여성’이란 이유로 강화되는 성역할, 동일노동에도 동일하지 않은 임금, 임신‧출산‧육아 등 여성에게만 전가시키는 돌봄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사회에서 여성들은, 매일 폭력에 노출되어 있고, 죽임을 당하기도 합니다.
노동당 여성위원회는 정치‧사회적 소수자들의 시각과 경험을 반영한 좌파정당 운동을 만들어 가기 위해 성차별을 비롯한 각종 차별에 저항하며, 배제되는 존재‧몸‧공간 등에서 소수자 감수성과 다양성이 존중되는 공동체를 지향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제 사회운동정당의 의제조직으로서 더 넓게 내딛고자 합니다. 당의 안팎을 횡단하고, 경계와 경계 위를 넘나드는 여성주의 정치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노동당 여성위원회는 당 내 부문운동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이 노동당이 여성주의 정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새로운 사회운동기구로 변화하고자 합니다. 또한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페미니즘 정치를 이야기하고, 만들어갈 수 있는 장을 만들고자 합니다.
의제조직으로의 전환을 함께 만들어 주십시오. 무엇만을 위함이 아닌 그 속에서 만나지는 다양한 관계와 결을 고민하는 여성주의 정치의제 조직으로서 환대의 정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당신’이 함께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2018년 1월 20일
노동당 여성위원회 운영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