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7개월의 경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by 용혜인 posted Jul 12,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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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7개월의 경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안녕하세요, 동대문당협 용혜인입니다. 저는 지난 6월 19일부로 지난 2015년 11월부터 시작한 1년 7개월간의 당직을 그만두었습니다. 뭔가 이런 내용으로 인사와 소회를 전하려 하니 어색한 기분이 드네요.


2010년 노회찬 서울시장 후보 선거운동으로 입당했던 제가 2014년 겨울, 당을 지키겠다는 마음을 먹고 당활동을 시작하고 2년 6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1년 7개월은 중앙당 당직자로 있었네요. 저에게 그 1년 7개월이라는 시간은 참 어렵기도 하고, 많이 배우기도 하고, 어려운 당을 위해 참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 하고 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제가 중앙당 당직을 그만둔 지금도, 참 많은 동지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우리 당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헌신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빌어 함께 일했던 동료로서, 그리고 우리 당의 한 당원으로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다시 전하고 싶습니다. 


현실을 직시하기


제가 1년이 넘도록 중앙당 기획국장으로 일하면서 가장 고민이었던 것은 지금 당장 무언가를 사회에 이야기하고, 우리 당이 성과를 내려면 ‘소위 공중전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점’이었습니다. 당원분들 중에 ‘기자회견 정당이냐’, ‘이슈에 끌려간다.’ 같은 비판적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 뼈아픈 지적입니다. 우리의 한계이자 극복해야 할 지점입니다. 그리고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는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해야 합니다.


제가 중앙당의 당직자로, 기획국장으로 느꼈던 가장 큰 어려움은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으로, 혹은 당과 함께 움직이는 대오가 우리당에는 크게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당적으로 집중하는 오프라인 캠페인은커녕, 온라인에서의 캠페인조차 쉽지 않은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소수의 인원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는, 혹은 성과를 내는 것 처럼 보이는 기자회견이나 온라인 서명운동 같은 공중전 중심으로 기획을 짜게 되더라구요. 이것이 올해 초 우리 당의 기본소득 의제운동을 고민하면서, 최저임금 1만원 운동의 기획을 고민하면서 마주쳤던 벽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가능성은 있다. 


우리 당에는 다양한 운동들을 만들어가고 있는 당원들이 있습니다. 함께 최저임금 1만원 운동과 세월호 투쟁을 하면서 만난 청년들에게 입당을 제안할 때 당당하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던 것이 있습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 사회의 파열음을 만들어내고 있는 운동들 중 많은 운동들이 우리 당의 당원들의 기획과 활동을 통해서 만들어졌다고 말입니다. ‘안녕들하십니까’, ‘가만히 있으라’, 알바노조와 같은 청년운동들부터 영세 자영업자들의 투쟁, 철거민들의 투쟁, 기본소득 운동, 마을 만들기 운동, 협동조합 운동 등 우리 당의 당원들은 많은 운동 속에서 실제로 성과들을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각각의 당원들이 각자의 지역과 활동공간에서 헌신적으로 운동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그 운동의 성과들이 당으로 모이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물론 이것을 각 운동의 주체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그들이 애당심이 없어서’, ‘그들이 자신의 운동들을 당의 성과로 만들기를 고민하지 않아서’ 우리 당이 이렇게 되었다고 하면 마음은 편할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우리는 정말 그렇게 운동의 주체들을, 당원들을 탓하며 정신승리하고 끝내도 괜찮을까요? 혹은 지금 있는 당의 주체들이 다시 한번 ‘열심히 하자’고 결의하면 된다고 또 다시 ‘열심히’만 살면 해결되는 문제일까요?


