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원은 예외가 아니다”
작년 가을쯤 #희망원 과 대구시청 앞을 번갈아 오가며 기자회견과 집회를 했다. 그 즈음 TV의 한 보도프로그램을 타고 알려진 희망원 내부의 모습은 다른 비리시설에서 느꼈던 분노에 맞먹으면 맞먹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급식비리와, 사망에까지 이를 정도의 폭행, 성추행과 감금시설 운영 등 이전에 알고 있던 수십 건의 시설 내 인권유린에 결코 덜하지 않았다. 1975년부터 1987년에 이르는 12년 간 531명(연평균 44.3명)이 숨진 규모를 훌쩍 넘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309명의 생활인이 원인 모를 일로 돌아가셨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말인가.
구체적으로 말해보자. 앞서 언급한 사망사건은 그 규모로 보아 6년 8개월 간 309명이 숨지셨는데, 연평균 46.9명이다 2015년 기준 1000명 당 사망자가 5.4명이라 하니 그 규모를 짐작하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생활인들을 불법적으로 감금하고 부당노동, 폭행과 갈취 등을 노골적으로 자행했다. 국가인권위 직권조사 결과를 보면 쇠창살로 이루어진 공간에 강제로 집단수용시키고, 질서를 유지시킨다는 목적 아래에 독방에 가두거나 신체에 쇠사슬을 재웠다. 그뿐 아니다. 시설거주인 중 ‘동장’을 두어 거주인들을 통제시키게끔 하면서 군대식 점호를 비롯, 갖은 폭행과 폭언 등 가혹행위가 일상적으로 일어났다는 증언이 있었다.
국고보조금을 허위청구하고 급식비를 횡령하여 비자금을 조성했다. 희망원은 대구광역시 및 달성군청간의 관계 속에서 기초생활수급자 아닌 생활인 177명에 대해 생활급여를 허위로 청구해 비자금을 조성했다. 또한 식자재를 납품받는 업체 두 곳으로부터 실제 양보다 부풀리고, 단가를 조작하거나 허위 품목을 서류에 기입해 국가보조금을 청구한 수 업체로부터 그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을 통해 5억 8천만원 상당의 금액을 횡령해 비자금을 조성했다.
대구지방검찰청은 2017년 현재 이 사건에 대해 현직 신부와 수녀 등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함으로써 해당 사건 관련자들을 엄벌하는 듯 모양새를 취하고 있으나 이 인권침해 및 비리정황은 대구시립희망원인권침유린및비리척결대책위원회가 꾸준히 제기중인 일 중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책위는 검찰이 수사과정에서 희망원에서 조성된 비자금이 상당량 천주교대구교구 사목공제회를 통해 교회관리국으로 유입되었을 것이라는 점을 배제하고,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식품판매업체들이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이 대구광역시로부터 위탁받아 대구시립희망원과 같은 방식으로 1983년부터 최근까지 운영해 온 대구정신병원에도 납품한 사실을 확인하였으나 수사하지 않고 있는 점, 교회에서 운영 중인 요양병원과 대학병원에도 역시 같은 업체들이 거래한 바 있으나 수사하지 않고 있는 점, 36년 간 희망원을 운영해 오고 있는 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의 이사장이 천주교대구대교구의 교구장과 동일한 신부임에도 교구 및 재단을 압수수색하거나, 대주교를 소환하여 수사하지 않는 점 등 때문이다
SBS 그것이알고싶다를 통해 알려진 대구희망원의 인권유린 및 비리 사건에 대한 반응 중 눈에 띄는 반응은 천주교에 대한 비난과 더불어 천주교가 아닌 다른 사회사업 재단에 희망원 운영을 넘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간 대규모 수용시설에서 유사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점을 기억해보기를 권한다. 이는 희망원을 위탁-운영한 대구구천주교유지재단의 문제만은 아니다. 물론 가해자들에 대해 책임을 묻는 등 법적이고 윤리적인 엄벌행위가 뒤따라야 할 것이지만, 조금 더 큰 차원의 문제, 장애인의 삶을 수용시설의 책임에 맡기는 것이 옳은 일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그간 숱한 시설비리와 인권유린이 자행되었다. 지금의 희망원 사태가, 아무 문제 없었던 우리 사회에 느닷없이 불쑥 솟아난 것처럼 이해되는 방식에 우려를 표한다. 한국전쟁 후 외국인선교사들이 세워놓은 이런저런 사회복지단체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종교재단이나 민간영역에 맡겨지면서 대규모 수용이라는 형태로 고착화되어 온 사실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속에서 생활인의 ‘사람답게 살 권리’와 ‘나(자신)’으로서 영위할 삶은 운영기관의 이해관계에 뒤쳐질 수 있는 사소한 문제에 지나지 않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국가는 이를 방기하고 지역사회의 감시망에서 ‘유유히’ 벗어난다.
2000년 이후 장애인 복지의 모델은 기존의 시설수용에서 지역사회 자립생활로 옮겨왔다. 자립생활은 이제 정부 차원에서도 하나의 정책으로 자리잡았다. 시설수용 중심의 정책으로 장애인복지를 말할 수 있는 시대는 갔다. 한 조사에 따르면 ‘시설 입소 시에 본인 스스로 입소를 결정했느냐’라는 질문에 대해 13.9%에 해당하는 사람만이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렇듯 대다수의 많은 시설 수용 장애인은 자신의 의지와 전혀 상관없이 시설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는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깊히 반성해야 한다. 장애인이든 아니든 자신이 어디에서 누구랑 함께 살지 자신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질문과 생각은 이 위에서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
거듭 말하지만 희망원은 예외가 아니다.
30일, 31일 대구 계산성당과 대구시청에서 있을 희망원인권유린과 비리척결! 탈시설자립생활쟁취! 집중행동의날..에서 뵙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