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당협의 홍세화 쌤과의 간담회를 보고 난뒤. 지역운동에 관하여.
정당소속의 지역활동가들의 공통된 질문은 "바람직한 지역활동의 전형적 형태는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협동조합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민중의 집이라는 이도 있다. 물론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지역거점이 갖는 역할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러한 거점운동이 탈정치화하면서 10년 이상씩 지역활동을 한 양반들이 민주당으로 출마를 하는 것이다. 19대 총선에서도 협동조합활동가 7명이 민주당 출마를 했다. 그리고 대부분 당선되었다. 이런 모습을 보고 죽쒀서 개준다고 욕하기 전에 그들이 왜 민주당으로 출마하는가? 그리고 왜 지역운동은 끝없이 탈정치화하거나, 주인이 바뀌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다음은 이에 대한 나름의 생각이다.
1. 정당의 지역운동은 중앙(?)의 정치에 종속되는 경향이 있다. 당이 쪼개지고 주변화되면 당의 이름으로 활동하기 힘든 여건이 만들어 진다. 진보정당의 대표성이 사라지면 거점형 지역조직은 민주당의 성과가 되거나 탈정치화된 지역 공동체 조직이 된다. 다시 말해 대표성 있는 좌파정당을 만드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
이럴 때, 방법은 두 가지이다. 4개의 정당중에 대표성으로 갖는 정당으로 몰아주기를 하는 것이다. 모두 해체하고 하나만 남기는 것이다. 이게 가능하냐고? 원래 현재의 통합정당형태, 즉 상부 정치엘리트들의 야합으로 만들어진 당형태는 기본적으로는 소수정당을 배제하면서 만들어지고 소수정당이 사라지면 가장 좋은 조건이 된다. 즉 자신이 버린 정당이 죽어야 사는 "적대적 모델"이다. 이런 방법은 환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지속가능한 모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래서 정당연합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토론회도 열리고 연구도 진행되어야 한다. 정당연합에 대한 간략한 제안에 대해서는 (http://www2.laborparty.kr/index.php…)
2. 거점이 중요하지만 하나의 거점을 만들고 유지하는 노력과 유지비가 지나치게 많이 든다. 그래서 난 차라리 지구당 부활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열린우리당이 지구당이 비리의 온상이 되었다고 해서 불법화시키고 난 뒤 지역운동은 여지 없이 망가졌다. 보수정당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타격을 입었는데 이걸 다시 복구하자는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참여연대 등의 시민조직과 연대하여 지구당 복구 운동과 법개정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참여연대도 결자 해지 하는 심정으로 같이 해야 한다.
3. 그렇다고 해서 거점운동이 의미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대단히 장기적인 작업이 필요하고 현재의 정당구도에서는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문제는 당의 거점운동은 반드시 "정당형태"여야 하고 정당의 지역조직이 아니라 자율적인 "지역당" 형태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지역당은 중앙당과 분리될 수 있는 지역적 자율성을 가진 정당이라고 할 때 중앙당이 쪼개져서 대표성을 상실하더라도 당의 역할을 계속 수행할 수 있다. "정당형태"는 실천적 의미이다. 이것이 준 정당적 성격을 가지게 되고 지자체의 의회활동과 관련되고 염두에 둔다면 그것은 지역당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거점우동은 시민단체, 혹은 그것의 연합체와 같은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게 내 생각이다.
지역당이나 지역의 정당적 형태운동의 의미는 첫째, 지역당은 중앙당의 주변화에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자율적 정당활동이 된다. 노동당의 깃발을 들수 없다고 해서 정당운동을 못한다거나 세력이 작아서 연대운동만 해야 한다거나 할 필요가 없다. 노동당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둘째는 탈정치화되거나 공동체주의, 아나키즘 조직이 되지 않으면서도 지역운동을 지속할 수 있고 정당정치를 지역정치와 연결 할 수 있다. 세째는 지역당은 지역/중앙의 격차, 사회운동정당의 실질적 방안이다.
4. 향후 지자체가 더욱 독립적으로 운영될 날이 올것이라고 본다. 그 때는 좌파의 지역정치의 공백이 예상된다. 중앙에 의존하는 지역정치 운동은 여기서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다. 그때를 지금부터라도 준비해 가야 한다. 지역당운동을 하는 곳이 몇 군데 생기고 있는데 여기에 전략적으로 참가해야 한다.
5.. 서구에서 성공한 모델이라도 한국에서도 반드시 성공한다고 말할 수없다. 협동조합, 민중의 집과 같은 운동형태느 물론이고 기본소득과 같은 수입이론이 한국의 시공간의 역사와 강력한 신자유주의적 국가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그러나 이는 지역적 특수성과 지역운동의 주체들의 역량에 달려 있으므로 운동형태가 무엇이든 크게 상관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지역운동이 지역적 의제를 정치화할 수 있는 역량에 달려 있다. 수많은 정당의 지역활동이 정당간 정치형태에 의해 한계지워지고 탈정치화되어 갔다. 이는 지역의 운동형태가 중앙정치에 의해 지나치게 의존적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지역정치를 중앙정치에 종속된 어떤 것으로 사고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정치와 중앙정치의 위계를 없애야 한다.
5. 때문에 자연스레 정당의 깃발을 들고 지역운동을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지역운동의 경험을 개인적이든 집단적이든 상관없이 축적하고 대표성을 갖는 정당체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즉 지역운동의 기반으로 중앙정치의 이합집산, 승자독식 체제를 종식시켜야 한다. 동시에 진보정당의 서울정당이라는 오명도 함께 벗어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