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이 늦었습니다.
고 백남기 농민의 명복을 빕니다.
25일 저녁부터 26일 새벽까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지키느라 미처 마무리 못한 채 일정이 진행되어 밀린 후기를 올립니다.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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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4일 토요일 대구. 경북 유세를 마쳤습니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한 날씨지만 한낮에는 제법 더웠습니다.
첫 일정은 구미공단에 있는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지회 농성장 방문이었습니다.
몇번의 새로 고침을 한 농성장이 튼튼해져 가는 모습이 투쟁의 장기화를 예고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산업도로 위를 주욱 늘어선 공장들과 주말이라 인적이 드문 황량함에 노동자들의 외로운 투쟁을 대변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햇빛을 받아 더워진 농성장 안에서 노동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노동당의 역할에 대한 요청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이야기들이 오고 갔습니다.
아사히 노동자들의 투쟁이 충분히 알려지고 있는 못한 문제
두 달 이후부터는 23명의 노동자들 생계가 막막한 상황으로 재정 문제와 투쟁을 함께 해야 하는 답답함
민주노총 지원이 부족하다는 아쉬움
그럼에도 아직은 노조원들이 단결해서 열심히 투쟁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장기투쟁사업장의 공통된 고민입니다.
민주노총의 수많은 조합원들이 함께 연대하고 지원을 한다면 비정규하청 노동자들의 싸움은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는데, 많이 아쉬웠습니다.
노동당에 한명의 국회의원이라도 있었다면 좀 나아졌을까요?
선거 시기에 가능한 노동자 당사자들이 후보로 출마하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마음껏 알리고, 국민적 공감을 얻는 것도 고민해 보자는 말씀도 전했습니다.
공장 안의 환경문제도 심각하다고 합니다.
핸드폰과 텔레비젼의 액정 등을 만드는데 유리 가루가 밀가루처럼 쌓여서 이동하면서 날리게 되어 흡입하게 되는 문제
공기 중으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는데 환경 오염이 어느 정도인지..
그럼에도 출근하면 바로 핸드폰 카메라를 보안상의 이유로 작동 정지를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노동자들의 건강권, 대기 환경에 대한 기업의 무책임한 태도,
산적한 문제들이 많습니다.
저녁을 먹고 대구시당 당사에서 당원들을 만났습니다.
청년당원들이 많이 왔고, 직장을 가진 당원들은 뒤늦게 뒤풀이에 합류했습니다.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졌고, 첫번째로 새로운 대표단의 임기를 지켜줄 것에 대한 요청이 많았습니다. 안정된 당을 원하는 마음이겠지요.
대통령선거와 지방 선거 준비에 대한 질문들이 이어졌고, 저를 포함한 다른 후보들 모두 대선과 지방선거가 별개가 아닌 연결된 하나의 전략을 세워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같았습니다.
당장 선거 준비를 시작해서, 우리 당의 후보들을 찾아내고 지역 현안에 대한 조사를 거쳐 가능한 모든 선거구에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노동당의 정책을 알려내야 합니다. 이것은 곧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물론 대선 시기 변화하는 정세는 감안하되 우리 당의 전략을 당원들과 토론해서 결정하고, 임박해서 바뀌는 상황 등에 따라 충분히 고민해서 방향을 정해야 한다는 정도의 답변을 했습니다.
청년 당원들의 참여가 높기도 했고, 다른 경험을 가진 당 대표에게 여러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중간 중간 잘못된 표현에 대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양성평등'이 아니라 '성평등'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우리 당은 여성주의 정당이다.'\
'보수는 어떻게 페미니즘을 활용하고 있는지 보고 배울 필요가 있다'
'정책에 대한 투자가 더 있어야 하고, 기본소득 같은 좋은 정책이 어떻게 여성이나 소수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지 적극적으로 어필되었으면 한다'
'우리 당의 많은 정책들이 충분히, 깊이 있게 대중들에게 전달되지 못한다'
'여성주의에 대한 고민과 공부를 넘어서 아픔을 느끼고, 공감하고 논쟁에 나서야 한다.
'여성노동자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런 것이 노동당이 고민하는 여성주의가 될 수 있지 않는가'
'반나이주의, 반권위주의, 청소년위원회 등에 대해 좀 더 생각해 주세요'
등등... 여러 이야기와 제안들이 있었습니다.
예리한 당원들은 저의 '여성주의'에 대한 부담감을 공약에서 찾아내고는 너무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렇지요. 억지에 가까운 모습으로 애쓴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충분히 고민하고 의견을 나누고 방법을 찾아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사실 대표단의 평균 연령이나 이력 등을 고려할 때 여성주의와의 만남은 여러 가지로 낯설기도 합니다.
당원들도 그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오히려 편하게 서로의 상태를 드러내고 인정하면서 함께 방법을 찾아 가자는 제안으로 들립니다.
어렵지만 솔직하게 자신들의 생각과 고민을 나눠 준 대구 경북 당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더 자주 만나고, 더 많이 나누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생각으로 답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