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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성정치위원회에서는 넥슨 성우교체 사태와 관련한 릴레이 칼럼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 첫 번째 칼럼 -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http://www2.laborparty.kr/bd_member/1695736) ]


두 번째 칼럼의 제목은 '한남과 대화하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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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성정치위릴레이칼럼타이틀-02-01-01.jpg

 넥슨사의 게임인 클로저스의 성우였던 김자연씨는 메갈리아4 티셔츠 후원을 트위터에 인증하다, 메갈을 옹호한다며 인터넷서 큰 반발을 샀다. 당사는 그 다음 날 김자연씨 녹음 데이터를 모두 삭제하고, 계약금을 돌려주며 계약 해지 하였고, 논란이 더 거세졌다. 사람들은 크게 이번 후원에 지지하냐 안 하느냐, 메갈의 페미니즘에 동의하냐 안 하느냐, 페미니즘에 동의하냐 안 하느냐 등으로 나뉘게 되었다. 이에 모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은 실은 페미니즘에 관심도 없으면서 소위 "양성 평등 페미니즘"을 내세우고, 메갈을 극단적인 폭력집단이라며 "페미 나치"라고 지칭했다.


 그들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상대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 김자연씨의 입장문 중 “혐오에는 혐오로 대응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고, 앙갚음이 불러오는 결과에 회의적인 편입니다" 와 같은 문구나 메갈에 대한 비판적 지지와 같은 입장이나 태도에는 무관심했다 [http://blog.naver.com/knknoku/220766463634]. 티셔츠를 사면 그저 메갈을 옹호하는 세력일 뿐이다. 빼박캔트 팩트를 인용하며 "말꼬리 잡기"와 같은 팩트 게임을 펼쳤다. 이에 반대한 페미니스트들은 페미-사이다를 사방에 뿌리거나, 학식이 있는 사람은 메갈의 운동적/철학적 의의를 서술하며 메갈이나 페미니즘을 방어했지만, 그들 고막과 망막에는 미치지도 못했다. 아. 심지어 인문학하고 사회과학하셨던 가방 끈 기신 분들도.


 나는 한번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해보고 싶었다. 무슨 소용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는데 잘 이해하면 말도 걸어볼 수 있지 않을까? 몇 가지 점을 결린 곳을 만져보며 생각해봤다. 우선 그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기에, 거부감이 왠지 들지만 과연 그것이 무엇인지 상당히 모호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반면 메갈의 존재감 거세다. "한남또"와 같은 말이나 미러링과 같은 조롱이나 경멸은 매우 모욕적이고 폭력적으로 느껴진다. 여기에 시위나 댓글 전쟁, 불매 운동과 같은 적극성은 불쾌를 곱한다. 오 게다가 여성우월주의자라니. 물론 그렇게 말하는 배경은 쏙 빼놓고 말이다. 오 여성우월주의 가질만하다. 여튼 이들을 조합해, 자신들을 2차 세계 대전 때 유대인이나, KKK에 살해 당하는 흑인에 위치시킨다.


 다음은 그들이 미러링을 믿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저 한남들을 조롱하고 패기 위한 빌미로 생각한다. 심지어 가벼운 농담도 진심이 담겨있다는 것은 잠시 잊은 채, 미러링은 정의, 자유, 평등과 같은 무척 고순한 가치에 기반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러링의 진심에 대해선 [하지율 - <박가분은 과연 “메갈”을 성공적으로 “반사회적 혐오커뮤니티”로 낙인찍었나?>를 참조하자.) 이는 메갈의 운동 방식에 대한 인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메갈의 운동은 순수하지 않다."고. 그다음으로 한남들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살기 좋은 세대가 20~30대 여성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남성의 삶에 관한 기초연구Ⅱ: 청년층 남성의 성평등 가치 갈등 요인을 중심으로, 2015]. 이는 메갈의 주 연령대와 상당히 겹쳐있다. 양성 평등 이데올로기를 이용해 더 쉽게 취업할 수도, 결혼하면 집안일 하고 놀 수도, 성매매하면 해외여행에 갈 수도, 돈이 없어도 쉽사리 남자를 등쳐먹으면서 연애를 할 수 있는 것들이, 되려 배가 부르다 못해 터져 큰소리 뻥 뻥치고 다닌다는 것이다. 만일 정말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 밑에는 이미 증오심이 지하 3천 미터에서부터 끓어 넘쳐, 무슨 말이든 안 들어갈 것 같다. 음. 이거 생각하느라 내 밥 두 끼 열량은 쓴 것 같은데 굉장히 아깝다.


 메갈누님들이 하듯 한남을 삼일에 한 번씩 패는 대신 대화를 해보려 한다면, 하, 또 똑같고 지겹고 힘든 방식을 써야 한다. 상대의 말에 뭐라 반발하고 싶은 마음을 오이지 짜듯 누르며 인내하는 그 방식. 순서는, 첫째. 우선 양성 평등에 대해 진지한 말을 꺼낼 기세를 보인다면, 맥주캔을 내려두고 정성을 다해 듣는다. 둘째. 가벼운 경기를 일으킬 수 있는 단골소재인 "역차별"과 같은 말을 들을 땐, 잠깐 진정하고 상대의 합리성을 인정하며 말로 재확인시켜준다. 셋째. 소위 김치녀에 대한 분노와 억울함이 내려가고 분위기가 차분해질 땐 넌지시 "만연하지만 당신은 몰랐던 2~30대 여성의 고된 삶"을 힘든 점을 어필하는 것이다. 진도가 조금 더 나가면 메갈에 대해서도 얘기해 볼 수 있겠다. 말을 잘 들어준다고 지는게 아니다. 한 발짝 뒤로 물러 설 수 있는 사람이 정말 강한 사람이다.


 아 그런데 우린 예수가 아니다. 속으로 혼자 라면을 부글부글 끓이면 대화가 잘 될리가 없다. 정말 소중한 남자친구 등등을 구원하겠다는게 아니면야, 듣다가 20분쯤에 우울증이 더 도지겠다. 정신과 마음을 오래오래 지속하려면 사이다를 사방에 뿌려대며 실컷 토해야 한다. ("토한다"에 대해선 [ 전복적 반사경으로서의 메갈리안 논쟁 : 남성 혐오는 가능한가]를 참조.) 어라, 쓰다보니 메갈의 방식으로 다시 돌아가 버렸다. 뭐, 형님들 자지가 움츠러드는 대신 누님들 어깨를 필 수 있다면 기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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