많은 당원동지들이 아니라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각 당원들이 만들어가는 운동과 그 운동의 성과들이 선거와 당원가입을 통해 우리 당의 성과로 수렴되고, 그렇게 모인 성과들이 다시 새로운 운동을 만들어 당을 확장시켜나가는 구조들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현실에서 그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를 고민하지 않고서는, 안타깝게도 많은 동지들의 헌신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단 한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제가 중앙당 당직을 하는 내내 가지고 있었고, 해결하지 못했던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당대회 준비 과정에서 우리 당이 실제로 사회운동정당으로 기능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조직형태를 짜기 위한 논의들이 되는 것이 무척이나 반갑습니다. 우리 당이 이전 민주노동당 시절에 형성한 자산들, 혹은 ‘노심조’와 함께 했던 시절 가졌던 자산들이 계속 위축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금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는 너무나도 부족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당의 새로운 운동과 성과들을 만들며 계속해서 확장하고 성장하는 방법과 조직형태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 것이 너무나도 반갑습니다. 


‘아이디어 수준에 불과하다’라고 이 고민들을 일축하며 모든 논의를 뒤로 미루고 유예하는 것이 아니라, 이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현실화시킬 수 있을지 주체적 고민들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혹은 이 아이디어가 틀렸다면 다른 방법은 무엇일지 함께, 그리고 스스로 고민하면 좋겠습니다. ‘민주주의’를 이유로 들며 다른 동지들의 입을 막고 고민을 중단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구체적인 안을 가지고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시키면 좋겠습니다. 저는 아직 우리에게 그럴 힘과, 당과 당원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기본소득 운동으로 우리 당의 사회운동을 만들고, 이와 함께하는 대오를 형성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기본소득’이라는 단어가 많은 사람들과 정치세력들의 입에서 이야기되고 있지만, 사회보장형 복지정책이나, 선별적 급여를 ‘기본소득’이라고 이름 붙이며 여전히 이 체제를 유지하려는 시도들뿐인 현실에 맞서 우리 당이 기본소득을 통해 꿈꾸는 사회의 모습을 국민들에게 전하기 위한 방안들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내년에 예정되어 있는 개헌국면에서 우리 당이 어떤 운동들을 만들어야 할지, 어떻게 개입해야할지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후 기본소득 운동을 고민하는 동지들과 논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더 구체적인 안을 당원동지들에게 제안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이런 계획들을 더 잘, 더 효과적으로 우리 당의 자산이 되는 운동으로 만들고, 우리 당이 성장하고 확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서, 이번에 제기되었던 사회운동기구 도입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명개정의 필요성 역시 이런 맥락에서, 우리 당의 당원들의 운동들의 성과가 당으로 수렴될 수 있는, 다양한 운동들을 포괄할 수 있는 당명이 필요하다는 맥락에서 동의합니다. 그리고 이 과정 역시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며, 다가오는 여론조사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물론 이것은 기본소득 운동을 고민하고 있는 저의 입장에서의 주장입니다. 저는 한명 한명의 당원들이 우리 당의 어떤 구조와 방식이 자신의 운동을 효과적으로 당의 자산으로 남길 수 있을지에 대한 입장들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각각의 이런 입장들이, 이런 이야기들이 더 많이 우리 안에서 논의되기를 바랍니다. 모든 논의가 중단되어야 한다가 아니라, 필요한 논의지만 지금은 아니고 언젠간 하자가 아니라, 1m일지라도 우리가 함께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 당의 현실에 대한 분석이, 대안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어떠한 진영논리로서 대화와 토론 자체가 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은 너무나도 답답합니다. 당대회에 다루어질 안건들에 대해 주변 당원들과 이야기하면, ‘너무 지친다’는 이야기들을 참 많이 듣습니다. 부디 우리의 토론이 자신과 의견이 다른 당원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시작되기를, 윽박과 협박이 아닌 우리 당의 당원동지에 대한 애정으로부터 시작되기를, 그리고 구체적인 분석과 대안으로 진행되기를, 논의의 과정을 두려워하지 않기를 바라고, 부탁드립니다. 


2017.07.05.

용혜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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