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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원을 찾아가요>의 은평, 서대문, 마포, 종로중구, 용산 권역 토론회에 패널로 참가한 마포당협 정희수라고 합니다. 당의 상황에 대해 한 명의 당원으로서 의견을 공유하고자 글을 씁니다. 의견은 토론회에서 제가 발제한 내용으로 갈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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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겨운 '위기'


안녕하세요. 저는 대학에서 학생운동을 하고 있는 마포당협의 정희수라고 합니다. 2014년 11월, 세월호 투쟁을 경과하며 노동당 입당을 제안받게 되었습니다. 입당과 함께 이 사회를 조금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뿌리부터 다시 쓰고, 그것을 평범한 사람들의 조직된 힘으로 해 나갈 것이라는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고백컨대 당원으로서 활동한 것은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청학위 사업에 참가하거나 총선 선거운동을 함께 했던 것 정도입니다.


당에 들어오자마자 당이 위기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총선 이후로 당에서 지금까지 제가 본 장면들은 무언가를 하자고 하는 사람들과 하지 말자고 하는 사람들의 논쟁이었습니다. 물론 그것 자체가 잘못되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각기 다른 영역에서 활동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각자의 의견을 경합하는 것은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권장되어야 하는 일입니다. 문제는 그 논쟁이라는 것들이 운동에 대한 각기 다른 계획과 구체적 안을 통해 경합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람들만이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논리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함께 활동하는 청년 당원들은 그 논쟁들에 참여하기는커녕 이해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긴 말할 필요 없이, 당의 생명력은 단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변화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는 끊임없는 운동이고, 언제나 그래야만 합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대중의 삶과 그들의 요구가 아니라 서로에 대해서 논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한 지난한 과정에 수많은 사람들이 탈당했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지만 교환되는 '의견'은 오히려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당의 이름으로 함께 해나가는 운동 또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사회운동기구와 당명개정 논의에 대하여



이런 상황에서 저는 사회운동기구의 설립과 그에 따른 당명개정이라는 논의가 정말 반가웠습니다. 소위 '노심조'가 떠나고 당의 대중적 기반 또한 사라진 이후에, 우리 당은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기에서 생명력을 수혈받아 왔습니다. 박근혜 정권 당시에는 투쟁에 결합함으로서 우리의 내적인 실력이 부족함을 감춰왔던 것입니다. 우리는 가장 앞에서 싸웠고, 그것 자체로 존재의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이 안정적으로 지지받고 있는 이 시기에, 새로운 운동을 기획하고 그 운동이 당의 자산으로 남을 수 있는 구체적인 구조들을 만들어 나가야지만 우리 당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치적 생존을 넘어 민중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실력 있는 당이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열심히 연대하고 싸웠지만,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그 이상이 필요합니다. 오로지 우리 당만이 제시할 수 있는 전망과, 그에 따른 구체적 운동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운동은 '노동자 정치'나 '노동 중심성'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미 모두가 비정규직으로 살아가며, 여성과 성소수자, 장애인과 같은 약자들에 대한 억압이 폭로되고, 생태적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에 맞는 폭넓은 사회운동을 조직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대중은 더 이상 '노동'과 같은 말에 감응하지 않으며, 단일한 '노동자 계급'으로서 존재하지조차 않습니다. 정권을 바꿀 의지와 포부가 있다면, 끊임없이 시대를 분석하며, 자신의 호불호가 아니라 시대가 필요로 하는 운동을 대중에게 제시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여럿의 당원 동지들이 앞으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 나갈 사회운동기구를 두고 기본소득과 같은 기획들을 당게시판에 공유해주신 것을 읽고, 정말 오랜만에 이 당이 무언가를 할 수 있겠다는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의 기획은 언제나 좋았고,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대중이 없고, 당원 혹은 당과 함께하는 비당원 활동가들이 없습니다. 그 지점을 해소하고 당과 운동이 직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성장할 수 있도록 사회운동기구라는 새로운 체제로서의 개편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동의합니다. 이 당이 단지 대한민국 의회정치의 왼쪽 블록으로서 존재하기만 하는, 소수파로서의 의견그룹이나 운동권 동호회 같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실제로 이 사회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책임지고 정권을 잡겠다는 의식이 있다면, 가장 초보적인 형태로라도, 지금 당장 우리 당의 대중운동을 기획하고 그 운동을 지원하는 구체적인 구조들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당명개정이라는 것에 과하게 논점이 실려 사회운동기구를 포함한 실질적 재창당에 대한 논의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그 논의가 '당권파'나 '당내의 정파'와 같은 입당한지 3년 정도 된 저와 제 또래의 청년 당원들은 이해할 수 없는 폐쇄적 논리들로서 전개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깝습니다. 저와 같이 스스로를 '당권파'나 '비당권파'가 아닌 그저 하나의 당원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한 논쟁에 또다시 지쳐만 갑니다. 정작 이 당이 가진 권력이 하나도 없는데, 우리끼리 당권파니 비당권파니 하는 소모적인 논쟁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반대를 위한 반대나 보이콧이 아닌, 각자의 전망과 계획을 통해 당당하게 의견을 경합해 나갔으면 합니다. 무언가를 하지 말자는 이아기는 너무도 많이 들었습니다. 이제 막 당을 접해서 활동을 시작하고, 당의 운동을 만들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이 당에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사람들이 이러한 논쟁을 모두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우리가 잃을 것은


이 당이 위기라는 말을 과연 우리 당의 당원들이 진지하게 생각한 적이 있나 싶습니다. 이 당의 진짜 위기는 단지 탈당자가 많고 돈이 없는 등의 증상으로서의 위기가 아니라, 당의 핵심이 되는 운동이 없고 때문에 당이 손 내밀 대중이 없다는 것입니다. 지금의 노동당이라는 이름과 구조로서 충분히 이 위기를 돌파할 수 있다고들 합니다. 그러나 냉정하게 조건을 바라보면, 저는 사실 대선에 후보조차 내지 못했을 때 이미 우리 당의 정치적, 조직적 역량이 그 한계를 드러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노동당으로서 몇 년 더 운동을 해 나갈 수 있겠지만, 내부적인 혁신을 통해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나가지 못한다면 자본주의 이후의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긴 호흡의 운동은 해 나갈 수 없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가 잃을 것을 계산하지만, 우리에겐 잃어버릴 유의미한 정치적 자산이 얼마나 남아 있는가요. 지금 당장 잃을 것이나, 무언가를 하지 못할 이유들을 세느라 우리는 더 큰 것을 잃고 있습니다.


위기라는 것을 마주했을 때, 우리는 위기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우리 안으로 파고들기만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서는 단 하나, 바깥으로 뻗어나가는 새로운 대중운동이 필요합니다. 가진 것 없이 처음부터 다시 맨 땅을 일궈나간다는 생각으로 이 당의 운동을 새로이 기획하고, 이 당의 틀거리를 대중에게 넓히며, 이 사회의 변혁에 대한 우리의 전망을 선전해야만 합니다.


우리가 왜 굳이 '당'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다시 떠올려 볼 것을 호소드립니다.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의 정치권력을 깨고 장악하기 위해, 또 그런 운동을 하기 위해 당을 만들었습니다. 그러한 운동이 없다면 저는 당이 존재할 이유라고는 찾지 못하겠습니다. 운동이 잘 되지 않아 생긴 위기에 새롭거나 참신한 답은 없습니다. 그 답은 언제나 새로운 운동 뿐입니다. 당원 동지들과 함께 이 당을 혁신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운동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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